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경서문 [제경서문 01] 발심수행장 - 원문현토 &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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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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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아라마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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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 TXT |
發心修行章
대저 모든 부처님께서 적멸궁을 장엄하심은 무수한 세월 동안 욕심을 버리고 고행하신 까닭이요,
온갖 중생들이 화택의 문안에서 윤회함은 오랜 세월 동안 탐욕을 버리지 않은 까닭이니라.
막아서는 이도 없는 천당에 도달하는 자가 적은 것은 삼독번뇌를 스스로 집안의 재물로 삼은 까닭이요,
유혹하는 이가 없는 악도에 들어가는 자가 많은 것은 사사오욕을 헛되이 마음의 보물로 삼은 까닭이니라.
사람이 누군들 산으로 돌아가 도 닦고 싶지 않으리오마는 나아가지 않는 것은 애욕에 얽힌 까닭이니라.
깊은 산으로 돌아가 마음을 닦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힘닿는 데로 선행을 버리지 말지어다.
스스로 즐거움을 버릴 수 있으면 부처님 같이 믿고 공경할 것이요
어려운 수행을 실천할 수 있으면 부처님 같이 높게 존중하느니라.
재물에 대하여 아끼고 탐하는 것은 바로 마구니의 권속들의 짓이요,
자비로 베푸는 것은 바로 법왕(진리의 제왕)의 아들이 해야 할 바이니라.
높은 산 험한 바위는 지혜로운 사람이 머무는 곳이요, 푸른 소나무 깊은 골짜기는 수행자가 깃드는 곳이니라.
굶주리면 나무열매 먹어 그 주린 창자를 달래고, 목마르면 흐르는 물 마셔 그 목마른 마음 쉬게 할 지니라.
맛있는 음식 먹여서 아껴 길러도 이 몸은 반드시 허물어질 것이요,
좋은 옷 입혀서 지키고 보호해도 목숨은 반드시 끝이 있느니라.
에코가 도와주는 바위굴을 염불당으로 삼고, 슬피 우는 기러기 새들을 마음을 기쁘게 하는 벗으로 삼을지니라.
(그러면 자연히)
절하는 무릎이 얼음같아도 불을 그리는 마음이 없으며, 굶주린 창자가 끊어질 듯해도 음식을 구하는 생각이 없느니라.
홀연히 백년에 이르거늘 어찌 배우지 않으며, 일생이 얼마나 길다고 닦지 않고 방일하는가.
마음 가운데 애욕을 여읜 이, 이를 사문이라 이름하고, 세속을 그리지 않는 것, 이를 출가라 이름하느니라.
수행하는 이의 비단 옷은 개가 코끼리 가죽을 입는 것과 같고,
도 닦는 이의 사모하는 마음은 고슴도치가 쥐 굴에 들어가는 것과 같느니라.
비록 재주나 지혜가 있더라도 마을집에 머무는 이는 모든 부처님께서 이 사람에게 슬피 근심하는 마음을 내시고,
설사 도닦는 실천은 없더라도 산속 거처에 머무는이는 여러 성인들께서 이사람에게 기뻐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느니라.
비록 재주나 배움이 있더라도 계행이 없는 이는 보배 장소에 이끌어주어도 일어나 가지않는 것과 같고,
비록 부지런한 실천이 있더라도 지혜가 없는 이는 동쪽으로 가고자 하면서도 서쪽을 향해 가는 것과 같느니라.
지혜있는 이가 행하은 바는 쌀을 쪄서 밥을 짓는 것과 같고,
지혜없는 이가 행하는 바는 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것과 같느니라.
음식을 먹어서 주린 창자를 달랠 줄은 모두가 알고 있으되, 법을 배워 어리석은 마음을 고칠 줄을 알지 못하는 구나.
실천과 지혜를 모두 갖추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고, 자리와 이타를 모두 갖추는 것은 새의 양 날개와 같느니라.
죽을 받아 축원하면서 그 뜻을 알지 못하면 시주님들께 어찌 부끄럽지 않겠는가.
음식을 받아 소리내어 염불하면서 그 뜻에는 닿지 못하면 성현님들께 어찌 부끄럽지 않겠는가.
사람들은 구더기나 벌레들이 깨끗함과 더러움을 구분못하는 것을 미워하는데,
성인들도 출가사문이 깨끗함과 더러움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싫어하느니라.
세간의 시끄러움을 벗어버리고, 허공의 하늘 위로 오르는 데는 계는 좋은 사다리가 되는지라
그러므로 계를 어기고 다른 이의 복밭이 된다는 것은 날개 꺽인 새가 거북이를 업고 허공을 오르는 것과 같느니라.
자신의 죄도 아직 벗지 못했는데, 남의 죄업을 받아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계행없이 어찌 남이 대 주는 것들을 받겠는가.
실천없는 빈 몸뚱이는 길러도 이익이 없고, 영원하지 않는 뜬 목숨은 사랑하고 아껴도 보존치 못한다.
용상의 덕을 우러러 긴 고통을 능히 참아내고, 사자좌를 기약하며 영원히 욕락을 등질지어다.
수행자의 마음이 깨끗하면 모든 천신들이 함께 찬탄하고, 도 닦는 이가 여색을 그리워하면 선신들이 버리고 떠나가느니라.
사대는 홀연히 흩어지는지라. 오래 머물도록 보전할 수 없느니라.
오늘 해도 지는구나.(이제 해가 뜨나 했더니 벌써 저녁이로구나) 아침부터 수행해야 할진저!
세속의 즐거움은 괴로움이 뒤따르거늘 어찌 탐착하겠으며, 한번 참아냄은 오랜 즐거움이거늘 어찌 닦지 않겠는가.
도인이 탐하는 것은 바로 수행자의 수치요, 출가자가 부를 누리는 것은 군자의 웃음거리니라.
변명하는 말들을 끝도 없이 늘어놓고서 탐착은 그치지도 않으며
‘다음에 다음에...’끝도 없이 미루기만하고 애착을 끊지 않는구나.
이러한 일들이 한이 없어서 세속의 일들은 버리지 못하고,
저렇게 머리굴리기가 끝도 없어서 끊으려는 마음을 내지 못하는구나.
하루 해가 지기도 전에 악업을 지음이 나날이 많아지고,
내일 해가 다하도록 선업을 지음은 나날이 적어지는 구나.
시시각각 흘러가니 낮과 밤은 금방 지나가고, 하루하루 흘러가니 한달 그믐이 금방 지나가고, 다달이 흘러가 홀연히 내년이 닥치며, 한해 한해 흘러 잠깐사이에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구나.
부서진 수레는 움직일 수 없고, 늙은 사람은 닦을수 없는지라.
누우면 게으른 마음이 생기고, 앉으면 어지러운 망상만 일어나는구나.
얼마나 많은 생을 닦지 않았기에 하룻밤을 또 헛되이 보내며, 헛된 몸뚱이 얼마나 살거라고 일생을 닦지 않는가.
몸뚱이는 반드시 끝이 있으리니, 뒤에 받는 몸은 어떠하겠는가.
급하고 급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