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08. 이참정 한로가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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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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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라마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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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 TXT |
08 答 李 參 政 漢老의 問書
[但且仍舊 莫作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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邴이 近扣籌室하사와 伏蒙激發蒙滯하야 忽有省入호이다. 顧惟호니 根識이 暗鈍하야 平生學解가 盡落情見이라. 一取一捨호미 如衣壤絮하고 行草棘中하야 適自纏繞러니, 今一笑에 頓釋호니 欣幸을 可量이릿가? 非大宗匠의 委曲垂慈시면 何以致此리닛고?
2-02
自到城中으로 着衣喫飯하며 抱子弄孫하야 色色仍舊호대, 旣亡拘滯之情하고 亦不作奇特之想하며, 其餘夙習舊障도 亦稍輕微하고, 臨別叮嚀之語는 不敢忘也니다.
2-03
重念호니, 始得入門이나 而大法을 未明하야, 應機接物에 觸事未能無礙호니, 更望有以提誨하사 使卒有所至시면 庶無玷於法席矣일까하노이다.
08 이참정 한로가 묻다
2-01
제가 최근에 조실스님을 뵈었는데, 어리석어 꽉막힌 것을 격려하고 분발하시어,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근기와 의식이 우매하여서, 평생 배우고 이해한 것들은 모두 감정이나 견해에 치우치게 되었습니다. 하나를 취하고 하나를 버려도 솜옷이 엉긴채로 가시덤불 속을 걸어가는데, 갈수록 저절로 [가시덤불에] 얽혀드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야 한번 웃고 단박에 풀어지니 기쁘고 다행스러움은 헤아릴수 있겠습니까? 대종장이신 스님께서 자세하고도 간곡하게 베풀어주신 자비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이에 도달했겠습니까?
2-02
천주성 집에 도착하고부터는 옷입고 밥먹는 일이나 재롱부리는 손자들을 안아주는 등의 가지가지가 예전 그대로인데, 구애받거나 막히는 감정은 없어지고, 신기하거나 특별한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남아있던 예전의 습기와 오랜 장애들 역시 점차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작별하시며 간곡하게 당부하신 말씀은 함부로 잊지 않겠습니다.
2-03
거듭 떠오르는 생각에, 이제야 비로소 문에는 들었다해도 대법에는 아직 밝지 못하고, 근기에 따라 사람을 대하고 만물을 받아들이고 일을 마주함에 아직 무애하지 못합니다.
다시한번 바라건데, 이끄시는 가르침으로 지극한 곳까지 마치도록 해주신다면, 아마도 법석을 어지럽히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