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식참주서신 慈雲式懺主書紳
준식 참주가 띠에 쓴 경계의 글
지백아,
너는 매일 해야할 것을 알아서,
선을 해하는 법은 마땅히 멀리하고,
악을 줄이는 길을 더욱 해야한다.
입으로는 스스로 자랑하지말고,
마음으로 스스로 속이지 말며,
안으로 좀먹는 마음 품지 말고
밖으로 거동을 뽐내지 말지어다.
남들에게 칭찬받으려 자기의 사사로움을 축적한다면,
의로움을 죽이는 시작이요 재앙에 빠지는 바탕이니라.
스스로 그러한 덕을 믿으면, 반드시 다른 시기가 있고,
스스로 그러한 영달을 뽐내면 반드시 다른 허물이 있다.
권속들이 빼곡한 수풀처럼 많다해도 너는 마땅히 그것을 멀리하고,
이익추구가 털오라기 같이 적다해도 너는 마땅히 그것을 두려워할지니,
가려가면서 생각하라.
악을 징벌하는 것 이외에 어떻게하면 옳다고 할까.
맑은 향 한 자루 사르고, 붉은 연꽃 몇 가지 올려
입으로는 독송을 그치지 말며, 뜻으로는 다른 생각하지 말라.
참선에 머무르며 존상 앞에 예를 올리되 그 법도를 어그러뜨리지 말고,
가사입은 뜻을 헤아려 음식을 절제하되 그 의지를 바꾸지 말지어다.
세간의 문장들을 지을 때는 부처님처럼 그것을 경계하고,
남의 장단점을 말할 때는 법답게 신중해야 한다.
비록 손님이나 도반을 대하더라도 입으로는 많은 말을 하지말고,
번번히 시간이 지났다고 놀라지 말며, 앉아서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파초같이 텅빈 몸뚱이 그대와 오래할 기약도 없고,
극락세계 연화대야말로 그대가 진정 돌아갈 곳이니,
밤이 낮이 되도록 부지런히 힘써 수행할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