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산림기도 [독송용] 묘법연화경 제03 비유품
출처 | 수집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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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독송용-우리말 |
읽어드림 | 듣기 가능 |
까닭은 무엇인가 하오면, 제가 옛적에 부처님으로부터 이와 같은 법을 들었사옵고, 모든 보살은 수기를 받아 부처님을 지으리라 함을 보았나이다.
그러하오나 저희들은 이 일에 참여하지 못하여 여래의 헤아릴 수 없는 지견을 잃었다고 심히 스스로 감정이 상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항상 홀로 산이나, 수풀이나, 나무 밑에 살면서, 만약 앉거나, 만약 다니면서 매양 이런 생각을 하되, 「저희들도 같이 법의 성품에 들었거늘, 어찌하여서 여래께옵서는 소승법으로써 제도하심을 보이시는가.
」 하였지만, 이것은 저희들의 허물이고, 세존의 탓이 아니옵니다.
까닭은 무엇인가 하오면, 만약 저희들이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을 성취하는 인연으로 할 바의 것을 설하심을 기다렸으면, 반드시 대승으로써 제도되어 벗어남을 얻었을 것이거늘, 그러하오나 저희들은 마땅함을 따라 설하시는 바의 방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처음에 부처님의 법을 듣고는 만나자 문득 믿고 받아서 증함을 가졌다고 깊이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옛적으로부터 오면서, 날이 끝나고 밤이 마치도록 매양 스스로를 엄하게 꾸짖었는데, 그러하오나 지금 부처님으로부터 듣지 못한 바의 일찍이 있지 아니하였던 법을 듣자옵고, 모든 의심하고 뉘우치는 것을 끊고나니, 몸과 뜻이 태연하여 쾌히 편안하게 의지함을 얻었사옵니다.
오늘날에야 겨우 진실로 바른 부처님의 아들이며,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났으며, 법으로부터 화하여 나서, 부처님 법의 나눔을 얻게 된 것을 알았나이다.
』 ② 그 때에 사리불께서 거듭 이 뜻을 펴고자 하여 이에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오되, 저는 이 법의 소리를 듣자옵고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어, 마음에 크게 기쁘고 즐거움을 품었사오며, 의심 그물은 모두 이미 버렸나이다.
옛적부터 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입어서 대승을 잃지 않았나이다.
부처님의 소리는 심히 드물게 있사와 능히 중생의 뇌로움을 버리게 하시나니, 저는 이미 새는 것이 다한 것을 얻었으나, 듣자옵고는 또한 근심과 뇌로움을 버렸나이다.
제가 산골에 살거나, 혹은 숲에나 나무 아래에 있으면서, 만약 앉거나, 만약 거닐면서, 항상 이 일만을 깊이 생각하고 탄식하며 깊이 스스로를 나무라되, 「어찌하여 스스로 속았느뇨.
우리들도 또한 부처님의 아들로 새는 것이 없는 법에 같이 들었건마는, 능히 미래에 위없는 도를 설명하여 말하지 못하며, 금빛과 서른두 가지와 열 가지 힘과 모든 해탈이 한 가지로 같이 한 법 가운데이거늘 그러나 이 일을 얻지 못하며, 팔십 가지 묘하고 좋은 것과 열여덟 가지 같지 않는 법인, 이와 같은 것들의 공덕을 이에 저는 이미 모두 잃었는가.
」 하고 제가 홀로 거닐 때에 부처님께옵서 대중에 계시는 것을 뵈오니, 이름 들림이 시방에 가득하여 널리 중생을 넉넉히 이익되게 하시거늘, 스스로 생각건대, 「이 이익을 잃음은 제가 스스로를 거짓으로 속임이 됨이라.
」 제가 항상 밤낮으로 매양 이 일을 깊이 생각하고 세존께 여쭈고자 하는 것은 「잃음이 되었는가.
잃지 않음이 되었는가.
」 이었나이다.
저는 항상 세존께옵서 모든 보살을 칭찬하심을 뵈옵고, 이로써 밤낮으로 이와 같은 일을 셈놓아 헤아렸나이다.
③지금 부처님의 음성을 듣자오니, 마땅함을 따라 설하시는 법이 생각으로 논의하기 어려우며, 새는 것이 없는 것이라, 많은 이로 하여금 도량에 이르게 하옵나이다.
저는 본래 삿된 견해에 착을 하여 모든 범지의 스승이 되었으나, 세존께옵서 저의 마음을 아시고 삿된 것을 뽑아 버리시고 열반을 설하시거늘, 제가 삿된 견해를 다 버려서 공법을 증함을 얻었나이다.
이 때 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멸도를 얻음에 이르렀다.
」 고 하였더니, 그러하오나 지금에야 겨우 이것은 참된 멸도가 아님을 스스로 깨달았나이다.
만약 부처님 지음을 얻을 때는 서른두 가지 형상을 갖추며, 하늘과 사람과 야차의 무리와 용과 신 들이 공손히 공경하는, 이 때에야 이에 가히 「영원히 멸하는 것이 다하여 나머지가 없다.
」고 일컫겠나이다.
부처님께옵서는 대중 가운데에서 제가 마땅히 부처님을 지으리라고 설하시니, 이와 같은 법의 소리를 듣자옵고, 의심하여 뉘우치는 것을 이미 다 없애버렸나이다.
④처음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신 바를 듣자옵고 마음 가운데 크게 놀라고 의심을 하되,「문득 마가 부처님을 지어 저의 마음을 번뇌롭히고 어지럽게 함이 아닌가.
」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옵서는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훌륭하신 말씀으로써 설하시니, 그 마음이 바다와 같이 편안하여져서 제가 듣고 의심그물을 끊었나이다.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시되,「지난 예전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이 멸도하신 부처님께옵서도 방편 가운데 편안하게 머무시어 또한 모두 이 법을 설하셨고, 현재와 미래 부처님께옵서도 그 수는 헤아릴 수 있음이 없으되, 또한 모든 방편으로써 이와 같은 법을 설명하시어 말씀하시리라.
」 하시며, 마치 지금의 세존께옵서도 탄생하심으로부터 그리고 또 출가하시어 도를 얻으시고 법륜을 굴리시되, 또한 방편으로써 설하시나니, 세존께옵서 말씀하심이 실상의 도이고, 파순은 이런 일이 없었나이다.
이로써 저는 결정코 이것은 마가 부처님 지음이 아님을 알았나이다.
제가 의심그물에 떨어진 까닭으로 「이것은 마가 하는 것이다.
」 라고 일컬었나이다.
부처님의 부드럽고 연하옵신 소리는 깊고 멀며 심히 미묘하시어, 맑고 깨끗한 법을 설명하시어 드러내심을 듣자옵고, 저의 마음은 크게 기쁘고 즐거워서 의심하고 뉘우치는 것은 영원히 이미 다하여, 편안히 진실의 지혜 가운데에 머물렀나이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부처님을 지어서 하늘과 사람이 공경할 바가 되어, 위없는 법륜을 굴리어서 모든 보살을 가르쳐 교화하오리다.
⑤ 이 때에 부처님께옵서 사리불에게 이르시되, 『내가 지금 하늘과 사람과 사문과 바라문 들 대중 가운데에서 설하노니, 내가 옛적에 일찍이 이만억 부처님 거처에서 위없는 도를 위하는 까닭으로 항상 너를 가르쳐 교화하였고, 너는 또한 긴 밤에 나를 따라 배움을 받았느니라.
내가 방편으로써 너를 인도하였던 까닭으로 나의 법 가운데에 태어났느니라.
사리불이여, 내가 옛적에 너를 가르쳐서 부처님의 도를 뜻에 원하도록 하였으나, 너는 지금 다 잊어버리고 그리고는 문득 스스로 「이미 멸도를 얻었다.
」 고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지금 도로 너로 하여금 본래 원하던 바의 행하던 도를 기억하고 생각하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모든 성문을 위하여서 이 대승경을 설하노니, 이름은 묘법연화라,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옵서 생각하시어 두호하시는 바이시니라.
사리불이여, 너는 미래 세상의 헤아릴 수 없고 가없으며 가히 생각으로 논의하지도 못할 겁을 지나서, 몇 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들어 가지며, 보살이 행할 바의 도를 흡족하게 갖추어서 마땅히 부처님 지음을 얻으리니, 호는 가로되, 화광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나라의 이름은 이구이며, 그 땅은 평탄하고 바르며 맑고 깨끗하게 꾸며서 치장되고, 편안하게 의지하여 즐거움이 가득하니, 하늘과 사람이 불길같이 성하며, 유리로 땅이 되고, 여덟 갈래로 오고가는 길이 있으되, 황금으로 줄을 만들어서 그 가를 경계로써 하고, 그 옆에는 각각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무가 줄지어 섰고 항상 꽃과 과실이 있으리라.
화광 여래께옵서도 또한 삼승으로써 중생을 가르쳐 교화하시리라.
사리불이여, 그 부처님께옵서 나오실 때는 비록 악한 세상은 아니나 본래 원하던 까닭으로써 삼승법을 설하시느니라.
그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이니, 어떠한 까닭으로 이름을 가로되 대보장엄이라 하는고 하면, 그 나라 가운데에 보살로서 큰 보배로 삼는 까닭이니라.
⑥ 그 모든 보살은 헤아릴 수 없고 가이 없으며, 가히 생각으로 논의하지 못할 것이며, 수를 세는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할 바이니, 부처님의 지혜의 힘이 아니면 능히 아는 자가 없느니라.
만약 다니고자 할 때에는 보배꽃이 발을 받드느니라.
이 모든 보살은 처음으로 뜻을 일으킴이 아니라, 모두 오래 덕의 근본을 심어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 부처님의 거처에서 깨끗한 범행을 닦아서, 항상 모든 부처님께옵서 칭탄하시는 바가 되며,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닦아서 큰 신통을 갖추고 일체 모든 법의 문을 잘 알며, 바탕이 곧아서 거짓이 없고, 뜻과 생각이 굳고 단단한, 이와 같은 보살이 그 나라에 가득 차리라.
사리불이여, 화광 부처님의 수명은 십이 소겁이니, 왕자가 되어서 부처님을 짓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제외하느니라.
그 나라의 인민의 수명은 팔 소겁이니라.
화광 여래께옵서 십이 소겁을 지나시고서, 견만보살에게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의 수기를 주시고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이 견만보살이 다음에 마땅히 부처님을 지으면 호는 가로되, 화족안행 다타아가도 아라하 삼먁삼불타라 하리니, 그 부처님의 국토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 하시느니라.
사리불이여, 이 화광 부처님께옵서 멸도하신 뒤에 정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삼십이 소겁이요, 상법이 세상에 머무름도 또한 삼십이 소겁이리라.
』 ⑦ 그 때에 세존께옵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하시어 이에 게송으로 설하시어 말씀하시되, 사리불은 오는 세상에 부처님을 이루어 지혜가 넓고 높으며, 호명은 가로되 화광이리라.
마땅히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며, 수없는 부처님께 공양하고, 보살행과 열 가지 힘 들의 공덕을 흡족하게 갖추어 위없는 도를 증하리라.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나 마치면 겁의 이름은 대보엄이요, 세계의 이름은 이구이니라.
맑고 깨끗하여 티와 더러운 것이 없으며, 유리로 땅이 되고 금줄로 그 길의 경계를 하며,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섞인 색깔의 나무에는 항상 꽃과 과실이 있느니라.
그 나라의 모든 보살은 뜻과 생각이 항상 굳고 단단하고, 신통으로써 나고 멸하는 이쪽에서 나고 멸함이 없는 저쪽에 이르럼 을 이미 모두 다 흡족하게 갖추었으며, 수없는 부처님의 거처에서 보살도를 잘 배운 이들과 같은 대사이니, 화광 부처님께옵서 교화할 바이니라.
부처님께옵서 왕자가 되었을 때 나라를 버리고 세상의 영화도 버리고, 나고 죽음의 돌고 도는 가장 마지막 뒤의 몸 으로 출가하여 부처님의 도를 이루느니라.
화광 부처님께옵서 세상에 머무시는 수명은 십이 소겁이요.
그 나라 인민들의 수명은 팔 소겁이니라.
부처님께옵서 멸도하신 뒤에 정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삼십이 소겁이니, 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정법이 멸하기를 다하여 마치면, 상법도 삼십이이니라.
사리를 널리 퍼져 나가게 펴서 하늘과 사람이 널리 공양하리니, 화광 부처님께옵서 하시는 바의 그 일은 모두 이와 같으니라.
그 양가지가 흡족하시고 거룩하시며 높으신 분은 가장 나아서 짝할 무리가 없으며, 그가 곧 바로 너의 몸이니, 응당 마땅히 스스로 기뻐하고 경사로워할지니라.
⑧ 이 때에 사부중인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와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 들의 대중은, 사리불께서 부처님 앞에서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의 수기 받으심을 보고 마음이 크게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뜀이 헤아릴 수 없으며, 각각 몸에 입은 바의 위의 옷을 벗어서 부처님께 공양하며, 석제환인과 범천왕 들도 수없는 천자와 더불어 또한 하늘의 묘한 옷과 하늘의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 들로 부처님께 공양하니, 흩은 바의 하늘옷이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서 이에 스스로 돌아 구르며, 모든 하늘의 백천만 가지의 음악을 허공 가운데에서 한 때에 같이 일어나게 하고 많은 하늘꽃을 비오듯이 하며, 그리고는 이런 말을 하되, 『부처님께옵서 옛적에 바라나에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시고, 지금에야 이에 다시 위없는 가장 큰 법륜을 굴리시는구나.
』 ⑨ 그 때에 모든 천자가 거듭 이 뜻을 펴고자 하여 이에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되, 옛적에 바라나에서 사제의 법륜을 굴리시어 다섯 가지 화합하여 모인 것 으로 나고 멸하는 모든 법을 분별하시어 설하시고, 지금 다시 가장 묘하고 위없는 큰 법륜을 굴리시니, 이 법은 심히 깊고 그윽하여 능히 믿는 자가 적게 있나이다.
저희들이 옛적부터 오면서 자주 세존의 설하심을 들었사오나, 이와 같이 깊고 묘한 높은 법은 일찍이 듣지 못하였나이다.
세존께옵서 이 법을 설하시니 저희들은 모두 따라 기뻐하나이다.
큰 지혜의 사리불께서 지금 존귀한 수기 받음을 얻었으니, 저희들도 또한 이와 같이 반드시 마땅히 부처님 지음을 얻어, 일체 세간에서 위가 있을 수 없이 가장 높게 되오리다.
부처님의 도는 생각으로 논의하기 어려워 방편으로 마땅함을 따라 설하시니, 지금 세상과 만약 지난 세상에 저희에게 있는 바 복의 업과 그리고 또 부처님 뵈온 공덕을 다 부처님의 도에 돌리어 향하게 하나이다.
⑩ 그 때에 사리불께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오되,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다시 의심하여 뉘우치는 것이 없어서 친히 부처님 앞에서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의 수기 받음을 얻었으나, 이 모든 천이백의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자가, 옛날에 배우는 위치에 머무름에 부처님께옵서 항상 가르쳐 교화하시어 말씀하시되, 「나의 법은 능히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떠나서 궁극의 열반을 한다.
」 하셨나이다.
이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사람도 또한 각각 스스로 이에 오온 화합의 내가 참 나라고 잘못 아는 그릇된 견해 와, 그리고 또 죽은 뒤에도 항상 내가 그대로 있다는 그릇된 견 해 와, 죽으면 몸과 마음이 없어진다는 그릇된 견해 들을 떠나서 열반을 얻었다고 생각하였는데, 그러하오나 지금 세존 앞에서 듣지 못한 것을 듣자옵고 모두 의심하여 미혹함에 떨어졌나이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사중을 위하시어 그 인연을 말씀하시어 의심하여 뉘우침에서 떠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 이 때에 부처님께옵서 사리불에게 이르시되, 『내가 모든 부처님 세존께옵서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말씀으로써 방편으로 설하시는 법은 모두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을 위함이라고 먼저 말하지 않더냐.
이 모든 설하는 바는 모두 보살을 교화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그러나 사리불이여, 지금 마땅히 또 비유로써 다시 이 뜻을 밝히리니, 모든 지혜 있는 자는 비유로써 이해함을 얻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약 나라의 고을 부락에 큰 장자가 있었으니, 그의 나이는 연로하여 쇠하고, 재물은 부자여서 헤아릴 수 없어 밭과 집과 그리고 또 모든 굽실거리는 시중꾼이 많이 있으며, 그 집은 넓고 크나 문은 오직 하나만 있고, 여러 사람의 무리가 많아서 일백, 이백에서 이에 오백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머물러 살았느니라.
⑪ 집과 누각은 낡고 썩었으며, 담장과 벽이 무너져 떨어졌고, 기둥뿌리는 부패하였으며, 대들보와 용마루는 기울어져 위태한데다가, 두루 빙 둘러서 같은 때에 홀연히 불이 일어나서 사는 집이 불에 살리어 타거늘, 장자의 모든 자식이 만약 열이나, 스물이나, 혹은 서른에 이르도록 이 집 가운데 있었느니라.
장자가 이 큰불이 사면으로부터 일어남을 보고 곧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며 이런 생각을 하되, 「나는 비록 능히 이곳 불타는 문에서 편안하게 의지하여 나옴을 얻었으나, 모든 자식들은 불난 집안에서 놀이하며 노는 데에만 즐겁게 착을 하여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불이 와서 몸에 가까이 닿아 아픈 괴로움이 이미 절박하게 될지라도 마음에 싫어하거나 근심하지 아니하고 나옴을 구하는 뜻도 없구나.
」 하였느니라.
사리불이여, 이 장자는 이렇게 생각을 깊이 하되, 「나의 몸과 손에는 힘이 있는지라, 마땅히 꽃바구니나 혹은 안락의자나 책상 들로써 집으로부터 나오게 하리라.
」 하다가, 또 다시 깊이 생각을 하되, 「이 집은 오직 문이 하나만 있고 또한 좁고 작은데, 모든 자식은 나이가 어려서 아는 것이 있지 아니하고, 노는 곳에만 그리워하여 집착하니, 혹시 마땅히 떨어지고 떨어져서 불에 타는 바가 되리라.
나는 마땅히 위하여 두렵고 겁나는 일을 말하되, 이 집은 이미 타나니, 마땅히 때에 빨리 나오라고 하여, 불에 타서 해되는 바가 없게 하리라.
」 이런 생각을 하기를 마치고는, 깊이 생각한 바와 같이 자세히 모든 자식에게 이르되, 「너희들은 빨리 나오너라.
」 하였느니라.
아버지는 비록 가련하고 불쌍히 여겨서 좋은 말로 달래어 깨우쳐 주나, 모든 자식들은 놀이하며 노는 데만 즐겁게 집착하여 즐거이 믿어 받지 아니하며,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깨달아 나올 마음이 없었느니라.
또한 다시 어떤 것이 바로 불이며, 어떤 것이 집이며, 어떤 것을 잃게 되는지 알지 못하고, 다만 동서로 달리어 놀며 아버지만 볼 따름이었느니라.
⑫ 그 때 장자는 곧 이런 생각을 하되, 「이미 이 집이 큰불에 타는 바 되었으니, 나와 그리고 또 모든 자식이 만약 때에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불에 탈 바가 되리니, 내가 지금 마땅히 방편을 베풀어서 모든 자식들로 하여금 이런 해를 면함을 얻게 하리라.
」 하고, 아버지는 모든 자식이 먼저 마음에 각각 좋아하는 바 있는 가지가지의 진귀한 노리개와 이상하고 기이한 물건에 뜻을 두고 반드시 즐거움을 붙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리고는 일러 말하되, 「너희들이 가히 좋아하는 노리개는 드물게 있는 것이라서 얻기가 어려우니, 네가 만약 받지를 아니하면 뒤에는 반드시 근심하고 뉘우치리라.
이와 같은 가지가지의 양의 수레와 사슴의 수레와 소의 수레가 지금 문 밖에 있으니, 가히 장난하며 즐겁게 놀 수 있느니라.
너희들은 이 불타는 집에서 마땅히 빨리 나올지니라.
너희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서 마땅히 모두 너희에게 주리라.
」 하였느니라.
이 때에 모든 자식은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진귀한 장난감인 물건이 그 원하는 바와 맞는 까닭으로, 마음이 각각 용맹하고 날카로워져서 서로서로 밀고 차며 앞다투며, 같이 뛰어 달리며, 다투며 불난 집을 나왔느니라.
이 때에 장자는, 모든 자식들이 편안하게 의지하여 나옴을 얻어서 모두 네 거리 길 가운데의 드러난 땅에 앉으니, 다시는 막히고 걸릴 것이 없음을 보고 그 마음이 태연하며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뛸 듯이 하였느니라.
그 때에 모든 자식들이 각각 아버지께 아뢰어 말하되, 「아버지께서 먼저 허락하신 바의 좋은 장난감의 꺼리인 양의 수레와 사슴의 수레와 소의 수레를 원하옵건대, 때에 내려 주시옵소서.
」 하였느니라.
⑬ 사리불이여, 이 때 장자는 각각 모든 자식에게 같은 하나의 큰 수레를 주니, 그 수레는 높고 넓은데, 많은 보배로 단정하게 틀을 하고, 난간의 둘레를 빙 둘러서 사면에는 방울을 달고 또 그 위에는 수레 휘장의 덮개를 펴서 치고, 또한 진귀하고 기이한 잡가지의 보배로써 아름답게 꾸몄으며, 보배줄로 얽어매어 모든 꽃과 구슬을 드리우고, 예쁜 대자리를 겹겹이 넓게 깔아 놓고, 붉은 베개를 안정하게 놓았으며, 흰 소로써 끌게 하니, 살과 빛이 아름답고 깨끗하며, 몸의 형상은 어여쁘고 좋으며, 큰 기운과 힘이 있으며, 다니는 걸음이 평탄하고 바르며 그 빠름이 바람과 같으며, 또 많은 시중꾼이 따라 이에 모시고 호위하였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이 큰 장자는 재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부자여서 가지가지의 모든 창고가 모두 다 차고 넘치니, 이에 이런 생각을 하되, 「나의 재물은 끝이 없으니, 응당 낮고 졸렬한 작은 수레를 모든 자식들에게 주지 않느니라.
지금 이 어린아이는 모두 바로 나의 자식이니, 사랑함에 치우치어 편듦이 없이하리라.
나에게는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보배로 된 큰 수레가 있는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니, 응당 마땅히 같은 마음으로 각각 이를 주나니, 마땅히 차별하지 아니하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내가 이 물건으로써 두루 한 나라에 줄지라도, 가히 오히려 다하지 못할진대, 어찌 하물며 모든 자식이겠느냐.
」 이 때 모든 자식은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일찍이 있지 않았던 것을 얻으니, 본래 바란 것 뿐만이 아니었느니라.
사리불이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느냐.
이 장자가 모든 자식에게 진귀한 보배의 큰 수레를 똑같이 준 것이 어찌 허망함이 있다 하겠느냐.
아니 하겠느냐.
』 사리불께서 말씀하오되,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는 다만 모든 자식으로 하여금 불의 난리에서 면함을 얻게 하여 그 몸뚱이와 목숨만 온전하게 될지라도 허망함이 되지 않음이옵니다.
어떠한 연고인고 하오면, 만약 몸과 목숨만 온전하여도 문득 좋은 장난하는 꺼리를 이미 얻게 됨이거늘, 하물며 다시 방편으로 저 불난 집에서 빼내어 건져 줌이오니까.
세존이시여, 만약 이 장자가 이에 가장 작은 수레 하나도 주지 않음에 이를지라도, 오히려 허망한 것이 아니옵니다.
어떤 까닭인고 하오면, 이 장자가 먼저 이러한 뜻을 짓되, 「내가 방편으로써 자식으로 하여금 나옴을 얻게 하리라.
」 하였으니, 이러한 인연으로써도 허망함이 없음이온데, 어찌 하물며 장자가 재물이 부자라서 헤아릴 수 없음을 스스로 알고, 모든 자식에게 넉넉히 이익되게 하고자 하여 똑같이 큰 수레를 줌이오리까.
』 부처님께옵서 사리불에게 이르시되, 『착하고 착하도다.
네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⑭ 사리불이여,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곧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어, 모든 겁냄과 두려움과 쇠약함과 뇌로움과 근심과 질병과 밝음이 없는 어두움에 가리운 것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고, 그리고는 헤아릴 수 없는 지견과 힘과 두려울 바가 없는 것을 다 성취하여, 큰 신력과 그리고 또 사리에 밝은 지혜의 힘이 있으며, 방편과 사리에 밝은 지혜로써 나고 멸하는 이쪽에서 나고 멸함이 없는 저쪽에 이르럼 을 흡족하게 갖추고, 대자대비로 항상 게으름과 권태가 없으며, 항상 착한 일을 구하며, 일체를 이익되게 하느니라.
이에 삼계의 썩고 낡은 불난 집에 나서, 중생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며, 근심과 슬픔이며, 괴로움과 번뇌로움과 어리석음과, 어두움에 덮인 삼독의 불에서 건지기 위하여 가르쳐 교화하여, 하여금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을 얻게 하느니라.
모든 중생을 보니, 나고 늙음과 병들고 죽음과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과 뇌로움으로 불이 붙어 지지지는 바가 되며, 또한 다섯 가지 욕심과 재물의 이익을 위한 까닭으로써 가지가지의 괴로움을 받으며, 또 탐착하여 좇아 구하는 까닭으로써 지금에는 많은 괴로움을 받다가 뒤에는 지옥·축생·아귀의 괴로움을 받으며, 만약 하늘 위에 나거나 그리고 또 인간으로 있을지라도 가난하고 궁하여 곤란한 괴로움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와 미운 이를 만나는 괴로움인, 이와 같은 것들의 가지가지의 모든 괴로움에 중생이 그 가운데 빠져 있으면서도, 기쁘고 즐겁게 놀이하며 놀면서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또한 싫어함도 내지 아니하고, 해탈도 구하지 아니하며, 이 삼계의 불난 집에서 동서로 뛰고 달리며 비록 큰 괴로움을 만날지라도 근심도 하지 아니하느니라.
사리불이여, 부처님은 이것을 보고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되, 「나는 중생의 아버지가 되는지라.
응당 그 괴로움과 어려운 것을 빼내어 주고,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의 즐거움을 주어서, 그네로 하여금 놀이하며 놀게 하리라.
」 사리불이여, 여래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되, 「만약 내가 다만 신력과 그리고 또 사리에 밝은 지혜의 힘으로 방편을 버리고, 모든 중생을 위하여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울 바가 없는 것을 칭찬하면, 중생이 이것으로써는 능히 제도를 얻지 못하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이 모든 중생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과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뇌로워하는 것을 면하지 못하고, 욕계·색계·무색계의 불난 집에서 불타는 바가 될 것이니, 무엇으로 말미암아 능히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를 이해하리오.
」 ⑮ 사리불이여, 그 장자가 비록 다시 몸과 손에는 힘이 있으나, 그러나 쓰지 아니하고, 다만 은근히 방편으로써 모든 자식을 불난 집의 난리에서 힘써 건지고, 그러한 뒤에야 각각 진귀한 보배로 된 큰 수레를 주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비록 힘과 두려울 바 없는 것이 있으나 그러나 쓰지 아니하고, 다만 사리에 밝은 지혜와 방편으로써 삼계의 불난 집에서 중생을 빼내어 건지기 위하여 삼승인 성문과 벽지불과 불승을 설하여 이에 이러한 말을 하되, 「너희들은 삼계의 불난 집에 즐겁게 머무름을 얻지 말고, 추하고 나쁜 빛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닿는 것을 탐하지 말지니라.
만약 탐착하여 사랑이 생기면 곧 불타는 바가 되리라.
너희가 빨리 삼계를 나오면 마땅히 삼승인 성문·벽지불과 불승을 얻으리라.
내가 지금 너희를 위하여 이 일을 보증하여 맡으리니, 마침내 헛되지 않게 하리라.
너희들은 다만 마땅히 부지런히 닦고 정진할지니라.
」 여래가 이런 방편으로써 중생을 달래어 나아가게 하고 다시 이런 말을 하되, 「너희들은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삼승법은 모두 바로 성인께옵서 칭탄하시는 바이라, 마음이 마음대로 되어 얽매임이 없으며 의지하여 구할 것도 없으니, 이 삼승을 타면, 새는 것이 없는 뿌리와 힘과 깨달음과 도와 선정과 해탈과 삼매 들로써 스스로 즐겁게 놀아, 문득 헤아릴 수 없이 편안하게 의지하는 쾌락을 얻으리라.
」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약 어떤 중생이 안으로 지혜로운 성품이 있어, 부처님 세존으로부터 법을 듣고 믿어 받으며 간절히 정진하며 빨리 삼계를 나오고자 하여 스스로 열반을 구하면, 이 이름은 성문승이니, 저 모든 자식이 양의 수레를 구하기 위하여 불난 집을 나오는 것과 같으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으로부터 법을 듣고 믿어 받으며 간절히 정진하여, 자연혜를 구하며 홀로 좋고 고요함을 즐기어 깊이 모든 법의 인연을 알면, 이 이름은 벽지불승이니, 저 모든 자식이 사슴의 수레를 구하기 위하여 불난 집을 나옴과 같으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으로부터 법을 듣고 믿어 받으며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여, 일체 지혜와 부처님 지혜와 자연 지혜와 스승 없는 지혜와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울 바 없는 것을 구하고,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불쌍히 생각하여 편안하고 즐겁게 하며, 하늘과 사람을 이익되게 하고, 일체를 제도하여 벗어나게 하면, 이 이름은 대승보살이니, 이러한 승을 구하는 까닭으로 마하살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저 모든 자식이 소의 수레를 구하기 위하여 불난 집을 나옴과 같으니라.
사리불이여, 저 장자가 모든 자식들이 편안하게 의지하여 불난 집에서 나옴을 얻어 두려움이 없는 곳에 이르럼을 보고, 스스로 생각하니 재물이 헤아릴 수 없이 부자여서, 큰 수레를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주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일체 중생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만약 헤아릴 수 없는 억천 중생이 부처님께서 가르치는 문으로 삼계의 괴로움인 겁나고도 두렵고 험한 길을 나와서 열반의 즐거움을 얻는 것을 보고는, 여래가 이 때에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하되, 「나는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사리에 밝은 지혜와 힘과 두려움이 없는 것 들의 모든 부처님의 법의 곳집이 있고, 이 모든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니, 똑같이 대승을 줄 것이요, 어떤 사람이든지 홀로 멸도를 얻지 못하니, 모두 여래의 멸도로써 이에 멸도케 하리라.
이 모든 중생의 삼계에서 벗어난 자에게는 모든 부처님의 선정과 해탈 들의 즐겁게 노는 데에 갖추는 것을 다 주나니, 모두 이것은 한 형상, 한 종류이고, 성인께옵서 칭찬하시는 바이며, 능히 깨끗하고 묘한 제일의 즐거움이 생기느니라.
」 사리불이여, 저 장자가 처음에 세 가지 수레로써 모든 자식을 달래어 이끌고, 그러한 뒤에 다만 보배 물건으로 꾸미고 치장하여 편안하게 의지함이 제일이 되는 큰 수레를 주었느니라.
그러나 저 장자는 허망된 허물이 없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허망함은 있을 수 없나니, 처음에 삼승을 설하여 중생을 인도하고 그러한 뒤에 다만 대승으로써 제도하여 벗어나게 하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여래는 헤아릴 수 없는 사리에 밝은 지혜와 힘과 두려울 바 없음의 모든 법의 곳집이 있어서, 능히 일체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주건마는, 다만 다 능히 받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이런 인연으로써 마땅히 알지니라.
모든 부처님께옵서는 방편의 힘인 까닭으로 일불승을 분별하시어 삼을 설하시느니라.
』 부처님께옵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하시어 이에 게송으로 설하시어 말씀하시되, 비유할 것 같으면, 장자에게는 큰 집이 하나 있는데, 그 집은 오래된 까닭으로 이에 다시 무너지고 헐었느니라.
집채는 높고 위태로우며, 기둥뿌리는 썩어 꺾였으며, 대들보와 용마루는 기울어져 비스듬하고, 섬돌의 토대는 무너지고 헐었으며, 담장과 벽은 무너져 엎어졌고, 진흙 바른 것은 무너져 떨어졌으며, 지붕 덮은 것도 어지럽게 떨어졌고, 서까래와 처마는 어긋나고 떨어져 나갔으며, 꾸불꾸불한 울타리 둘레에는 잡가지 더러운 것이 두루 가득 찼는데, 오백 사람이 그 가운데에 머물러 살고 있었느니라.
솔개와 올빼미와 수리와 독수리와 까마귀와 까치와 산비둘기와 집비둘기와 까치독사와 살무사와 전갈과 지네와 그리마와 수궁과 백족충과 족제비와 살쾡이와 새앙쥐와 쥐와 모든 악한 벌레 무리는 섞이어 가로지르며 달음박질하며, 똥과 오줌의 냄새가 나는 곳에 깨끗하지 못한 것이 흘러넘치며, 말똥구리와 모든 벌레가 그 위에 모이며, 여우와 이리와 야간이는 씹어 물고 밟고 다니며 죽은 시체를 맛보고 먹으니, 뼈와 살이 흩어져 어지러웠느니라.
이로 말미암아 뭇 개는 다투며 와서 밀고 당기고, 굶어서 파리하며 두려워서 급하게 곳곳에서 먹을 것을 구하여, 움켜잡고 끌어당기면서 다투고 싸우며, 물어뜯고 싸우며 크게 짖나니, 그 집의 두렵고 겁나는 재앙의 형상이 이와 같으니라.
곳곳에 모두 산도깨비와 물도깨비와 나무도깨비와 돌도깨비가 있으며, 야차와 악한 귀신이 사람의 살을 씹어 먹으며, 독한 벌레의 무리와 모든 악한 날짐승과 길짐승이 알을 까서 기르고 새끼를 낳아 자라게 하여 각각 스스로 감추어 보호하나, 야차가 앞다투며 와서 다투어 잡아먹으며, 먹고는 이미 배가 부르면 악한 마음이 돌아와서 힘이 커져서 다투고 싸우는 소리가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려우며, 구반다 귀신은 단단한 땅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가, 혹은 때로는 땅에서 한 자나 두 자를 떨어져 왔다갔다 놀러 다니며 함부로 장난하기를 즐기되, 개의 양 발을 잡아서 팽개쳐서 소리를 잃게 하고, 다리를 목에 붙이고서 개를 놀라게 하고는 스스로 즐거워하였느니라.
다시 여러 귀신이 있나니, 그 몸은 길고 크며 벌거벗은 형상의 검고 파리한 것이 항상 그 가운데에 머물면서, 크게 악한 소리를 일으켜서 울고 부르짖으며 먹을 것을 구하며, 다시 모든 귀신이 있으니, 그 목구멍은 바늘과 같으며, 다시 모든 귀신이 있는데, 머리는 소의 머리와 같은 것이 혹은 사람의 살을 먹으며, 혹은 다시 개도 씹어 먹으며, 머리털이 어지럽게 헝클어진 것이 흉악하고 음흉하여 잔인하게 해치며, 주리고 목마름이 닥쳐서 부르짖고 외치며 치달아 달리며, 야차와 아귀와 모든 악한 새와 짐승은 굶주림에 급하여 사방으로 향하면서 창문과 들창을 엿보며 지키나니, 이와 같은 모든 난리가 두렵고 겁남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이 썩고 낡은 집은 한 사람에게 속했나니, 그 사람이 겨우 나온 지 오래되지 않은 사이에, 뒤의 살던 집에서 홀연히 불이 일어나서 사면이 한 때에 그 불꽃과 함께 활활 붙어서, 대들보와 용마루와 서까래와 기둥에서 터지는 소리가 찢어지듯이 진동하면서 꺾이어 부러지고 떨어져 내리고, 담장과 벽이 무너지고 넘어져, 모든 귀신들은 소리를 질러 크게 부르짖으며, 수리와 독수리와 모든 새와 구반다 들은 두루 두렵고 급하고 놀라서 능히 스스로 나오지 못하며, 악한 짐승과 독한 벌레는 굴 구멍으로 도망하여 숨어 버리며, 비사사 귀신도 또한 그 가운데에 머물렀나니, 복과 덕이 엷은 까닭으로 불에 가까운 바가 되어 함께 서로를 잔혹하게 해쳐서 피를 마시고 살을 씹어 먹으며, 야간의 무리는 아울러 이미 먼저 죽었으니 모든 크고 악한 짐승이 앞다투며 와서 뜯어먹으며, 냄새나는 연기가 흩어져 무럭무럭 피어올라 사면을 가득히 메웠느니라.
지네와 그리마와 노래기와 땅지네와 독사의 종류는 불에 타는 바가 되어 다투어 달리어 구멍에서 나오면 구반다 귀신이 따라와 잡아먹으며, 또 모든 아귀는 머리 위에 불이 타고 굶주리고 목 마르며, 뜨거움에 뇌로워하며 두루 두려워하고 번민하며 달아나니, 그 집은 이와 같이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려우니라.
독하고 해로운 불의 재앙으로 많은 난리가 하나만이 아니었느니라.
이 때 집 주인이 문 밖에 서 있으면서, 어떤 사람의 말을 들으니, 「당신의 모든 자식들이 먼저 희학질 하면서 놀기 위한 까닭으로 이 집에 들어 왔으나, 어리고 작아 아는 것이 없어서 기쁘고 즐겁게 노는 데만 즐거이 착을 한다.
」 하니, 장자가 듣고는 놀라 불난 집에 들어가서 바야흐로 마땅히 구원하여 건져서 「불에 타는 해가 없게 하리라.
」 하고, 모든 자식에게 깨우쳐 일러서 많은 근심과 난리를 말하되,「악한 귀신과 독한 벌레와 재앙과 불이 넝쿨같이 뻗쳐서 많은 괴로움이 차례차례로 같이 잇달아 끊어지지 않으며, 독사와 까치독사와 전갈과 그리고 또 모든 야차와 구반다 귀신과 야간과 여우와 개와 수리와 독수리와 솔개와 올빼미와 백족충의 무리가, 굶주림과 목마름과 뇌로움에 급하여서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렵거늘, 이런 괴로움과 난리의 곳에 하물며 다시 큰불이랴.
」 모든 자식은 아는 것이 없어서, 비록 아버지의 가르침을 들었으나, 오히려 옛대로 즐거이 착을 하여 즐겁게 놀이하기를 마치지 아니하였느니라.
이 때에 장자는 이에 이런 생각을 하되, 「모든 자식은 이와 같으니, 나의 근심과 번뇌만 더하게 하는구나.
지금 사는 이 집은 가히 즐거움이 하나도 없거늘, 이에 모든 자식들은 즐거이 놀이하며 노는 데에만 깊이 빠져서 지나치게 즐기고, 나의 가르침을 받지 아니하니, 장차 불이 해롭게 하리로다.
」 하고 곧 오로지 깊이 생각하되, 「모든 방편을 베푸리라.
」 하고 모든 자식들에게 이르되, 「나에게 있는 가지가지 보배의 노리개 꺼리로써 묘한 보배로 된 좋은 수레인, 양의 수레와 사슴의 수레와 큰 소의 수레가 지금 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은 나오너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이 수레를 지어 만들었으니, 뜻에 따라 즐거운 바로 가히 즐겁게 놀이하며 놀 수 있느니라.
」 모든 자식은 이와 같은 모든 수레의 말을 듣고, 곧 때에 분주하게 앞다투어 가면서 달음박질하여 나와서 빈 땅에 이르러니, 모든 괴로움과 난리를 여의었느니라.
장자는 자식이 불난 집에서 나옴을 얻어 네 거리에 머무는 것을 보고, 사자자리에 앉아서 그리고는 스스로 하례하는 말을 하되, 「나는 지금 쾌락하도다.
이 모든 자식들을 낳아 기르기가 심히 어렵거늘, 어리석고 어려서 아는 것이 없어 험한 집에 들었으니, 모든 독한 벌레는 많고 도깨비는 가히 두려우며, 큰불의 맹렬한 불꽃이 사면에서 함께 일어나는데, 그러나 이 모든 자식은 즐겁게 놀이하며 노는 것에만 즐거이 탐착하였느니라.
나는 이미 구원하여 난리에서 벗어남을 얻게 하였으니, 이런 까닭으로 모든 사람이여, 나는 지금 쾌락하도다.
」 이 때 모든 자식은 아버지께서 편안히 앉았음을 알고, 모두 아버지의 거처로 나아가서 그리고는 아버지께 아뢰어 말하되, 「원하옵건대, 저희들에게 앞에서 허락하신 바와 같이 세 가지의 보배수레를 내려주시옵소서.
모든 자식이 나온다면, 마땅히 세 가지의 수레로써 너희가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르리라고 하셨나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오니, 오직 베풀어 주시옵소서.
」 장자는 큰 부자라서 창고에 감추었던 여러 가지 많은 금, 은, 유리와 차거와 마노의 많은 보물로써, 모든 큰 수레를 만들어 장식하는 틀을 하여 아름답게 꾸미되, 난간의 둘레를 빙 둘러서 사면에 방울을 달고 금줄로 얽었으며, 진주 그물을 그 위에 펴서 쳤으며, 금꽃과 모든 영락을 곳곳에 드리워 내렸으며, 많은 비단을 섞어 꾸민 것으로 둘레를 빙 둘러 에워싸고, 부드럽고 연한 비단과 고운 솜으로써 까는 요를 하고, 으뜸가고 묘한 가는 천은 가치가 천억인데 곱고도 희며 맑고 깨끗한 것으로써 그 위를 덮었으며, 커다란 흰 소가 있으니, 살이 쪄서 굳세고 힘이 많으며 몸의 형상이 어여쁘고 아름다운데, 보배수레의 멍에를 메게 하고, 여러 인도하고 따르는 이가 많아서 이에 모시고 이를 호위하였느니라.
이 묘한 수레를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내려주니, 모든 자식은 이 때에야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뛰면서 이 보배수레를 타고 사방에서 놀되, 즐겁게 놀이하는 것이 쾌락하며 마음이 마음대로 되어 걸림이 없었느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많은 거룩한 분 가운데에서 높으며, 세간의 아버지니라.
일체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나, 깊이 세상의 즐거움에 착을 하여 지혜로운 마음이 있을 수 없으며, 삼계가 편안함이 없는 것은 마치 불난 집과 같으며, 많은 괴로움이 가득 차서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려우니라.
항상 나고 늙으며 병들고 죽는 것과 근심 걱정이 있으며, 이와 같은 것들의 불이 치성하게 타올라서 쉬지를 아니하느니라.
여래는 이미 삼계의 불난 집을 떠나서, 고요하고 한가하게 살며 편안하게 숲이나 들판에 사느니라.
지금 이 삼계는 모두 바로 나의 것이며, 그 가운데의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거늘, 그러나 지금 이곳은 모든 근심과 난리가 많으니,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능히 구원하고 보호할 수 있느니라.
비록 거듭 훈계하여 가르치나, 그러나 믿어 받지 아니함은 모든 욕심에 물이 들어 탐착이 심한 까닭이니, 이에 방편으로써 삼승을 설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의 괴로움을 알게 하고, 세간에서 나오는 길을 설명하여 말하고 열어 보이는 것이니, 이 모든 아들들이 만약 마음이 결정되면 삼명과 그리고 또 육신통을 흡족하게 갖추어서, 연각과 물러나지 아니하는 보살을 얻을 수 있느니라.
너 사리불이여, 내가 중생을 위하여 이런 비유로써 일불승을 설하노니, 너희들이 만약 능히 이 말을 믿어 받으면 일체가 모두 마땅히 부처님의 도 얻음을 이루리라.
이 승은 미묘하여 맑고 깨끗함이 제일이라서 모든 세간에서 위가 있을 수 없으니, 부처님께옵서 가히 기뻐하시는 바이며, 일체 중생도 응당 찬탄하고 공양하며 예배할 바이며, 헤아릴 수 없는 억천의 모든 힘과 해탈과 선정과 사리에 밝은 지혜와 그리고 또 부처님의 나머지 법이니라.
이와 같은 승을 얻어야만, 모든 자식들로 하여금 밤낮의 겁수에 항상 즐겁게 노는 것을 얻게 하며, 모든 보살과 더불어 그리고 또 성문의 무리가 이 보배수레를 타고 바로 도량에 이르느니라.
이런 인연으로써 시방으로 살펴서 구할지라도 다시 다른 승은 없으니, 부처님의 방편은 제외되느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너희 모든 사람들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요, 나는 곧 바로 아버지니라.
너희들이 여러 겁에 많은 괴로움으로 불타는 바이거늘, 내가 모두 건지고 빼내어 하여금 삼계에서 나오게 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먼저 너희들은 멸도했다고 말하였으나, 다만 나고 죽음만 다한 것뿐이고 그러나 진실로 멸이 아니니, 지금 응당 할 바는 오직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이니라.
만약 보살이 이 많은 이 가운데 있으면 능히 한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의 실상의 법을 들을지니라.
모든 부처님 세존께옵서는 비록 방편을 쓰시나 교화하시는 바 중생은 모두 바로 보살이니라.
만약 사람이 지혜가 적어서 사랑하는 욕심에 깊이 착을 하면, 이들을 위하는 까닭으로 괴로움이라는 이치를 설하느니라.
중생이 기쁜 마음으로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나니, 부처님이 설한 괴로움이라는 이치는 진실하여 다름이 없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괴로움의 근본을 알지 못하여, 깊이 괴로움의 원인에 착을 하여 능히 잠시도 버리지 못하면, 이들을 위하는 까닭으로 방편으로 도를 설하느니라.
모든 괴로움의 원인 되는 바는 탐욕이 근본이 되거늘, 만약 탐욕을 멸하면 의지하고 머무를 바가 없어서 모든 괴로움이 다하여 멸하니, 세 번째 이치라 이름하느니라.
멸함이라는 이치를 위하는 까닭으로 도를 닦아 행하여 모든 괴로움의 얽힘에서 떠나면, 해탈을 얻었다고 이름하나니, 이 사람이 어찌하여 이에 해탈을 얻었다고 하는가 하면, 다만 허망을 떠난 것을 해탈이라 이름할 따름이며, 그 참된 일체의 해탈을 얻지 못하였으니, 부처님은 이 사람은 참된 멸도가 아니라고 말하느니라.
이런 사람은 위없는 도를 얻지 아니한 까닭이니, 내가 뜻하는 멸도에 이르게 하고자 함이 아니니라.
내가 법왕이 되어 법에 마음대로 되어 중생을 편안하게 의지하게 하려고 일부러 세상에 나타났느니라.
너 사리불이여, 나의 이 법도장은 세간을 이익되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설하노니, 놀고 있는 장소에 있어서는 함부로 전하여 펴지 말지니라.
만약 듣는 자가 있어서 따라 기뻐하며 이마로 받으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돌아서서 물러나지 아니함이니라.
만약 이 경법을 믿어 받는 자가 있으면, 이 사람은 이미 일찍이 지난 예전에 부처님을 뵈옵고 공손히 공경하며 공양을 하였으며, 또한 이 법을 들었느니라.
만약 사람이 있어 능히 네가 말한 것을 믿으면, 곧 나를 본 것이며, 또한 너와 그리고 또 비구승과 아울러 모든 보살을 본 것이니라.
이 법화경은 깊은 지혜를 위하여 설한 것이니, 아는 것이 얕은 이가 들으면 미혹하여 이해하지 못하나니, 일체의 성문과 그리고 또 벽지불은 이 경 가운데서는 힘이 미치지 못하는 바이니라.
너 사리불도 오히려 이 경에서는 믿음으로써 들어옴을 얻게 되었거늘, 하물며 다른 성문이랴.
그 나머지의 성문도 부처님의 말씀을 믿는 까닭으로 이 경을 따르고 좇으나, 자기 지혜의 분수는 아니니라.
또 사리불이여, 교만하고 업신여기며 소홀히 하고 게을리 하거나, 오온 화합의 내가 참 나라고 잘못 아는 그릇된 견해 를 꾀하는 자에게는 이 경을 설하지 말지니라.
범부는 아는 것이 얕아서 다섯 가지 욕심에 깊이 착을 하니 들어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또한 위하여 설하지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믿지 않고 이 경을 헐뜯고 비방하면, 곧 일체 세간의 부처님 종자를 끊는 것이니라.
혹은 다시 얼굴을 찡그리며 그리고는 의심과 미혹을 품으면, 너는 마땅히 이 사람의 죄보를 설하는 것을 들을지니라.
만약 부처님께옵서 세상에 계시거나 만약 멸도하신 뒤에, 그가 이와 같은 경전을 비방함이 있거나, 경을 읽고 외우며 쓰고 가지는 어떤 자를 보고 가벼이 여겨 천대하거나 미워하고 질투하며 이에 원한 맺음을 품으면, 이 사람의 죄보를 너는 지금 다시 들을지니라.
그 사람이 명을 마치면 아비지옥에 들어가서 일 겁을 흡족하게 채우고, 겁이 다하고는 다시 태어나며, 이와 같이 되풀이하기를 수없는 겁에 이르러고, 지옥으로부터 나와서는 마땅히 축생에 떨어져서 만약 개나 야간이가 되면, 그 형상이 대머리이고 파리하며 검으면서 누렇고 옴과 문둥병에 걸리고 사람이 찌르고 어지럽게 할 것이며, 또 다시 사람이 가서 미워하고 천대할 것이고, 항상 피곤하고 굶주리며 목말라 뼈와 살이 야위고 마르며, 살아서는 회초리로 독하게 맞고 죽어서는 기와나 돌에 덮여지나니, 부처님의 종자를 끊은 까닭으로 이런 죄의 보를 받느니라.
만약 낙타가 되거나 혹은 나귀 가운데 나면, 몸에는 항상 무거운 짐을 지고, 모든 몽둥이로써 채찍질 당하며, 다만 생각하는 것은 물과 풀뿐이고 다른 것은 아는 것이 없으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이와 같은 죄를 받느니라.
또 야간이가 되어 동네에 들어오면, 신체는 옴과 문둥이고 또 한 쪽 눈이 없어서 모든 사내아이들이 향하여 치고 던지는 바가 되어, 모든 괴로움과 아픔을 받아서 혹 때로는 죽음에까지 이르러며, 여기에서 죽기를 마치고는 다시 구렁이 몸을 받되, 그 형상이 길고 커서 오백 유순이며, 귀 먹고 미련하고 발이 없어서 고부라지게 구르면서 배로 다니다가 모든 작은 벌레에게 씹어 먹히는 바가 되어, 밤낮으로 괴로움을 받아 휴식은 있을 수 없나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죄 얻음은 이와 같으니라.
만약에 사람됨을 얻을지라도 모든 뿌리가 어둡고 둔하며, 난쟁이고 못생기고 곰배팔, 절름발이, 장님, 귀머거리, 등은 곱사등이가 되며, 말할 바가 있어 말해도 사람이 믿어 받지 아니하며, 입 기운은 항상 냄새가 나고 귀신과 도깨비가 붙은 바이며, 가난하고 궁하며 낮고 천하며 사람이 심부름시키는 바 되며, 병이 많으며 소갈증이고 파리하나 의지하여 믿을 곳이 없으며, 비록 사람을 친하여 가까이할지라도 사람이 뜻에 두지 아니하며, 만약 얻는 바가 있어도 곧 다시 잃어버리며, 만약에 의원의 도를 닦아서 처방에 따라 병을 치료하여도, 다시 다른 질병만 더하여 혹은 다시 죽음에까지 이르며, 만약 자기가 병이 있으면 구원하여 치료해 줄 사람이 없으며, 설령 좋은 약을 먹을지라도 이에 다시 더 심해지며, 만약에 남에게 반역이나 노략질이나 겁탈이나 도둑맞는, 이와 같은 것들의 죄에 그런 재앙이 뜻밖에 걸리느니라.
이와 같은 죄인은 영원히 부처님을 뵈옵지 못하며, 뭇 성인의 왕이 법을 설하여 가르쳐 교화할지라도, 이와 같은 죄인은 항상 어려운 곳에 나며, 미치거나, 귀가 먹거나, 마음이 어지러워서 영원히 법을 듣지 못하며, 항하사와 같은 수없는 겁에 번번이 귀머거리와 벙어리로 나서 모든 뿌리를 갖추지 못하며, 항상 지옥에 사는 것을 동산의 망루에서 노는 것 같이 하며, 나머지 악도에 있기를 자기 사는 집과 같이 하며, 낙타나 나귀나 돼지나 개, 이것이 그가 가는 곳이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죄를 얻음이 이와 같으니라.
만약에 사람됨을 얻을지라도 귀머거리, 장님, 벙어리가 되고 가난하고 궁하여 모든 쇠약한 것으로 스스로를 꾸미고 치장하며, 물종기와 목마름과 두통과 학질과 문둥병과 악한 종기, 이와 같은 것들의 병으로써 의복을 삼으며, 몸은 항상 냄새나는 곳에 살아 때 끼고 더러워 깨끗하지 못하며, 깊이 오온 화합의 내가 참 나라고 잘못 아는 그릇된 견해 에 착을 하여, 성냄과 분노가 더욱 더하며, 음탕한 욕심은 불같이 성하여 날짐승과 길짐승을 가리지 아니하나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죄를 얻음이 이와 같으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이 경을 비방한 자의 만약 그 죄를 말한다면 겁이 다하여도 마치지 못하리라.
이런 인연으로써 내가 짐짓 너에게 말하노니, 지혜 없는 사람 가운데서는 이 경을 설하지 말지니라.
만약 날카로운 근기가 있고 사리에 밝은 지혜를 밝게 깨달아서, 많이 듣고 분명히 알아서 부처님의 도를 구하는 자인,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일찍이 억백천의 부처님을 뵈옵고 모든 착한 근본을 심어서 마음이 깊고 굳고 단단하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정진하여 항상 사랑하는 마음을 닦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면,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공손히 공경하되, 다른 마음 있음이 없으며 모든 범부의 어리석음을 떠나서 홀로 산이나 못에 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지니라.
또 사리불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악지식을 버리고 착한 벗을 친하고 가까이하는 것을 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부처님의 제자가 계를 가지기를 맑고 깨끗하게 하되, 밝은 구슬과 같이 깨끗이 하며 대승경을 구하는 것을 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에 사람이 성냄이 없으며, 바탕이 곧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항상 일체를 불쌍히 여기고 모든 부처님을 공손히 공경하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다시 부처님의 제자가 있어서 대중 가운데에서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써 가지가지의 인연과 비유와 말로 법을 설함에 걸림이 없으면,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에 어떤 비구가 일체 지혜를 위하여 사방으로 법을 구하여 합장을 하고 이마로 받되, 다만 대승경전만 받아 가지기를 즐겨하고 이에 다른 경의 한 게송이라도 받지 않음에 이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구하고, 이와 같이 경을 구하여 얻음을 마치고는 이마로 이며, 그 사람이 다시 뜻에 나머지 경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일찍이 외도의 법이나 서적을 생각하지 않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지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내가 이러한 모양으로 부처님의 도를 구하는 자를 설하려면 겁이 다하여도 마치지 못하리라.
이와 같은 이들의 사람은 곧 능히 믿어서 이해하리니, 너는 마땅히 위하여 묘법화경을 설할지니라.
묘법연화경 비유품 제삼
① 이 때에 사리불께서는 뛰고 뛸 듯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오며 곧 일어나 합장하고, 존귀하신 얼굴을 우러러 바라다 뵈오며 이에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오되, 『지금 세존으로부터 이 법의 소리를 듣자옵고, 마음에 뛰고 뛸 듯함을 품으며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었나이다. 까닭은 무엇인가 하오면, 제가 옛적에 부처님으로부터 이와 같은 법을 들었사옵고, 모든 보살은 수기를 받아 부처님을 지으리라 함을 보았나이다. 그러하오나 저희들은 이 일에 참여하지 못하여 여래의 헤아릴 수 없는 지견을 잃었다고 심히 스스로 감정이 상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항상 홀로 산이나, 수풀이나, 나무 밑에 살면서, 만약 앉거나, 만약 다니면서 매양 이런 생각을 하되, 「저희들도 같이 법의 성품에 들었거늘, 어찌하여서 여래께옵서는 소승법으로써 제도하심을 보이시는가.」 하였지만, 이것은 저희들의 허물이고, 세존의 탓이 아니옵니다. 까닭은 무엇인가 하오면, 만약 저희들이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을 성취하는 인연으로 할 바의 것을 설하심을 기다렸으면, 반드시 대승으로써 제도되어 벗어남을 얻었을 것이거늘, 그러하오나 저희들은 마땅함을 따라 설하시는 바의 방편을 이해하지 못하고, 처음에 부처님의 법을 듣고는 만나자 문득 믿고 받아서 증함을 가졌다고 깊이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옛적으로부터 오면서, 날이 끝나고 밤이 마치도록 매양 스스로를 엄하게 꾸짖었는데, 그러하오나 지금 부처님으로부터 듣지 못한 바의 일찍이 있지 아니하였던 법을 듣자옵고, 모든 의심하고 뉘우치는 것을 끊고나니, 몸과 뜻이 태연하여 쾌히 편안하게 의지함을 얻었사옵니다. 오늘날에야 겨우 진실로 바른 부처님의 아들이며,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났으며, 법으로부터 화하여 나서, 부처님 법의 나눔을 얻게 된 것을 알았나이다.』
② 그 때에 사리불께서 거듭 이 뜻을 펴고자 하여 이에 게송으로 설하여 말씀하오되,
저는 이 법의 소리를 듣자옵고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어, 마음에 크게 기쁘고
즐거움을 품었사오며, 의심 그물은 모두
이미 버렸나이다. 옛적부터 오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입어서 대승을 잃지 않았나이다.
부처님의 소리는 심히 드물게 있사와
능히 중생의 뇌로움을 버리게 하시나니,
저는 이미 새는 것이 다한 것을 얻었으나,
듣자옵고는 또한 근심과 뇌로움을 버렸나이다.
제가 산골에 살거나, 혹은 숲에나 나무 아래에
있으면서, 만약 앉거나, 만약 거닐면서, 항상
이 일만을 깊이 생각하고 탄식하며 깊이 스스로를
나무라되, 「어찌하여 스스로 속았느뇨. 우리들도 또한
부처님의 아들로 새는 것이 없는 법에 같이 들었건마는,
능히 미래에 위없는 도를 설명하여 말하지 못하며,
금빛과 서른두 가지와 열 가지 힘과 모든 해탈이
한 가지로 같이 한 법 가운데이거늘 그러나
이 일을 얻지 못하며, 팔십 가지 묘하고 좋은 것과
열여덟 가지 같지 않는 법인, 이와 같은 것들의 공덕을 이에
저는 이미 모두 잃었는가.」 하고 제가 홀로 거닐 때에
부처님께옵서 대중에 계시는 것을 뵈오니, 이름 들림이
시방에 가득하여 널리 중생을 넉넉히 이익되게 하시거늘,
스스로 생각건대, 「이 이익을 잃음은 제가 스스로를
거짓으로 속임이 됨이라.」 제가 항상 밤낮으로 매양
이 일을 깊이 생각하고 세존께 여쭈고자 하는 것은
「잃음이 되었는가. 잃지 않음이 되었는가.」 이었나이다.
저는 항상 세존께옵서 모든 보살을 칭찬하심을 뵈옵고,
이로써 밤낮으로 이와 같은 일을 셈놓아 헤아렸나이다.
③지금 부처님의 음성을 듣자오니, 마땅함을 따라
설하시는 법이 생각으로 논의하기 어려우며,
새는 것이 없는 것이라, 많은 이로 하여금
도량에 이르게 하옵나이다. 저는 본래 삿된 견해에
착을 하여 모든 범지의 스승이 되었으나,
세존께옵서 저의 마음을 아시고 삿된 것을 뽑아
버리시고 열반을 설하시거늘, 제가 삿된 견해를 다 버려서
공법을 증함을 얻었나이다. 이 때 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멸도를 얻음에 이르렀다.」 고 하였더니,
그러하오나 지금에야 겨우 이것은 참된 멸도가 아님을
스스로 깨달았나이다. 만약 부처님 지음을 얻을 때는
서른두 가지 형상을 갖추며, 하늘과 사람과 야차의 무리와
용과 신 들이 공손히 공경하는, 이 때에야 이에
가히 「영원히 멸하는 것이 다하여 나머지가 없다.」고
일컫겠나이다. 부처님께옵서는 대중
가운데에서 제가 마땅히 부처님을 지으리라고
설하시니, 이와 같은 법의 소리를 듣자옵고,
의심하여 뉘우치는 것을 이미 다 없애버렸나이다.
④처음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신 바를 듣자옵고 마음 가운데
크게 놀라고 의심을 하되,「문득 마가 부처님을 지어
저의 마음을 번뇌롭히고 어지럽게 함이 아닌가.」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옵서는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훌륭하신 말씀으로써 설하시니, 그 마음이 바다와
같이 편안하여져서 제가 듣고 의심그물을 끊었나이다.
부처님께옵서 말씀하시되,「지난 예전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이 멸도하신 부처님께옵서도 방편 가운데
편안하게 머무시어 또한 모두 이 법을 설하셨고,
현재와 미래 부처님께옵서도 그 수는 헤아릴 수 있음이
없으되, 또한 모든 방편으로써 이와 같은 법을 설명하시어
말씀하시리라.」 하시며, 마치 지금의 세존께옵서도
탄생하심으로부터 그리고 또 출가하시어 도를 얻으시고
법륜을 굴리시되, 또한 방편으로써 설하시나니,
세존께옵서 말씀하심이 실상의 도이고, 파순은
이런 일이 없었나이다. 이로써 저는 결정코 이것은
마가 부처님 지음이 아님을 알았나이다.
제가 의심그물에 떨어진 까닭으로
「이것은 마가 하는 것이다.」 라고 일컬었나이다.
부처님의 부드럽고 연하옵신 소리는 깊고 멀며
심히 미묘하시어, 맑고 깨끗한 법을 설명하시어
드러내심을 듣자옵고, 저의 마음은 크게 기쁘고
즐거워서 의심하고 뉘우치는 것은 영원히 이미 다하여,
편안히 진실의 지혜 가운데에 머물렀나이다.
저는 결정코 마땅히 부처님을 지어서 하늘과
사람이 공경할 바가 되어, 위없는 법륜을 굴리어서
모든 보살을 가르쳐 교화하오리다.
⑤ 이 때에 부처님께옵서 사리불에게 이르시되, 『내가 지금 하늘과 사람과 사문과 바라문 들 대중 가운데에서 설하노니, 내가 옛적에 일찍이 이만억 부처님 거처에서 위없는 도를 위하는 까닭으로 항상 너를 가르쳐 교화하였고, 너는 또한 긴 밤에 나를 따라 배움을 받았느니라. 내가 방편으로써 너를 인도하였던 까닭으로 나의 법 가운데에 태어났느니라.
사리불이여, 내가 옛적에 너를 가르쳐서 부처님의 도를 뜻에 원하도록 하였으나, 너는 지금 다 잊어버리고 그리고는 문득 스스로 「이미 멸도를 얻었다.」 고 생각하였느니라. 내가 지금 도로 너로 하여금 본래 원하던 바의 행하던 도를 기억하고 생각하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모든 성문을 위하여서 이 대승경을 설하노니, 이름은 묘법연화라,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옵서 생각하시어 두호하시는 바이시니라.
사리불이여, 너는 미래 세상의 헤아릴 수 없고 가없으며 가히 생각으로 논의하지도 못할 겁을 지나서, 몇 천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바른 법을 받들어 가지며, 보살이 행할 바의 도를 흡족하게 갖추어서 마땅히 부처님 지음을 얻으리니, 호는 가로되, 화광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나라의 이름은 이구이며, 그 땅은 평탄하고 바르며 맑고 깨끗하게 꾸며서 치장되고, 편안하게 의지하여 즐거움이 가득하니, 하늘과 사람이 불길같이 성하며, 유리로 땅이 되고, 여덟 갈래로 오고가는 길이 있으되, 황금으로 줄을 만들어서 그 가를 경계로써 하고, 그 옆에는 각각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나무가 줄지어 섰고 항상 꽃과 과실이 있으리라. 화광 여래께옵서도 또한 삼승으로써 중생을 가르쳐 교화하시리라.
사리불이여, 그 부처님께옵서 나오실 때는 비록 악한 세상은 아니나 본래 원하던 까닭으로써 삼승법을 설하시느니라. 그 겁의 이름은 대보장엄이니, 어떠한 까닭으로 이름을 가로되 대보장엄이라 하는고 하면, 그 나라 가운데에 보살로서 큰 보배로 삼는 까닭이니라.
⑥ 그 모든 보살은 헤아릴 수 없고 가이 없으며, 가히 생각으로 논의하지 못할 것이며, 수를 세는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할 바이니, 부처님의 지혜의 힘이 아니면 능히 아는 자가 없느니라. 만약 다니고자 할 때에는 보배꽃이 발을 받드느니라. 이 모든 보살은 처음으로 뜻을 일으킴이 아니라, 모두 오래 덕의 근본을 심어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 부처님의 거처에서 깨끗한 범행을 닦아서, 항상 모든 부처님께옵서 칭탄하시는 바가 되며, 항상 부처님의 지혜를 닦아서 큰 신통을 갖추고 일체 모든 법의 문을 잘 알며, 바탕이 곧아서 거짓이 없고, 뜻과 생각이 굳고 단단한, 이와 같은 보살이 그 나라에 가득 차리라.
사리불이여, 화광 부처님의 수명은 십이 소겁이니, 왕자가 되어서 부처님을 짓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제외하느니라. 그 나라의 인민의 수명은 팔 소겁이니라. 화광 여래께옵서 십이 소겁을 지나시고서, 견만보살에게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의 수기를 주시고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이 견만보살이 다음에 마땅히 부처님을 지으면 호는 가로되, 화족안행 다타아가도 아라하 삼먁삼불타라 하리니, 그 부처님의 국토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하시느니라.
사리불이여, 이 화광 부처님께옵서 멸도하신 뒤에 정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삼십이 소겁이요, 상법이 세상에 머무름도 또한 삼십이 소겁이리라.』
⑦ 그 때에 세존께옵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하시어 이에 게송으로 설하시어 말씀하시되,
사리불은 오는 세상에 부처님을 이루어
지혜가 넓고 높으며, 호명은 가로되 화광이리라.
마땅히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며,
수없는 부처님께 공양하고, 보살행과 열 가지 힘 들의
공덕을 흡족하게 갖추어 위없는 도를 증하리라.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나 마치면
겁의 이름은 대보엄이요, 세계의 이름은 이구이니라.
맑고 깨끗하여 티와 더러운 것이 없으며,
유리로 땅이 되고 금줄로 그 길의 경계를 하며,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섞인 색깔의 나무에는
항상 꽃과 과실이 있느니라. 그 나라의 모든 보살은 뜻과
생각이 항상 굳고 단단하고, 신통으로써 나고 멸하는
이쪽에서 나고 멸함이 없는 저쪽에 이르럼 을 이미 모두
다 흡족하게 갖추었으며, 수없는 부처님의 거처에서
보살도를 잘 배운 이들과 같은 대사이니,
화광 부처님께옵서 교화할 바이니라.
부처님께옵서 왕자가 되었을 때 나라를 버리고
세상의 영화도 버리고, 나고 죽음의 돌고 도는 가장 마지막
뒤의 몸 으로 출가하여 부처님의 도를 이루느니라.
화광 부처님께옵서 세상에 머무시는 수명은
십이 소겁이요. 그 나라 인민들의 수명은
팔 소겁이니라. 부처님께옵서 멸도하신 뒤에
정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삼십이 소겁이니, 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 정법이 멸하기를 다하여 마치면,
상법도 삼십이이니라. 사리를 널리 퍼져 나가게
펴서 하늘과 사람이 널리 공양하리니,
화광 부처님께옵서 하시는 바의 그 일은
모두 이와 같으니라. 그 양가지가 흡족하시고
거룩하시며 높으신 분은 가장 나아서 짝할 무리가
없으며, 그가 곧 바로 너의 몸이니, 응당 마땅히
스스로 기뻐하고 경사로워할지니라.
⑧ 이 때에 사부중인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와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 들의 대중은, 사리불께서 부처님 앞에서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의 수기 받으심을 보고 마음이 크게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뜀이 헤아릴 수 없으며, 각각 몸에 입은 바의 위의 옷을 벗어서 부처님께 공양하며, 석제환인과 범천왕 들도 수없는 천자와 더불어 또한 하늘의 묘한 옷과 하늘의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 들로 부처님께 공양하니, 흩은 바의 하늘옷이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서 이에 스스로 돌아 구르며, 모든 하늘의 백천만 가지의 음악을 허공 가운데에서 한 때에 같이 일어나게 하고 많은 하늘꽃을 비오듯이 하며, 그리고는 이런 말을 하되, 『부처님께옵서 옛적에 바라나에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시고, 지금에야 이에 다시 위없는 가장 큰 법륜을 굴리시는구나.』
⑨ 그 때에 모든 천자가 거듭 이 뜻을 펴고자 하여 이에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되,
옛적에 바라나에서 사제의 법륜을 굴리시어
다섯 가지 화합하여 모인 것 으로 나고 멸하는
모든 법을 분별하시어 설하시고, 지금 다시
가장 묘하고 위없는 큰 법륜을 굴리시니,
이 법은 심히 깊고 그윽하여 능히 믿는 자가 적게 있나이다.
저희들이 옛적부터 오면서 자주 세존의 설하심을
들었사오나, 이와 같이 깊고 묘한 높은 법은
일찍이 듣지 못하였나이다. 세존께옵서 이 법을 설하시니
저희들은 모두 따라 기뻐하나이다.
큰 지혜의 사리불께서 지금 존귀한 수기 받음을
얻었으니, 저희들도 또한 이와 같이 반드시 마땅히
부처님 지음을 얻어, 일체 세간에서 위가 있을 수
없이 가장 높게 되오리다. 부처님의 도는 생각으로
논의하기 어려워 방편으로 마땅함을 따라 설하시니,
지금 세상과 만약 지난 세상에 저희에게 있는 바
복의 업과 그리고 또 부처님 뵈온 공덕을
다 부처님의 도에 돌리어 향하게 하나이다.
⑩ 그 때에 사리불께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오되,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다시 의심하여 뉘우치는 것이 없어서 친히 부처님 앞에서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의 수기 받음을 얻었으나, 이 모든 천이백의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자가, 옛날에 배우는 위치에 머무름에 부처님께옵서 항상 가르쳐 교화하시어 말씀하시되, 「나의 법은 능히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떠나서 궁극의 열반을 한다.」 하셨나이다.
이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사람도 또한 각각 스스로 이에 오온 화합의 내가 참 나라고 잘못 아는 그릇된 견해 와, 그리고 또 죽은 뒤에도 항상 내가 그대로 있다는 그릇된 견 해 와, 죽으면 몸과 마음이 없어진다는 그릇된 견해 들을 떠나서 열반을 얻었다고 생각하였는데, 그러하오나 지금 세존 앞에서 듣지 못한 것을 듣자옵고 모두 의심하여 미혹함에 떨어졌나이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사중을 위하시어 그 인연을 말씀하시어 의심하여 뉘우침에서 떠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때에 부처님께옵서 사리불에게 이르시되, 『내가 모든 부처님 세존께옵서 가지가지 인연과 비유와 말씀으로써 방편으로 설하시는 법은 모두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을 위함이라고 먼저 말하지 않더냐. 이 모든 설하는 바는 모두 보살을 교화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그러나 사리불이여, 지금 마땅히 또 비유로써 다시 이 뜻을 밝히리니, 모든 지혜 있는 자는 비유로써 이해함을 얻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약 나라의 고을 부락에 큰 장자가 있었으니, 그의 나이는 연로하여 쇠하고, 재물은 부자여서 헤아릴 수 없어 밭과 집과 그리고 또 모든 굽실거리는 시중꾼이 많이 있으며, 그 집은 넓고 크나 문은 오직 하나만 있고, 여러 사람의 무리가 많아서 일백, 이백에서 이에 오백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머물러 살았느니라.
⑪ 집과 누각은 낡고 썩었으며, 담장과 벽이 무너져 떨어졌고, 기둥뿌리는 부패하였으며, 대들보와 용마루는 기울어져 위태한데다가, 두루 빙 둘러서 같은 때에 홀연히 불이 일어나서 사는 집이 불에 살리어 타거늘, 장자의 모든 자식이 만약 열이나, 스물이나, 혹은 서른에 이르도록 이 집 가운데 있었느니라.
장자가 이 큰불이 사면으로부터 일어남을 보고 곧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며 이런 생각을 하되, 「나는 비록 능히 이곳 불타는 문에서 편안하게 의지하여 나옴을 얻었으나, 모든 자식들은 불난 집안에서 놀이하며 노는 데에만 즐겁게 착을 하여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불이 와서 몸에 가까이 닿아 아픈 괴로움이 이미 절박하게 될지라도 마음에 싫어하거나 근심하지 아니하고 나옴을 구하는 뜻도 없구나.」 하였느니라.
사리불이여, 이 장자는 이렇게 생각을 깊이 하되, 「나의 몸과 손에는 힘이 있는지라, 마땅히 꽃바구니나 혹은 안락의자나 책상 들로써 집으로부터 나오게 하리라.」 하다가, 또 다시 깊이 생각을 하되, 「이 집은 오직 문이 하나만 있고 또한 좁고 작은데, 모든 자식은 나이가 어려서 아는 것이 있지 아니하고, 노는 곳에만 그리워하여 집착하니, 혹시 마땅히 떨어지고 떨어져서 불에 타는 바가 되리라. 나는 마땅히 위하여 두렵고 겁나는 일을 말하되, 이 집은 이미 타나니, 마땅히 때에 빨리 나오라고 하여, 불에 타서 해되는 바가 없게 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기를 마치고는, 깊이 생각한 바와 같이 자세히 모든 자식에게 이르되, 「너희들은 빨리 나오너라.」 하였느니라.
아버지는 비록 가련하고 불쌍히 여겨서 좋은 말로 달래어 깨우쳐 주나, 모든 자식들은 놀이하며 노는 데만 즐겁게 집착하여 즐거이 믿어 받지 아니하며,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깨달아 나올 마음이 없었느니라. 또한 다시 어떤 것이 바로 불이며, 어떤 것이 집이며, 어떤 것을 잃게 되는지 알지 못하고, 다만 동서로 달리어 놀며 아버지만 볼 따름이었느니라.
⑫ 그 때 장자는 곧 이런 생각을 하되, 「이미 이 집이 큰불에 타는 바 되었으니, 나와 그리고 또 모든 자식이 만약 때에 나오지 아니하면 반드시 불에 탈 바가 되리니, 내가 지금 마땅히 방편을 베풀어서 모든 자식들로 하여금 이런 해를 면함을 얻게 하리라.」 하고, 아버지는 모든 자식이 먼저 마음에 각각 좋아하는 바 있는 가지가지의 진귀한 노리개와 이상하고 기이한 물건에 뜻을 두고 반드시 즐거움을 붙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리고는 일러 말하되, 「너희들이 가히 좋아하는 노리개는 드물게 있는 것이라서 얻기가 어려우니, 네가 만약 받지를 아니하면 뒤에는 반드시 근심하고 뉘우치리라.
이와 같은 가지가지의 양의 수레와 사슴의 수레와 소의 수레가 지금 문 밖에 있으니, 가히 장난하며 즐겁게 놀 수 있느니라. 너희들은 이 불타는 집에서 마땅히 빨리 나올지니라. 너희가 하고자 하는 바를 따라서 마땅히 모두 너희에게 주리라.」 하였느니라.
이 때에 모든 자식은 아버지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진귀한 장난감인 물건이 그 원하는 바와 맞는 까닭으로, 마음이 각각 용맹하고 날카로워져서 서로서로 밀고 차며 앞다투며, 같이 뛰어 달리며, 다투며 불난 집을 나왔느니라. 이 때에 장자는, 모든 자식들이 편안하게 의지하여 나옴을 얻어서 모두 네 거리 길 가운데의 드러난 땅에 앉으니, 다시는 막히고 걸릴 것이 없음을 보고 그 마음이 태연하며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뛸 듯이 하였느니라. 그 때에 모든 자식들이 각각 아버지께 아뢰어 말하되, 「아버지께서 먼저 허락하신 바의 좋은 장난감의 꺼리인 양의 수레와 사슴의 수레와 소의 수레를 원하옵건대, 때에 내려 주시옵소서.」 하였느니라.
⑬ 사리불이여, 이 때 장자는 각각 모든 자식에게 같은 하나의 큰 수레를 주니, 그 수레는 높고 넓은데, 많은 보배로 단정하게 틀을 하고, 난간의 둘레를 빙 둘러서 사면에는 방울을 달고 또 그 위에는 수레 휘장의 덮개를 펴서 치고, 또한 진귀하고 기이한 잡가지의 보배로써 아름답게 꾸몄으며, 보배줄로 얽어매어 모든 꽃과 구슬을 드리우고, 예쁜 대자리를 겹겹이 넓게 깔아 놓고, 붉은 베개를 안정하게 놓았으며, 흰 소로써 끌게 하니, 살과 빛이 아름답고 깨끗하며, 몸의 형상은 어여쁘고 좋으며, 큰 기운과 힘이 있으며, 다니는 걸음이 평탄하고 바르며 그 빠름이 바람과 같으며, 또 많은 시중꾼이 따라 이에 모시고 호위하였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이 큰 장자는 재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부자여서 가지가지의 모든 창고가 모두 다 차고 넘치니, 이에 이런 생각을 하되, 「나의 재물은 끝이 없으니, 응당 낮고 졸렬한 작은 수레를 모든 자식들에게 주지 않느니라. 지금 이 어린아이는 모두 바로 나의 자식이니, 사랑함에 치우치어 편듦이 없이하리라. 나에게는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보배로 된 큰 수레가 있는데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니, 응당 마땅히 같은 마음으로 각각 이를 주나니, 마땅히 차별하지 아니하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내가 이 물건으로써 두루 한 나라에 줄지라도, 가히 오히려 다하지 못할진대, 어찌 하물며 모든 자식이겠느냐.」
이 때 모든 자식은 각각 큰 수레를 타고 일찍이 있지 않았던 것을 얻으니, 본래 바란 것 뿐만이 아니었느니라.
사리불이여, 너의 뜻에는 어떠하느냐. 이 장자가 모든 자식에게 진귀한 보배의 큰 수레를 똑같이 준 것이 어찌 허망함이 있다 하겠느냐. 아니 하겠느냐.』
사리불께서 말씀하오되,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장자는 다만 모든 자식으로 하여금 불의 난리에서 면함을 얻게 하여 그 몸뚱이와 목숨만 온전하게 될지라도 허망함이 되지 않음이옵니다. 어떠한 연고인고 하오면, 만약 몸과 목숨만 온전하여도 문득 좋은 장난하는 꺼리를 이미 얻게 됨이거늘, 하물며 다시 방편으로 저 불난 집에서 빼내어 건져 줌이오니까.
세존이시여, 만약 이 장자가 이에 가장 작은 수레 하나도 주지 않음에 이를지라도, 오히려 허망한 것이 아니옵니다. 어떤 까닭인고 하오면, 이 장자가 먼저 이러한 뜻을 짓되, 「내가 방편으로써 자식으로 하여금 나옴을 얻게 하리라.」 하였으니, 이러한 인연으로써도 허망함이 없음이온데, 어찌 하물며 장자가 재물이 부자라서 헤아릴 수 없음을 스스로 알고, 모든 자식에게 넉넉히 이익되게 하고자 하여 똑같이 큰 수레를 줌이오리까.』
부처님께옵서 사리불에게 이르시되, 『착하고 착하도다. 네가 말한 바와 같으니라.
⑭ 사리불이여,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곧 일체 세간의 아버지가 되어, 모든 겁냄과 두려움과 쇠약함과 뇌로움과 근심과 질병과 밝음이 없는 어두움에 가리운 것이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고, 그리고는 헤아릴 수 없는 지견과 힘과 두려울 바가 없는 것을 다 성취하여, 큰 신력과 그리고 또 사리에 밝은 지혜의 힘이 있으며, 방편과 사리에 밝은 지혜로써 나고 멸하는 이쪽에서 나고 멸함이 없는 저쪽에 이르럼 을 흡족하게 갖추고, 대자대비로 항상 게으름과 권태가 없으며, 항상 착한 일을 구하며, 일체를 이익되게 하느니라.
이에 삼계의 썩고 낡은 불난 집에 나서, 중생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며, 근심과 슬픔이며, 괴로움과 번뇌로움과 어리석음과, 어두움에 덮인 삼독의 불에서 건지기 위하여 가르쳐 교화하여, 하여금 위없이 높고 바르며 크고도 넓으며 평등한 깨달음 을 얻게 하느니라.
모든 중생을 보니, 나고 늙음과 병들고 죽음과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과 뇌로움으로 불이 붙어 지지지는 바가 되며, 또한 다섯 가지 욕심과 재물의 이익을 위한 까닭으로써 가지가지의 괴로움을 받으며, 또 탐착하여 좇아 구하는 까닭으로써 지금에는 많은 괴로움을 받다가 뒤에는 지옥·축생·아귀의 괴로움을 받으며, 만약 하늘 위에 나거나 그리고 또 인간으로 있을지라도 가난하고 궁하여 곤란한 괴로움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과, 원수와 미운 이를 만나는 괴로움인, 이와 같은 것들의 가지가지의 모든 괴로움에 중생이 그 가운데 빠져 있으면서도, 기쁘고 즐겁게 놀이하며 놀면서 깨닫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놀라지도 아니하고, 두려워하지도 아니하며, 또한 싫어함도 내지 아니하고, 해탈도 구하지 아니하며, 이 삼계의 불난 집에서 동서로 뛰고 달리며 비록 큰 괴로움을 만날지라도 근심도 하지 아니하느니라.
사리불이여, 부처님은 이것을 보고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되, 「나는 중생의 아버지가 되는지라. 응당 그 괴로움과 어려운 것을 빼내어 주고,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의 즐거움을 주어서, 그네로 하여금 놀이하며 놀게 하리라.」
사리불이여, 여래는 다시 이런 생각을 하되, 「만약 내가 다만 신력과 그리고 또 사리에 밝은 지혜의 힘으로 방편을 버리고, 모든 중생을 위하여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울 바가 없는 것을 칭찬하면, 중생이 이것으로써는 능히 제도를 얻지 못하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이 모든 중생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과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뇌로워하는 것을 면하지 못하고, 욕계·색계·무색계의 불난 집에서 불타는 바가 될 것이니, 무엇으로 말미암아 능히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를 이해하리오.」
⑮ 사리불이여, 그 장자가 비록 다시 몸과 손에는 힘이 있으나, 그러나 쓰지 아니하고, 다만 은근히 방편으로써 모든 자식을 불난 집의 난리에서 힘써 건지고, 그러한 뒤에야 각각 진귀한 보배로 된 큰 수레를 주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비록 힘과 두려울 바 없는 것이 있으나 그러나 쓰지 아니하고, 다만 사리에 밝은 지혜와 방편으로써 삼계의 불난 집에서 중생을 빼내어 건지기 위하여 삼승인 성문과 벽지불과 불승을 설하여 이에 이러한 말을 하되, 「너희들은 삼계의 불난 집에 즐겁게 머무름을 얻지 말고, 추하고 나쁜 빛과 소리와 향기와 맛과 닿는 것을 탐하지 말지니라. 만약 탐착하여 사랑이 생기면 곧 불타는 바가 되리라. 너희가 빨리 삼계를 나오면 마땅히 삼승인 성문·벽지불과 불승을 얻으리라. 내가 지금 너희를 위하여 이 일을 보증하여 맡으리니, 마침내 헛되지 않게 하리라. 너희들은 다만 마땅히 부지런히 닦고 정진할지니라.」
여래가 이런 방편으로써 중생을 달래어 나아가게 하고 다시 이런 말을 하되, 「너희들은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삼승법은 모두 바로 성인께옵서 칭탄하시는 바이라, 마음이 마음대로 되어 얽매임이 없으며 의지하여 구할 것도 없으니, 이 삼승을 타면, 새는 것이 없는 뿌리와 힘과 깨달음과 도와 선정과 해탈과 삼매 들로써 스스로 즐겁게 놀아, 문득 헤아릴 수 없이 편안하게 의지하는 쾌락을 얻으리라.」 하느니라.
사리불이여, 만약 어떤 중생이 안으로 지혜로운 성품이 있어, 부처님 세존으로부터 법을 듣고 믿어 받으며 간절히 정진하며 빨리 삼계를 나오고자 하여 스스로 열반을 구하면, 이 이름은 성문승이니, 저 모든 자식이 양의 수레를 구하기 위하여 불난 집을 나오는 것과 같으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으로부터 법을 듣고 믿어 받으며 간절히 정진하여, 자연혜를 구하며 홀로 좋고 고요함을 즐기어 깊이 모든 법의 인연을 알면, 이 이름은 벽지불승이니, 저 모든 자식이 사슴의 수레를 구하기 위하여 불난 집을 나옴과 같으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세존으로부터 법을 듣고 믿어 받으며 부지런히 닦고 정진하여, 일체 지혜와 부처님 지혜와 자연 지혜와 스승 없는 지혜와 여래의 지견과 힘과 두려울 바 없는 것을 구하고,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불쌍히 생각하여 편안하고 즐겁게 하며, 하늘과 사람을 이익되게 하고, 일체를 제도하여 벗어나게 하면, 이 이름은 대승보살이니, 이러한 승을 구하는 까닭으로 마하살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저 모든 자식이 소의 수레를 구하기 위하여 불난 집을 나옴과 같으니라.
사리불이여, 저 장자가 모든 자식들이 편안하게 의지하여 불난 집에서 나옴을 얻어 두려움이 없는 곳에 이르럼을 보고, 스스로 생각하니 재물이 헤아릴 수 없이 부자여서, 큰 수레를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주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일체 중생의 아버지가 되느니라.
만약 헤아릴 수 없는 억천 중생이 부처님께서 가르치는 문으로 삼계의 괴로움인 겁나고도 두렵고 험한 길을 나와서 열반의 즐거움을 얻는 것을 보고는, 여래가 이 때에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하되, 「나는 헤아릴 수 없고 가없는 사리에 밝은 지혜와 힘과 두려움이 없는 것 들의 모든 부처님의 법의 곳집이 있고, 이 모든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니, 똑같이 대승을 줄 것이요, 어떤 사람이든지 홀로 멸도를 얻지 못하니, 모두 여래의 멸도로써 이에 멸도케 하리라. 이 모든 중생의 삼계에서 벗어난 자에게는 모든 부처님의 선정과 해탈 들의 즐겁게 노는 데에 갖추는 것을 다 주나니, 모두 이것은 한 형상, 한 종류이고, 성인께옵서 칭찬하시는 바이며, 능히 깨끗하고 묘한 제일의 즐거움이 생기느니라.」
사리불이여, 저 장자가 처음에 세 가지 수레로써 모든 자식을 달래어 이끌고, 그러한 뒤에 다만 보배 물건으로 꾸미고 치장하여 편안하게 의지함이 제일이 되는 큰 수레를 주었느니라. 그러나 저 장자는 허망된 허물이 없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허망함은 있을 수 없나니, 처음에 삼승을 설하여 중생을 인도하고 그러한 뒤에 다만 대승으로써 제도하여 벗어나게 하느니라. 까닭은 무엇인가 하면, 여래는 헤아릴 수 없는 사리에 밝은 지혜와 힘과 두려울 바 없음의 모든 법의 곳집이 있어서, 능히 일체 중생에게 대승의 법을 주건마는, 다만 다 능히 받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이여, 이런 인연으로써 마땅히 알지니라. 모든 부처님께옵서는 방편의 힘인 까닭으로 일불승을 분별하시어 삼을 설하시느니라.』
부처님께옵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하시어 이에 게송으로 설하시어 말씀하시되,
비유할 것 같으면, 장자에게는 큰 집이
하나 있는데, 그 집은 오래된 까닭으로 이에
다시 무너지고 헐었느니라. 집채는 높고 위태로우며,
기둥뿌리는 썩어 꺾였으며, 대들보와 용마루는 기울어져
비스듬하고, 섬돌의 토대는 무너지고 헐었으며,
담장과 벽은 무너져 엎어졌고, 진흙 바른 것은 무너져
떨어졌으며, 지붕 덮은 것도 어지럽게 떨어졌고,
서까래와 처마는 어긋나고 떨어져 나갔으며,
꾸불꾸불한 울타리 둘레에는 잡가지 더러운 것이
두루 가득 찼는데, 오백 사람이 그 가운데에
머물러 살고 있었느니라. 솔개와 올빼미와 수리와
독수리와 까마귀와 까치와 산비둘기와 집비둘기와
까치독사와 살무사와 전갈과 지네와 그리마와
수궁과 백족충과 족제비와 살쾡이와 새앙쥐와 쥐와 모든
악한 벌레 무리는 섞이어 가로지르며 달음박질하며,
똥과 오줌의 냄새가 나는 곳에 깨끗하지 못한 것이
흘러넘치며, 말똥구리와 모든 벌레가 그 위에 모이며,
여우와 이리와 야간이는 씹어 물고 밟고 다니며
죽은 시체를 맛보고 먹으니, 뼈와 살이 흩어져
어지러웠느니라.
이로 말미암아 뭇 개는 다투며 와서 밀고 당기고,
굶어서 파리하며 두려워서 급하게 곳곳에서
먹을 것을 구하여, 움켜잡고 끌어당기면서
다투고 싸우며, 물어뜯고 싸우며 크게 짖나니,
그 집의 두렵고 겁나는 재앙의 형상이 이와 같으니라.
곳곳에 모두 산도깨비와 물도깨비와 나무도깨비와
돌도깨비가 있으며, 야차와 악한 귀신이
사람의 살을 씹어 먹으며, 독한 벌레의 무리와
모든 악한 날짐승과 길짐승이 알을 까서 기르고 새끼를 낳아
자라게 하여 각각 스스로 감추어 보호하나,
야차가 앞다투며 와서 다투어 잡아먹으며,
먹고는 이미 배가 부르면 악한 마음이 돌아와서
힘이 커져서 다투고 싸우는 소리가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려우며, 구반다 귀신은 단단한 땅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가, 혹은 때로는 땅에서 한 자나
두 자를 떨어져 왔다갔다 놀러 다니며 함부로
장난하기를 즐기되, 개의 양 발을 잡아서
팽개쳐서 소리를 잃게 하고, 다리를 목에 붙이고서
개를 놀라게 하고는 스스로 즐거워하였느니라.
다시 여러 귀신이 있나니, 그 몸은 길고 크며 벌거벗은
형상의 검고 파리한 것이 항상 그 가운데에 머물면서,
크게 악한 소리를 일으켜서 울고 부르짖으며
먹을 것을 구하며, 다시 모든 귀신이 있으니,
그 목구멍은 바늘과 같으며, 다시 모든 귀신이 있는데,
머리는 소의 머리와 같은 것이 혹은 사람의 살을 먹으며,
혹은 다시 개도 씹어 먹으며, 머리털이 어지럽게 헝클어진
것이 흉악하고 음흉하여 잔인하게 해치며, 주리고
목마름이 닥쳐서 부르짖고 외치며 치달아 달리며,
야차와 아귀와 모든 악한 새와 짐승은 굶주림에 급하여
사방으로 향하면서 창문과 들창을 엿보며 지키나니,
이와 같은 모든 난리가 두렵고 겁남이
헤아릴 수 없느니라.
이 썩고 낡은 집은 한 사람에게 속했나니,
그 사람이 겨우 나온 지 오래되지 않은 사이에,
뒤의 살던 집에서 홀연히 불이 일어나서 사면이
한 때에 그 불꽃과 함께 활활 붙어서, 대들보와
용마루와 서까래와 기둥에서 터지는 소리가 찢어지듯이
진동하면서 꺾이어 부러지고 떨어져 내리고,
담장과 벽이 무너지고 넘어져, 모든 귀신들은 소리를 질러
크게 부르짖으며, 수리와 독수리와 모든 새와
구반다 들은 두루 두렵고 급하고 놀라서
능히 스스로 나오지 못하며, 악한 짐승과 독한 벌레는
굴 구멍으로 도망하여 숨어 버리며,
비사사 귀신도 또한 그 가운데에 머물렀나니,
복과 덕이 엷은 까닭으로 불에 가까운 바가 되어 함께
서로를 잔혹하게 해쳐서 피를 마시고 살을 씹어 먹으며,
야간의 무리는 아울러 이미 먼저 죽었으니
모든 크고 악한 짐승이 앞다투며 와서 뜯어먹으며,
냄새나는 연기가 흩어져 무럭무럭 피어올라 사면을
가득히 메웠느니라.
지네와 그리마와 노래기와 땅지네와 독사의 종류는
불에 타는 바가 되어 다투어 달리어 구멍에서 나오면
구반다 귀신이 따라와 잡아먹으며,
또 모든 아귀는 머리 위에 불이 타고 굶주리고 목 마르며,
뜨거움에 뇌로워하며 두루 두려워하고 번민하며 달아나니,
그 집은 이와 같이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려우니라.
독하고 해로운 불의 재앙으로 많은 난리가
하나만이 아니었느니라. 이 때 집 주인이 문 밖에
서 있으면서, 어떤 사람의 말을 들으니, 「당신의 모든
자식들이 먼저 희학질 하면서 놀기 위한 까닭으로
이 집에 들어 왔으나, 어리고 작아 아는 것이 없어서
기쁘고 즐겁게 노는 데만 즐거이 착을 한다.」 하니,
장자가 듣고는 놀라 불난 집에 들어가서
바야흐로 마땅히 구원하여 건져서 「불에 타는 해가
없게 하리라.」 하고, 모든 자식에게 깨우쳐 일러서
많은 근심과 난리를 말하되,「악한 귀신과 독한 벌레와
재앙과 불이 넝쿨같이 뻗쳐서 많은 괴로움이 차례차례로
같이 잇달아 끊어지지 않으며, 독사와 까치독사와 전갈과
그리고 또 모든 야차와 구반다 귀신과 야간과 여우와
개와 수리와 독수리와 솔개와 올빼미와 백족충의 무리가,
굶주림과 목마름과 뇌로움에 급하여서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렵거늘, 이런 괴로움과 난리의 곳에
하물며 다시 큰불이랴.」 모든 자식은 아는 것이 없어서,
비록 아버지의 가르침을 들었으나, 오히려 옛대로
즐거이 착을 하여 즐겁게 놀이하기를 마치지
아니하였느니라.
이 때에 장자는 이에 이런 생각을 하되, 「모든 자식은
이와 같으니, 나의 근심과 번뇌만 더하게 하는구나.
지금 사는 이 집은 가히 즐거움이 하나도 없거늘,
이에 모든 자식들은 즐거이 놀이하며 노는 데에만 깊이
빠져서 지나치게 즐기고, 나의 가르침을 받지 아니하니,
장차 불이 해롭게 하리로다.」 하고 곧 오로지 깊이 생각하되,
「모든 방편을 베푸리라.」 하고 모든 자식들에게 이르되,
「나에게 있는 가지가지 보배의 노리개 꺼리로써
묘한 보배로 된 좋은 수레인, 양의 수레와 사슴의 수레와
큰 소의 수레가 지금 문 밖에 있으니, 너희들은 나오너라.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이 수레를 지어 만들었으니,
뜻에 따라 즐거운 바로 가히 즐겁게 놀이하며
놀 수 있느니라.」 모든 자식은 이와 같은
모든 수레의 말을 듣고, 곧 때에 분주하게 앞다투어
가면서 달음박질하여 나와서 빈 땅에 이르러니,
모든 괴로움과 난리를 여의었느니라.
장자는 자식이 불난 집에서 나옴을 얻어 네 거리에
머무는 것을 보고, 사자자리에 앉아서 그리고는
스스로 하례하는 말을 하되, 「나는 지금 쾌락하도다.
이 모든 자식들을 낳아 기르기가 심히 어렵거늘,
어리석고 어려서 아는 것이 없어 험한 집에 들었으니,
모든 독한 벌레는 많고 도깨비는 가히 두려우며,
큰불의 맹렬한 불꽃이 사면에서 함께 일어나는데,
그러나 이 모든 자식은 즐겁게 놀이하며 노는 것에만
즐거이 탐착하였느니라. 나는 이미 구원하여 난리에서
벗어남을 얻게 하였으니, 이런 까닭으로 모든 사람이여,
나는 지금 쾌락하도다.」 이 때 모든 자식은
아버지께서 편안히 앉았음을 알고, 모두 아버지의
거처로 나아가서 그리고는 아버지께 아뢰어 말하되,
「원하옵건대, 저희들에게 앞에서 허락하신 바와 같이
세 가지의 보배수레를 내려주시옵소서.
모든 자식이 나온다면, 마땅히 세 가지의 수레로써
너희가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르리라고 하셨나이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오니, 오직 베풀어 주시옵소서.」
장자는 큰 부자라서 창고에 감추었던 여러 가지 많은
금, 은, 유리와 차거와 마노의 많은 보물로써,
모든 큰 수레를 만들어 장식하는 틀을 하여
아름답게 꾸미되, 난간의 둘레를 빙 둘러서
사면에 방울을 달고 금줄로 얽었으며,
진주 그물을 그 위에 펴서 쳤으며, 금꽃과 모든 영락을
곳곳에 드리워 내렸으며, 많은 비단을 섞어 꾸민 것으로
둘레를 빙 둘러 에워싸고, 부드럽고 연한 비단과 고운
솜으로써 까는 요를 하고, 으뜸가고 묘한 가는 천은
가치가 천억인데 곱고도 희며 맑고 깨끗한 것으로써
그 위를 덮었으며, 커다란 흰 소가 있으니,
살이 쪄서 굳세고 힘이 많으며 몸의 형상이
어여쁘고 아름다운데, 보배수레의 멍에를 메게 하고,
여러 인도하고 따르는 이가 많아서 이에 모시고
이를 호위하였느니라. 이 묘한 수레를 모든
자식에게 똑같이 내려주니, 모든 자식은 이 때에야
기쁘고 즐거워서 뛰고 뛰면서 이 보배수레를 타고
사방에서 놀되, 즐겁게 놀이하는 것이 쾌락하며
마음이 마음대로 되어 걸림이 없었느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많은 거룩한 분 가운데에서 높으며, 세간의 아버지니라.
일체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나, 깊이 세상의
즐거움에 착을 하여 지혜로운 마음이 있을 수 없으며,
삼계가 편안함이 없는 것은 마치 불난 집과 같으며,
많은 괴로움이 가득 차서 가히 심히 겁나고 두려우니라.
항상 나고 늙으며 병들고 죽는 것과 근심 걱정이 있으며,
이와 같은 것들의 불이 치성하게 타올라서
쉬지를 아니하느니라. 여래는 이미 삼계의
불난 집을 떠나서, 고요하고 한가하게 살며
편안하게 숲이나 들판에 사느니라.
지금 이 삼계는 모두 바로 나의 것이며,
그 가운데의 중생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거늘,
그러나 지금 이곳은 모든 근심과 난리가 많으니,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능히 구원하고
보호할 수 있느니라. 비록 거듭 훈계하여 가르치나,
그러나 믿어 받지 아니함은 모든 욕심에 물이 들어
탐착이 심한 까닭이니, 이에 방편으로써 삼승을 설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의 괴로움을 알게 하고,
세간에서 나오는 길을 설명하여 말하고
열어 보이는 것이니, 이 모든 아들들이
만약 마음이 결정되면 삼명과 그리고 또 육신통을
흡족하게 갖추어서, 연각과 물러나지 아니하는
보살을 얻을 수 있느니라. 너 사리불이여,
내가 중생을 위하여 이런 비유로써
일불승을 설하노니, 너희들이 만약 능히
이 말을 믿어 받으면 일체가 모두 마땅히
부처님의 도 얻음을 이루리라.
이 승은 미묘하여 맑고 깨끗함이 제일이라서
모든 세간에서 위가 있을 수 없으니, 부처님께옵서
가히 기뻐하시는 바이며, 일체 중생도 응당 찬탄하고
공양하며 예배할 바이며, 헤아릴 수 없는 억천의
모든 힘과 해탈과 선정과 사리에 밝은 지혜와
그리고 또 부처님의 나머지 법이니라.
이와 같은 승을 얻어야만, 모든 자식들로 하여금
밤낮의 겁수에 항상 즐겁게 노는 것을 얻게 하며,
모든 보살과 더불어 그리고 또 성문의 무리가
이 보배수레를 타고 바로 도량에 이르느니라.
이런 인연으로써 시방으로 살펴서 구할지라도 다시
다른 승은 없으니, 부처님의 방편은 제외되느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너희 모든 사람들은
모두 바로 나의 아들이요, 나는 곧 바로 아버지니라.
너희들이 여러 겁에 많은 괴로움으로 불타는 바이거늘,
내가 모두 건지고 빼내어 하여금 삼계에서
나오게 하였느니라. 내가 비록 먼저 너희들은
멸도했다고 말하였으나, 다만 나고 죽음만
다한 것뿐이고 그러나 진실로 멸이 아니니,
지금 응당 할 바는 오직 부처님의 사리에
밝은 지혜이니라. 만약 보살이 이 많은 이
가운데 있으면 능히 한마음으로 모든 부처님의
실상의 법을 들을지니라. 모든 부처님 세존께옵서는
비록 방편을 쓰시나 교화하시는 바 중생은
모두 바로 보살이니라.
만약 사람이 지혜가 적어서 사랑하는 욕심에 깊이
착을 하면, 이들을 위하는 까닭으로 괴로움이라는
이치를 설하느니라. 중생이 기쁜 마음으로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을 얻나니, 부처님이 설한
괴로움이라는 이치는 진실하여 다름이 없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괴로움의 근본을 알지 못하여,
깊이 괴로움의 원인에 착을 하여 능히 잠시도
버리지 못하면, 이들을 위하는 까닭으로 방편으로
도를 설하느니라. 모든 괴로움의 원인 되는 바는
탐욕이 근본이 되거늘, 만약 탐욕을 멸하면
의지하고 머무를 바가 없어서 모든 괴로움이 다하여 멸하니,
세 번째 이치라 이름하느니라.
멸함이라는 이치를 위하는 까닭으로 도를 닦아 행하여
모든 괴로움의 얽힘에서 떠나면, 해탈을 얻었다고
이름하나니, 이 사람이 어찌하여 이에 해탈을
얻었다고 하는가 하면, 다만 허망을 떠난 것을
해탈이라 이름할 따름이며, 그 참된 일체의 해탈을
얻지 못하였으니, 부처님은 이 사람은 참된 멸도가
아니라고 말하느니라. 이런 사람은 위없는 도를
얻지 아니한 까닭이니, 내가 뜻하는 멸도에 이르게
하고자 함이 아니니라. 내가 법왕이 되어
법에 마음대로 되어 중생을 편안하게
의지하게 하려고 일부러 세상에 나타났느니라.
너 사리불이여, 나의 이 법도장은
세간을 이익되게 하고자 하는 까닭으로 설하노니,
놀고 있는 장소에 있어서는 함부로 전하여 펴지 말지니라.
만약 듣는 자가 있어서 따라 기뻐하며 이마로 받으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돌아서서 물러나지
아니함이니라.
만약 이 경법을 믿어 받는 자가 있으면, 이 사람은
이미 일찍이 지난 예전에 부처님을 뵈옵고 공손히
공경하며 공양을 하였으며, 또한 이 법을 들었느니라.
만약 사람이 있어 능히 네가 말한 것을 믿으면,
곧 나를 본 것이며, 또한 너와 그리고 또
비구승과 아울러 모든 보살을 본 것이니라.
이 법화경은 깊은 지혜를 위하여 설한 것이니,
아는 것이 얕은 이가 들으면 미혹하여 이해하지 못하나니,
일체의 성문과 그리고 또 벽지불은 이 경 가운데서는
힘이 미치지 못하는 바이니라. 너 사리불도 오히려
이 경에서는 믿음으로써 들어옴을 얻게 되었거늘,
하물며 다른 성문이랴. 그 나머지의 성문도
부처님의 말씀을 믿는 까닭으로 이 경을
따르고 좇으나, 자기 지혜의 분수는 아니니라.
또 사리불이여, 교만하고 업신여기며
소홀히 하고 게을리 하거나, 오온 화합의 내가
참 나라고 잘못 아는 그릇된 견해 를
꾀하는 자에게는 이 경을 설하지 말지니라.
범부는 아는 것이 얕아서 다섯 가지 욕심에 깊이
착을 하니 들어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또한 위하여
설하지 말지니라. 만약 사람이 믿지 않고
이 경을 헐뜯고 비방하면, 곧 일체 세간의 부처님
종자를 끊는 것이니라. 혹은 다시 얼굴을 찡그리며
그리고는 의심과 미혹을 품으면, 너는 마땅히
이 사람의 죄보를 설하는 것을 들을지니라.
만약 부처님께옵서 세상에 계시거나 만약 멸도하신 뒤에,
그가 이와 같은 경전을 비방함이 있거나,
경을 읽고 외우며 쓰고 가지는 어떤 자를 보고
가벼이 여겨 천대하거나 미워하고 질투하며
이에 원한 맺음을 품으면, 이 사람의 죄보를
너는 지금 다시 들을지니라.
그 사람이 명을 마치면 아비지옥에 들어가서
일 겁을 흡족하게 채우고, 겁이 다하고는 다시 태어나며,
이와 같이 되풀이하기를 수없는 겁에 이르러고,
지옥으로부터 나와서는 마땅히 축생에 떨어져서
만약 개나 야간이가 되면, 그 형상이 대머리이고
파리하며 검으면서 누렇고 옴과 문둥병에 걸리고
사람이 찌르고 어지럽게 할 것이며, 또 다시
사람이 가서 미워하고 천대할 것이고, 항상
피곤하고 굶주리며 목말라 뼈와 살이 야위고 마르며,
살아서는 회초리로 독하게 맞고 죽어서는 기와나
돌에 덮여지나니, 부처님의 종자를 끊은
까닭으로 이런 죄의 보를 받느니라.
만약 낙타가 되거나 혹은 나귀 가운데 나면,
몸에는 항상 무거운 짐을 지고, 모든 몽둥이로써
채찍질 당하며, 다만 생각하는 것은
물과 풀뿐이고 다른 것은 아는 것이 없으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이와 같은 죄를 받느니라.
또 야간이가 되어 동네에 들어오면,
신체는 옴과 문둥이고 또 한 쪽 눈이 없어서
모든 사내아이들이 향하여 치고 던지는 바가 되어,
모든 괴로움과 아픔을 받아서 혹 때로는 죽음에까지
이르러며, 여기에서 죽기를 마치고는
다시 구렁이 몸을 받되, 그 형상이 길고 커서
오백 유순이며, 귀 먹고 미련하고 발이 없어서
고부라지게 구르면서 배로 다니다가 모든 작은 벌레에게
씹어 먹히는 바가 되어, 밤낮으로 괴로움을 받아
휴식은 있을 수 없나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죄 얻음은 이와 같으니라.
만약에 사람됨을 얻을지라도 모든 뿌리가 어둡고 둔하며,
난쟁이고 못생기고 곰배팔, 절름발이, 장님, 귀머거리,
등은 곱사등이가 되며, 말할 바가 있어 말해도
사람이 믿어 받지 아니하며, 입 기운은 항상 냄새가 나고
귀신과 도깨비가 붙은 바이며, 가난하고 궁하며
낮고 천하며 사람이 심부름시키는 바 되며,
병이 많으며 소갈증이고 파리하나 의지하여
믿을 곳이 없으며, 비록 사람을 친하여
가까이할지라도 사람이 뜻에 두지 아니하며,
만약 얻는 바가 있어도 곧 다시 잃어버리며,
만약에 의원의 도를 닦아서 처방에 따라 병을 치료하여도,
다시 다른 질병만 더하여 혹은 다시 죽음에까지 이르며,
만약 자기가 병이 있으면 구원하여 치료해 줄 사람이
없으며, 설령 좋은 약을 먹을지라도 이에 다시
더 심해지며, 만약에 남에게 반역이나 노략질이나
겁탈이나 도둑맞는, 이와 같은 것들의 죄에
그런 재앙이 뜻밖에 걸리느니라.
이와 같은 죄인은 영원히 부처님을 뵈옵지 못하며,
뭇 성인의 왕이 법을 설하여 가르쳐 교화할지라도,
이와 같은 죄인은 항상 어려운 곳에 나며,
미치거나, 귀가 먹거나, 마음이 어지러워서
영원히 법을 듣지 못하며, 항하사와 같은 수없는 겁에
번번이 귀머거리와 벙어리로 나서 모든 뿌리를 갖추지
못하며, 항상 지옥에 사는 것을 동산의 망루에서
노는 것 같이 하며, 나머지 악도에 있기를
자기 사는 집과 같이 하며, 낙타나 나귀나 돼지나 개,
이것이 그가 가는 곳이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죄를 얻음이 이와 같으니라. 만약에 사람됨을 얻을지라도
귀머거리, 장님, 벙어리가 되고 가난하고 궁하여
모든 쇠약한 것으로 스스로를 꾸미고 치장하며,
물종기와 목마름과 두통과 학질과 문둥병과 악한 종기,
이와 같은 것들의 병으로써 의복을 삼으며, 몸은 항상
냄새나는 곳에 살아 때 끼고 더러워 깨끗하지 못하며,
깊이 오온 화합의 내가 참 나라고 잘못 아는
그릇된 견해 에 착을 하여, 성냄과 분노가 더욱 더하며,
음탕한 욕심은 불같이 성하여 날짐승과 길짐승을
가리지 아니하나니, 이 경을 비방한 까닭으로
죄를 얻음이 이와 같으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이 경을 비방한 자의 만약 그 죄를 말한다면 겁이
다하여도 마치지 못하리라. 이런 인연으로써 내가 짐짓
너에게 말하노니, 지혜 없는 사람 가운데서는
이 경을 설하지 말지니라.
만약 날카로운 근기가 있고 사리에 밝은 지혜를 밝게
깨달아서, 많이 듣고 분명히 알아서 부처님의 도를
구하는 자인,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일찍이
억백천의 부처님을 뵈옵고 모든 착한 근본을 심어서
마음이 깊고 굳고 단단하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정진하여
항상 사랑하는 마음을 닦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면,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공손히
공경하되, 다른 마음 있음이 없으며 모든 범부의
어리석음을 떠나서 홀로 산이나 못에 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지니라.
또 사리불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악지식을 버리고
착한 벗을 친하고 가까이하는 것을 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부처님의 제자가 계를 가지기를
맑고 깨끗하게 하되, 밝은 구슬과 같이
깨끗이 하며 대승경을 구하는 것을 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에 사람이 성냄이 없으며, 바탕이 곧으며
부드럽고 연하여 항상 일체를 불쌍히 여기고
모든 부처님을 공손히 공경하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다시 부처님의 제자가 있어서 대중 가운데에서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써 가지가지의 인연과 비유와 말로
법을 설함에 걸림이 없으면,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에 어떤 비구가
일체 지혜를 위하여 사방으로 법을 구하여
합장을 하고 이마로 받되, 다만 대승경전만 받아
가지기를 즐겨하고 이에 다른 경의 한 게송이라도
받지 않음에 이르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사리를 구하고, 이와 같이 경을 구하여
얻음을 마치고는 이마로 이며, 그 사람이 다시 뜻에
나머지 경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일찍이 외도의 법이나
서적을 생각하지 않거든, 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이에
위하여 가히 설할지니라. 사리불에게 이르노니,
내가 이러한 모양으로 부처님의 도를 구하는 자를
설하려면 겁이 다하여도 마치지 못하리라.
이와 같은 이들의 사람은 곧 능히 믿어서 이해하리니,
너는 마땅히 위하여 묘법화경을 설할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