- 모든 세상 사람들은 누군들 불성이 없으며 누군들 신심이 없겠는가. 그러나 성스런 가르침을 만나지 않으면, 위없는 보리심을 일으키지 못하고 길이 고통의 바다에 빠져 머리를 디밀며(허우적거리며) 헛되이 살다가 허망하게 죽으리니 참으로 가련하구나. 따라서 부처님과 조사스님들을 비롯한 성현께서 청하지 않은 벗이 되어 조건없는 자비를 행하시고, 갖가지 방편을 설하셔서 교화하고 조복하시며, 그들로 하여금 청정한 신심을 일으켜 위없는 부처님의 경지인 보리를 성취케 하신다. 불과와 보리가 어찌 다른 일이겠는가. 바로(정) 그사람의 본래 깨친 마음이다.
- 대경(무량수경)에 이르기를 「여래의 대열반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근본 자성自性을 요달해 알아 알아야 한다」 하였다. 만약 사람들이 이 말을 깊이 믿어서 홀연히 돌이켜 보면 곧 자기 마음의 무량묘의와 백천삼매가 본디 스스로 구족되어 한터럭도 어긋나지(류) 않음을 알것이니, 이것이 바로 바른 신심이니라. 삼세 성현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언어가 없는 가운데 언설을 일으켰다는 것은 바로 이를 일컫는 것이다(耳어세고름,=矣, 문장끝에서 진술·필연나타냄)
- 태고(태고보우, 저자)가 남쪽을 다니며 법을 구하던때, 다행이 이 경훈을 만났다. 본토로 돌아와서는 널리 유포시켜 나라와 백성들을 이롭게 하려고(欲) 생각한지 여러해 되었다. 오늘에서야 뛰어난 스승이신 명회와 도암이 있어 큰 서원을 일으켜서 널리 단월의 인연(시주자)을 인도하여(화) 판에 새겨 인쇄하고 베풀게 되었다. 국민들로 하여금(비) 한번이라도 보고 들어 모두 수승한 인연에 맺어지게 하고, 필경에 함께 무상정각에 이루게 될것이니 이것이 이 경훈의 대의일 것이다(歟, 추측)
무오년 정월초 길일吉日, 삼한국존 소설산 이웅존자가 삼가 서문을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