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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흰소-001.jpg



소젖을 먹고 자란 한 여자가
소가죽으로 만든 구두를 신고
소가죽으로 만든 지갑에서 꺼낸 돈으로
소의 붉은 시체를 사가지고 와
소사진이 걸린 거실에서
딸과 아들과 남편과 어머니와
피가 좀 있어야 부드럽다고
야멸차게 씹어 먹고 있다
소는 배가 고파도 남의 살을 먹지 않는다
소는 목에 달아준 방울을 가끔 흔들어
깊은 암자 풍경소리를 주인과 같이 듣는다
소는 채식주의자라 진짜사람처럼 착하다
소는 벚꽃이 흐드러져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소는 먼산을 바라보며 산을 닮다가
마침내 죽어 둥둥둥 먹지 안는 삶을 살기도 한다
칼슘을 걱정하며 소젖을 먹으면서
근육을 생각하며 소시체를 먹으면서
인간들은 너무도 똑똑해서
소의 웃음은 한 점도 먹을 줄 모른다.


- 인간과 문학 2015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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