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류 중생
능엄경 3-1. 십이류생(十二類生)이 생김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저희가 우둔하여 다문(多聞)만 좋아하고 모든 누(漏)에서 벗어나기를 구하지 아니 하였삽더니, 부처님의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사와 옳게 훈수(熏修)함을 얻삽고 신심(身心)이 쾌연하여 대요익(大饒益)을 얻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삼마지를 수증(修證)할 적에 열반에 이르기 전에 어떤 것을 건혜지(乾慧地). 사십사심(四十四心)이라 하오며, 어느 점차로 이르러서야 수행하는 명목을 얻으며, 어느 방소에 나아가야 지(地) 가운데에 들어간다 하오며, 어떤 데를 등각보살(等覺菩薩)이라 하나이까?”
이렇게 말하고 오체를 땅에 던지고 대중이 일심으로 부처님의 자비의 음성을 기다리면서 눈을 바로 뜨고 우러러 보았다.
이때에 세존께서 아난을 찬탄하였다.
“선재 선재라. 너희들이 이 대중들과 말세의 중생들로서 삼마지를 닦아 대승을 구하려는 이를 위하여, 범부로부터 대열반에 이르는 동안의 위없는 바른 수행의 길을 미리 보여주려 하니, 자세히 들으라. 너에게 말하리라.”
아난과 대중이 합장하여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잠자코 말씀을 듣잡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였다.
『아난아, 미묘한 성품이 원명하여 모든 명(名)과 상(相)을 여의어서 본래부터 세계와 중생이 없지마는, 망(妄)을 인하여 생(生)이 있고, 생(生)을 인하여 멸(滅)이 있거든 생멸함을 망(妄)이라 하고, 망(妄)이 멸하면 진(眞)이라 하나니 이것을 일컬어 여래의 무상(無上)한 보리(菩提)와 대열반란 두 가지에 의지해서 굴린다고 부르느니라.
아난아, 네가 참된 삼마지를 닦아 여래의 대열반에 바로 나아가려 하거든, 먼저 이 중생과 세계의 두 가지 전도(顚倒)한 인을 알아야 하나니, 전도가 생기지 않으면 이것이 곧 여래의 참된 삼마지니라.
아난아, 어떤 것을 중생전도(衆生顚倒)라 하느냐? 아난아, 성품이 밝은 마음의 본성이 명원(明圓)한 연고로 명(明)을 인하여 성(性)을 발하고, 성(性)에서 망견(妄見)이 생기었나니 필경 무(無)한데서 구경 유(有)를 이루었느니라.
이 유(有)와 소유(所有)가 인(因)도 소인(所因)도 아니어서 주(住)와 소주(所住)의 상(相)이 요연히 근본이 없거든, 이 무주(無住)를 근본삼아 세계와 중생을 건립하였느니라. 본래의 원명(圓明)을 미(迷)하여 허망(虛妄)이 생기었으니, 망성(妄性)은 체(體)가 없어서 소의(所依)가 있는 것 아니니라. 장차 진(眞)에 반복하려하면, 진(眞)하고자 함이 이미 진정한 진여성이 아닌데, 진이 아닌데서 반복하기를 구한다면, 완연히 비상(非相)을 이루게 되어, 비(非)한 생(生)과 비(非)한 주(住)와 비(非)한 심(心)과 비(非)한 법(法)이 전전(展轉)히 발생하고, 생하는 힘이 발명하고는, 훈습하여 업을 이루게 되고, 같은 업으로 서로 감하게 되며, 감업(感業)이 있으므로 인하여 서로 멸하고 서로 생하나니, 이러하므로 중생의 전도(顚倒)가 있느니라.
아난아, 어떤 것을 세계전도(世界顚倒)라 하느냐. 이 유(有)와 소유(所有)로 분단(分段)이 허망하게 생기나니, 이로 인하여 계(界, 공간)가 성립되고, 인(因)도 소인(所因)도 아닌 것이 주(住)와 소주(所住)가 없어서 천류(遷流)하여 머물지 아니할세, 이로 인하여 세(世, 시간)가 성립되나니, 삼세(三世)와 사방(四方)이 화합하여 서로 교섭하므로 변화하는 중생이 십이류(十二種類)를 이루느니라.
그러므로 세계가 동(動)함을 인하여 성(聲)이 있고, 성을 인하여 색(色)이 있고, 색을 인하여 향(香)이 있고, 향을 인하여 촉(觸)이 있고, 촉을 인하여 미(味)가 있고, 미를 인하여 법(法)을 아나니, 여섯 가지 어지러운 망상(妄想)이 업의 성품을 이루는 탓으로 12가지 구분이 이를 인하여 윤전(輪轉)하며, 이러하므로 세간의 성(聲). 향(香). 미(味). 촉(觸)이 12가지로 변화를 궁극에 다하기까지 한 돌아 반복함이 되느니라.
이 윤전(輪轉)하는 전도상(顚倒相)을 승(乘)하므로 세계의 난생(卵生). 태생(胎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유색(有色). 무색(無色). 유상(有想). 무상(無想). 비유색(非有色). 비무색(非無色). 비유상(非有想). 비무상(非無想)이 있느니라.
아난아, 세계에서 허망하게 윤회하는 동전도(動顚倒)를 인하므로, 기(氣)와 화합하여 8만4천가지 비(飛). 침(沈)하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난생갈라람(卵生邏濫)이 국토에 유전하여 어(魚). 조(鳥). 귀(龜). 사(蛇)의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잡염(雜染)으로 윤회하는 욕전도(欲顚倒)를 인하므로, 자(滋)와 화합하여 8만4천가지 횡(橫). 수(竪)의 어지러운 형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태생(胎生) 알포담(蒲曇)이 국토에 유전하여 인(人). 축(畜). 용(龍). 선(仙)의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집착으로 윤회하는 취전도(趣顚倒)를 인하므로, 연(軟)과 화합하여 8만4천가지 번복(飜覆)하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습상폐시(濕相蔽尸)가 국토에 유전하여 함준(含蠢). 연동(堧動)의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변역(變易)하여 윤회하는 가전도(假顚倒)를 인하므로, 촉(觸)과 화합하여 8만4천가지 신(新). 고(故)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화상갈남(化相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전태(轉). 비행(飛行)하는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
세계에서 유애(留碍)로 윤회하는 장전도(障顚倒)를 인하므로, 저(著)와 화합하여 8만4천가지 정요(精曜)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유색갈남(有色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휴(休). 구(咎). 정명(精明)의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소산(銷散)하여 윤회하는 혹전도(惑顚倒)를 인하므로, 암(暗)과 화합하여 8만4천가지 음은(陰隱)의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무색갈남(無色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공산(空散). 소침(銷沈)하는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망상(罔象)으로 윤회하는 영전도(影顚倒)를 인하므로 억(憶)과 화합하여 8만4천가지 잠결(潛結)하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유상갈남(有想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신(神). 귀(鬼). 정령(精靈)의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우둔하게 윤회하는 치전도(癡顚倒)를 인하므로, 완(頑)과 화합하여 8만4천가지 고고(枯槁)한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무상갈남(無想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정신이 화(化)하여 토(土). 목(木). 금(金). 석(石)이 되는 종류들이 충색하느니라.
세계에서 상대(相待)하여 윤회하는 위전도(僞顚倒)를 인하므로, 염(染)과 화합하여 8만4천가지 인의(因依)하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비유색(非有色) 성색(成色) 갈남(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수모(水母)들이 새우로 눈을 삼는 종류들이 충새하느니라.
세계에서 상인(相引)하여 윤회하는 성전도(性顚倒)를 인하므로, 주(呪)와 화합하여 8만4천가지 호소(呼召)하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비무색(非無色) 무색(無色) 갈남(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주저(呪詛). 염생(厭生)의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합망(合妄)하여 윤회하는 망전도(罔顚倒)를 인하므로, 이(異)와 화합하여 8만4천가지 회호(廻互)하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비유색(非有想) 성상(成想) 갈남(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포노(蒲盧) 등의 이질(異質)이 서로 이루는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세계에서 원해(怨害)로 윤회하는 살전도(殺顚倒)를 인하므로, 괴(怪)와 화합하여 8만4천가지 부모(父母)를 잡아먹는 어지러운 생각을 이루나니, 그러므로 비무상(非無想) 무상(無想) 갈남(南)이 국토에 유전하여, 토효(土梟) 등은 토괴(土塊)를 부(附)하여 새끼를 삼고 파경조(破鏡鳥)는 독수(毒樹)의 열매를 포(抱)하여 새끼를 삼는데, 새끼가 성장하면 부모를 잡아먹는 종류들이 충새(充塞)하느니라.
이것을 중생의 12종류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