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 4. 사니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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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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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니사경(闍尼沙經)20) 제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제(那提)21)의 건치주처(揵稚住處)22)에 유행하시면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존자(尊者) 아난은 고요한 방에 앉아 잠자코 생각했다.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다. 여래께서는 사람에게 기별(記別)23)을 주어 이익되게 한 일이 많으시다. 저 가가라(伽伽羅) 대신이 목숨을 마쳤을 때 여래께서는 그에게 기별하셨다.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 5하결(下結)을 끊고 곧 천상에서 멸도하여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가릉가(迦陵伽), 세 번째로는 비가타(毗伽陀), 네 번째로는 가리수(伽利輸), 다섯 번째로는 차루(遮樓), 여섯 번째로는 바야루(婆耶樓), 일곱 번째로는 바두루(婆頭樓), 여덟 번째로는 수파두(藪婆頭), 아홉 번째로는 타리사누(他梨舍㝹), 열 번째로는 수달리사누(藪達梨舍㝹), 열한 번째로는 야수(耶輸), 열두 번째로는 야수다루(耶輸多樓), 이 모든 대신들이 목숨을 마쳤을 때 부처님께서는 또한 그들에게 기별하셨다.
〈5하결을 끊고 곧 천상에서 멸도를 취하여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5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마쳤을 때에도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기별하셨다.
〈3결을 끊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적어져 사다함(斯陀含)을 얻고는 이 세상에 한 번 돌아와 곧 고제(苦際)를 모두 없앨 것이다.〉
또 50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마쳤을 때에도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기별하셨다.
〈3결을 끊고 수다원을 얻어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일곱 번 오고 간 뒤에는 반드시 괴로움의 끝을 모두 없앨 것이다.〉
또 부처님의 제자가 여러 곳에서 목숨을 마쳤을 때에도 부처님께서는 그들 모두에게 기별하셨다.
〈누구는 어디에 태어나고 누구는 어디에 태어날 것이다.〉
앙가국(鴦伽國)ㆍ마갈국(摩竭國)ㆍ가시국(迦尸國)ㆍ거살라국(居薩羅國)ㆍ발지국(拔祇國)ㆍ말라국(末羅國)ㆍ지제국(支提國)ㆍ발사국(拔沙國)ㆍ거루국(居樓國)ㆍ반사라국(般闍羅國)ㆍ파루파국(頗漯波國)24)ㆍ아반제국(阿般提國)ㆍ바차국(婆蹉國)ㆍ소라바국(蘇羅婆國)25)ㆍ건타라국(乾陀羅國)ㆍ검병사국(劍洴沙國) 이상 16대국에서 목숨을 마치는 자 있으면 부처님께서는 그들 모두에게도 기별하셨다. 그런데 마갈국 사람들은 모두 왕족으로서 왕이 친근히 하고 신임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목숨을 마쳤을 때 부처님께서 그들에게는 기별하지 않으셨다.’
아난은 고요한 방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아까 고요한 방에서 묵묵히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별한 일이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에게 기별을 주어 매우 이익되게 하신다. 16대국에서 목숨을 마치는 자 있으면 부처님께서는 그들 모두에게 기별하셨다. 그런데 오직 마갈국 사람은 왕이 친근히 하고 신임하던 이들만, 목숨을 마쳤을 때 유독 기별을 주지 않았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들에게도 기별하여 주십시오.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들에게도 기별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들 모두를 이익되게 하시고 천상과 인간이 모두 안락을 얻게 해주십시오. 또 부처님께서는 마갈국에서 도를 얻었으면서도 그 나라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에는 그들에게만은 기별을 주시지 않으십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마땅히 기별하여 주십시오. 원컨대 세존이시여, 마땅히 기별하여 주십시오. 또 마갈국의 병사왕(缾沙王)26)은 우바새가 되어 부처님을 독실하게 믿고 많은 공양을 베풀다가 목숨을 마쳤습니다. 이 왕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3보를 믿고 이해하며 공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래께서는 기별하여 주시지 않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마땅히 기별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중생을 이익되게 하시고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해주십시오.”
아난은 마갈국 사람을 위하여 세존께 권하고 청한 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떠났다.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나가성(那伽城)27)으로 들어가 걸식을 마친 후 큰 숲[大林]에 이르러 어떤 나무 밑에 앉아, 마갈국 사람들이 목숨을 마친 뒤 태어난 곳을 깊이 생각하셨다. 그때 부처님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한 귀신이 있었는데 스스로 제 이름을 부르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는 사니사(闍尼沙)28)입니다. 저는 사니사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일로 인하여 자신의 이름을 사니사사니사(闍尼沙)는 진(秦)나라 말로는 승결사(勝結使)라고 한다.라고 부르느냐? 너는 무슨 법으로 인하여 스스로 묘한 말로써 ‘도의 자취를 보았다’고 일컫느냐?”
사니사가 말했다.
“다른 까닭이 아닙니다. 저는 원래 사람의 왕으로서 여래의 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어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다가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러므로 비사문(毗沙門)천왕의 태자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법을 밝게 비추어 수다원을 얻어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았고 7생 동안 항상 사니사라고 불려왔습니다.”
세존께서는 큰 숲에서 머무실 만큼 머무시다가 나다촌(那陀村)의 건치처(揵稚處)로 나아가 자리에 앉아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아난을 불러 오라 하더라고 전하라.”
“예.”
그는 곧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어 아난을 불렀다.
잠시 후 아난이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여래를 뵈니 얼굴빛은 보통 때보다 좋으시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합니다. 무슨 생각에 머물러 계시기에 얼굴빛이 그러합니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까 마갈국 사람 문제로 나를 찾아와 기별해 줄 것을 청하고 갔다. 나는 그때 곧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나라성(那羅城)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친 뒤 저 큰 숲속으로 나아가 어떤 나무 밑에 앉아서 마갈국 사람이 목숨을 마친 뒤 태어난 곳을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내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떤 귀신이 자기 이름을 불러대면서 나에게 말했다.
‘저는 사니사입니다. 저는 사니사입니다.’
아난아, 너는 저 사니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그 이름을 들으니 너무도 두려워 소름이 끼치고 털이 곤두섭니다. 세존이시여, 그 귀신은 반드시 큰 위덕이 있기 때문에 이름을 사니사라고 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그에게 물었다.
‘너는 무슨 법으로 인하여 스스로 묘한 말로써 〈도의 자취를 보았다〉고 말하느냐?’
그랬더니 사니사가 대답했다.
‘저는 다른 곳에서 다른 법(法)을 따른 것이 아닙니다. 저는 옛날에 사람의 왕으로서 세존의 제자가 되었고 돈독한 신심으로 우바새가 되어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하였습니다. 그 후 목숨을 마친 뒤 비사문천왕의 아들이 되었고 수다원을 얻어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이 세상에 일곱 번을 오고 간 뒤에 괴로움의 끝을 다하여 7생 동안을 사니사라고 이름했습니다. 언젠가 세존께서는 큰 숲 속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셨습니다. 저는 그때 천 개의 바퀴살이 있는 보배 수레를 타고 조그만 일로 비루륵(毗樓勒)천왕에게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멀리 어떤 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 세존을 뵈었는데, 얼굴 모양은 단정하고 모든 감관[根]은 고요해 마치 깊은 못이 맑고 고요하며 투명한 것과 같았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부처님께 가서 마갈국 사람으로서 목숨을 마친 자들이 어느 곳에 태어났는가를 물어 보리라.〉
또 언젠가 비사문천왕은 대중 가운데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생의 지난 일들을
우리들은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네.
이제 우연히 세존을 만나
목숨이 더욱 늘어나게 되었네.
또 언젠가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은 조그만 일로 한 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때 사천왕은 각각 제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제두뢰타(提頭賴吒)29)는 동방에 앉아 서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비루륵차천(毗樓勒叉天)30)은 남방에 앉아 북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비루박차천(毘樓博叉天)은 서방에 앉아 동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비사문천왕은 북방에 앉아 남쪽을 향하고 제석은 그 앞에 있었습니다. 그때 4천왕이 모두 먼저 앉은 뒤에 저도 앉았습니다. 또 다른 여러 대신천(大神天)이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전에 부처님께 나아가 범행을 깨끗이 닦은 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에 태어나 모든 하늘을 불어나게 하고 하늘의 5복을 받았으니, 첫 번째는 하늘의 수명이며, 두 번째는 하늘의 몸이며, 세 번째는 하늘의 이름이고, 네 번째는 하늘의 즐거움이며, 다섯 번째는 하늘의 위덕이었습니다. 도리천의 모든 하늘은 기뻐 뛰면서 말했습니다.
〈모든 하늘 무리는 더욱 불어나고 아수륜의 무리는 점점 줄어드는구나.〉
그때 석제환인은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이 기뻐하는 마음을 알고 곧 게송을 지어 말했습니다.’”
도리천의 모든 하늘신들은
제석과 서로 즐거워하면서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31)
여래께 예경(禮敬)한다네.
모든 하늘이 누리는 복
수(壽)ㆍ색(色)ㆍ명(名)ㆍ낙(樂)ㆍ위(威)라네.
부처님 앞에서 범행을 닦아서
이곳에 와 태어났다네.
또 모든 하늘신들
그 광명과 빛깔 매우 높아라.
지혜로운 부처님의 제자들
여기 태어나 수승하구나.
도리천과 석제환인[因提]은
자신들의 즐거움 깊이 생각하면서
가장 훌륭한 법왕이신32)
여래께 예경한다네.
“사니사 신은 다시 말했다.
‘도리천의 모든 천신들이 이 법당에 모인 까닭은, 같이 의논하고 생각하고 관찰하고 헤아려 어떤 지시[敎令]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 후에 4천왕에게 명령했습니다. 4천왕은 분부를 받고 각각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들이 앉은 지 오래지 않아 매우 이상한 광명이 사방을 비추었습니다. 그때 도리천 천신들은 이 기이한 광명을 보고 모두 크게 놀랐습니다.
지금 저 빛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장차 무슨 괴변이 있으려는 것인가?>
위덕이 있는 다른 대신천(大神天)들도 또한 놀라고 두려워했습니다.
〈지금 저 빛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장차 무슨 괴변이 있으려는 것인가?〉
그때 대범왕(大梵王)은 곧 동자(童子)로 변화해서 머리에는 5각(角) 상투를 틀고 대중 위의 허공에 서 있었습니다. 얼굴 모양은 단정하여 대중들보다 뛰어났고 몸은 자금색으로 모든 하늘신들의 광명을 덮어 버렸습니다. 그때 도리천은 일어나 맞이하지도 않고 또한 공경하지도 않고 앉기를 청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자 범천 동자[梵童子]는 마음에 드는 자리에 가 앉았고 앉아서는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찰리수요두종(刹利水澆頭種)33)이 왕위에 올랐을 때 기뻐 날뛰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는 앉은 지 오래지 않아 다시 스스로의 몸을 동자의 모습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머리에는 5각의 상투를 틀고 대중 위의 허공에 앉았는데 그것은 마치 역사(力士)가 편안한 자리에 앉은 듯 굳건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게송을 지어 말했습니다.
다루어 항복받는 위없이 높은 이
세상 사람들 밝은 세상에 태어나게 가르쳤네.
큰 밝음으로 밝은 법을 연설하시고
깨끗한 그 범행은 짝할 이 없어
맑고 깨끗한 중생으로 하여금
맑고 묘한 하늘에 나게 하셨네.
범천 동자는 이 게송을 마치고 도리천 신들에게 말했습니다.
〈그의 음성은 다섯 가지 청정함이 있기 때문에 범성(梵聲)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 그 소리가 바르고 곧은 것이며, 둘째 그 소리가 부드럽고 고상한 것이며, 셋째 그 소리가 맑고 트인 것이며, 넷째 그 소리가 깊고 그윽한 것이며, 다섯째 그 소리가 두루 퍼져 멀리 들리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두루 갖추었으므로 범음(梵音)이라고 한다. 이제 나는 다시 설명할 것이니 너희들은 잘 들어라. 여래의 제자인 마갈의 우바새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 아나함(阿那含)을 얻은 자도 있고 사다함(斯陀含)을 얻은 자도 있으며, 수다원을 얻은 자도 있고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태어난 자도 있으며, 화자재천(化自在天)ㆍ도솔천(兜率天)ㆍ염천(焰天)ㆍ도리천ㆍ사천왕에 태어난 자도 있다. 또 찰리ㆍ바라문ㆍ거사대가(居士大家)에 태어나서 5욕을 마음대로 즐기는 자도 있다.〉
범천 동자가 게송으로 말했습니다.
마갈의 우바새로서
목숨을 마친 모든 사람들
8만 4천 명은
모두 도를 얻었다고 나는 들었네.
수다원을 성취하여
다시는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함께 평탄하고 바른 길 걸어
도를 얻어 다 구제되었네.
이들 모든 중생의 무리
그들은 공덕으로 부지(扶持)되나니
지혜로써 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아 거짓을 끊었네.
저 모든 하늘 무리에게
범천 동자는 이와 같이 기별하여
수다원을 얻었다고 말을 하자
모든 하늘신들 기뻐하였네.
비사문왕은 이 게송을 듣고 기뻐하면서 말했습니다.
〈세존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진실한 법을 연설하시니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여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나는 본래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이러한 법을 연설하시고, 미래에도 다시 이러한 법을 설하실 부처님께서 계셔서 이런 법을 연설하시고 도리천 모든 하늘신들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일으키게 하리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러자 범천 동자가 비사문왕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왜 그런 말을 하느냐?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이와 같은 법을 말씀하심은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특별하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말이다. 여래께서는 다만 방편의 힘으로써 선(善)과 불선(不善)을 말씀하셔서 두루 갖추어 설법하여도 얻은 것이 없지만, 공(空)하고 깨끗한 법을 연설하셔서는 얻은 것이 있다. 이 법은 미묘하여 마치 제호(醍醐)34)와 같다.〉
범천 동자는 또 도리천 신에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나는 다시 너희들을 위하여 설명하겠다. 여래ㆍ지진(至眞)께서는 4념처(念處)에 대해서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설명하신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내신(內身)을 관찰하되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오로지하여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애고, 외신(外身)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오로지하여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수(受)ㆍ의(意)ㆍ법(法)에 대한 관찰도 그와 같이 부지런히 힘써 게으르지 않고 오로지하여 잊지 않아 세상의 탐욕과 걱정을 없앤다. 내신에 대한 관찰을 마친 뒤에는 타신지(他身智)를 내고, 안으로 수(受)를 관찰한 뒤에는 타수지(他受智)를 내고, 안으로 뜻[意]을 관찰한 뒤에는 타의지(他意智)를 내고, 안으로 법(法)을 관찰한 뒤에는 타생지(他生智)를 낸다. 이것이 여래께서 능숙하게 잘 분별해 말씀하신 4념처이다. 또한 모든 하늘신들이여, 그대들은 잘 들어라. 여래께서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설하신 7정구(定具:八正道 중 앞의 七支)에 대하여 내가 다시 설명하겠다. 어떤 것을 일곱 가지라고 하는가?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뜻[正志]ㆍ바른 말[正語]ㆍ바른 행동[正業]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생각[正念]이다. 이것이 여래께서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말씀하신 7정구이다. 모든 하늘신들이여, 또 여래께서는 4신족(神足)에 대하여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말씀하신다. 어떤 것을 네 가지라고 하는가? 첫 번째 욕정멸행에 대하여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欲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고, 두 번째는 정진정멸행에 대하여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精進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며, 세 번째는 의정멸행에 대하여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意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고, 네 번째는 사유정멸행에 대하여 성취하여 수습한 신족[思惟定滅行成就修習神足]이다. 이것이 여래께서 능숙하게 잘 분별하여 말씀하신 4신족이다.〉
또 모든 하늘신들에게 말했습니다.
〈과거의 모든 사문 바라문들이 무수한 방편으로 나타낸 한량없는 신족(神足)도 모두 4신족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오는 사문 바라문들이 무수한 방편으로 나타낼 한량없는 신족도 모두 이 4신족으로 말미암아 생겨날 것이다. 지금 현재의 사문 바라문들이 무수한 방편으로써 나타내는 한량없는 신족 또한 모두 이 4신족으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것이다.〉
그때 범천 동자는 곧 스스로 33신(身)의 모양으로 변화하여 삼십삼천(三十三天)과 똑같은 모습으로 똑같은 자리에 앉아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지금 나의 신변력(神變力)을 보았는가?〉
〈예, 이미 보았습니다.〉
범천 동자가 말했습니다.
〈나도 또한 4신족을 닦았기 때문에 이렇게 무수히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때 삼십삼천은 각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범천 동자는 혼자 우리 자리에 앉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런데 저 범천 동자의 한 화신(化身)이 말하면 다른 화신도 말하고, 한 화신이 침묵하면 다른 화신도 침묵하는구나.〉
그 범천 동자는 신족을 도로 거두고 제석의 자리에 앉아 도리천 신들에게 말했습니다.
〈내 이제 마땅히 설명할 것이니 너희들은 잘 들어라. 여래ㆍ지진(至眞)께서는 스스로 자기의 힘으로써 세 가지 지름길을 열어 스스로 정각(正覺)을 성취하셨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고 하는가? 혹 어떤 중생이 탐욕을 친근히 하고 착하지 않은 행을 익혔다고 하자. 그 사람이 뒤에 선지식(善知識)을 가까이 하여 진리에 대한 말씀을 듣고 법마다 성취하게 되면 욕심을 떠나고 착하지 않은 행을 버려 환희의 마음을 얻고 편안하고 즐거워하며 또 그 즐거움 속에서 다시 큰 기쁨을 얻게 된다. 마치 사람이 거친 음식을 버리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어 충족하고 나면 다시 더 맛있는 것을 구하는 것처럼, 행자(行者)도 그와 같아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환희의 즐거움을 얻고 또 그 즐거움 속에서 더 큰 기쁨을 일으킨다. 이것을 여래께서 스스로 자기의 힘으로써 첫 번째 지름길을 열어 최정각(最正覺)을 이루신 것이라고 한다.〉
또 어떤 중생이 성내는 마음이 많아 몸과 입과 뜻으로 악한 업(業)을 버리지 못하였다고 하자. 그 사람이 뒤에 선지식을 만나 진리의 말씀을 듣고 법마다 성취하게 되면 몸으로 짓는 악한 행동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한 행동을 떠나 환희의 마음을 일으키고 편안하고 즐거워지며 또 그 즐거움 속에서 더 큰 기쁨을 일으키게 된다. 마치 사람이 거친 음식을 버리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어 충족하고 나면 다시 더 맛있는 것을 구하는 것처럼, 행자도 그와 같아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환희의 즐거움을 얻고 또 그 즐거움 속에서 더 큰 기쁨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을 여래께서 두 번째 지름길을 여신 것이라고 한다.
또 어떤 중생이 어리석고 어둡고 지혜가 없어 선과 악을 모르고 괴로움과 그 원인과 괴로움의 다함과 거기로 나아가는 길을 실답게 알지 못한다고 하자. 그 사람이 뒤에 선지식을 만나 진리의 말씀을 듣고 법마다 성취하게 되면 착하고 착하지 않은 것을 알고 능히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멸함과 괴로움을 벗어나는 길을 사실 그대로 알며 착하지 않은 행실을 버려 환희의 마음을 내고 편안하고 즐거워지며 또 그 즐거움 속에서 다시 큰 기쁨을 일으키게 된다. 마치 사람이 거친 음식을 버리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어 충족하고 나면 다시 더 맛있는 것을 구하는 것처럼, 행자도 그와 같아서 착하지 않은 법을 떠나 환희의 즐거움을 얻고 또 그 즐거움 속에서 더 큰 기쁨을 일으키게 된다. 이것을 여래께서 세 번째 지름길을 여신 것이라고 한다.
범천 동자는 도리천에서 이 바른 법을 연설하였고, 또 비사문천왕은 다시 권속을 위해 이 바른 법을 설명했습니다.’
사니사(闍尼沙) 신은 다시 부처 앞에서 이 바른 법을 설명하고, 부처님께서는 다시 아난을 위해 이 바른 법을 설명하고, 아난은 다시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위해 이 바른 법을 설명했다.”
아난은 부처님의 이와 같은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했다.
● 주석
1 이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宋) 시대 시호(施護) 등이 한역한 『불설대견고바라문연기경(佛說大堅固婆羅門緣起經)』이 있다.
2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이 부분이 ‘집악천반차익자(執樂天般遮翼子)’로 되어 있으나 팔리본에는 Pacasikho Gandhabba-putto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보아 ‘악신(樂神)인 건달바의 아들 반차익’이란 뜻이다.
3 지국천(持國天)이라 한역한다.
4 증장천(增長天)이라 한역한다.
5 광목천(廣目天)이라 한역한다.
6 다문천(多聞天)이라 한역한다.
7 아수륜(阿須倫, asura)은 아수라(阿修羅)라고도 하며 비천(非天)이라 한역한다.
8 석제환인(釋帝桓因)을 말한다.
9 두오각계(頭五角髻)는 팔리어로 Pacasikha이다. 앞에서는 반차익(般遮翼)이라고 썼다.
10 찰리(刹利) 계급으로서 왕위 계승을 위해 관정의식을 치른 왕족을 말한다.
11 이역경인 『대견고바라문연기경(大堅固婆羅門緣起經)』에서는 역주(域主)로 되어 있다.
12 『대견고바라문연기경』에서는 여노(黎努)로 되어 있다.
13 『대견고바라문연기경』에서는 견고(堅固)로 되어 있다.
14 『대견고바라문연기경』에서는 호명(護明)으로 되어 있다.
15 존(尊, bhoto)이란 태자(太子)를 대하여 사용하는 존칭이다.
16 고려대장경에는 대신(大神)으로 되어 있고 송ㆍ원ㆍ명 3본에는 화신(火神)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화신(火神)을 취했다.
17 세 가지 법의(法衣)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수행자들이 입는 옷으로서 승가리(僧伽梨)ㆍ울다라승(鬱多羅僧)ㆍ안타회(安陀會)를 말한다.
18 5하분결(下分結)이라고도 하며 욕탐결(欲貪結)ㆍ진에결(瞋恚結)ㆍ유신견결(有身見結)ㆍ계금취견결(戒禁取見結)ㆍ의결(疑結)을 말한다.
19 5하분결 중 신견(身見)ㆍ계금취(戒禁取)ㆍ의(疑)의 세 가지를 말한다.
20 이 경의 이역본(異譯本)으로는 송(宋)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인선경(佛說人仙經)』이 있다.
21 팔리어로는 Ndika이며, 마을 이름으로 아래 문장에는 나가(那伽)ㆍ나라(那羅)로 표기되어 있다.
22 팔리본에 Gijakvasathe라고 하여 구운 벽돌로 만든 집’으로 되어 있다.
23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후에 어디에 다시 태어날 것인가와 나아가 성불하는 상황 등을 미리 예언해서 하시는 말씀이다.
24 팔리본에는 Assaka로 되어 있고 송ㆍ원ㆍ명 3본에는 아습파(阿濕波)로 되어 있다.
25 팔리본에는 Srasena로 되어 있고, 성본(聖本)에는 소라사국(蘇羅娑國)으로 되어 있다.
26 팔리어로는 Bimbisra이며, 병사(洴沙)ㆍ빈바사라(頻婆娑羅)라고도 쓰며 의역하여 영승(影勝)ㆍ안색단정(顔色端正)이라고도 한다.
27 앞에서는 나제성(那提城)이라고 하였다.
28 팔리어로는 Janavasabha이며, 귀신의 이름으로 인선(人仙)ㆍ승위(勝威)ㆍ최승존(最勝尊)이라 한역한다.
29 앞의 『전존경』에서는 제제뢰타(提帝賴吒)라고 하였다.
30 앞의 『전존경』에서는 비루륵천(毗樓勒天)이라 하였고, 송ㆍ원ㆍ명 3본에도 ‘비루륵천’으로 되어 있다.
31 고려대장경에는 이 구절이 ‘최상법중법(最上法中法)’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의 『전존경』에도 똑같은 게송이 나오는데, ‘최상법중왕(最上法中王)’으로 되어 있고, 송ㆍ원ㆍ명 3본에도 역시 ‘최상법중왕(最上法中王)’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법왕이신’으로 번역하였다.
32 고려대장경에는 ‘최상법중법(最上法中法)’으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최상법중왕(‘最上法中王)’으로 수정하여 번역한다.
33 왕위 계승을 위해 관정의식을 치룬 왕족을 말한다.
34 5미(味) 중 최상의 맛이다. 5미는 우유(牛乳, khīra)ㆍ낙(酪, dadhi)ㆍ생소(生酥, takha)ㆍ숙소(熟酥, navanīta)ㆍ제호(醍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