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소서 大方廣佛華嚴經疎序 왕복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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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대방광불화엄경소서 大方廣佛華嚴經疎序

唐 淸凉山 大華嚴寺沙門 澄觀 (淸涼國師) 撰

大方廣佛華嚴經疎序

淸凉澄觀

往復無際나 動靜一源이라 含衆妙而 有餘하고 超言思而 逈出者는 其唯 法界歟ㄴ져. 剖裂玄微하고 昭廓心境하니 窮理盡性이요 徹果該因이라. 汪洋沖融하야 廣大悉備者는 其唯 大方廣佛華嚴經焉저.

故我世尊이 十身初滿에 正覺始成하사, 乘 願行 以彌綸하시고 混 虛空 爲體性하시니, 富有萬德이요 蕩無纖塵이로다.

湛智海之 澄波가 虛含萬象이요, 皎性空之 滿月이 頓落百川이로다. 不起樹王하사 羅 七處於法界하시고, 無違後際하사 暢九會於 初成이로다. 盡 宏廓之幽宗하시고 被 難思之 海會하시니, 圓音落落에 該十刹而 頓周요 主伴重重에 極 十方而 齊唱이로다.

雖 空空絶迹이나 而 義天之 星象이 燦然이요, 湛湛亡言이나 而 敎海之 波瀾이 浩瀚이로다. 若乃 千門潛注라 與衆典 爲洪源이요, 萬德交歸라 攝 群經 爲眷屬이로다. 其爲旨也여 冥 眞體 於萬化之域이요, 顯 德相 於重玄之門이라. 用 繁興以 恒如하고, 智 周鑒而 常靜이로다.

眞妄交徹이라 卽凡心而 見佛心이요, 事理雙修라 依本智而 求佛智로다. 理隨事變則 一多緣起之 無邊이요, 事得理融則 千差涉入而 無礙로다. 故得 十身歷然 而相作이오 六位不亂 以更收며 廣大卽入 於無間이오 塵毛包納 而無外로다.

炳然齊現은 猶 彼芥甁이요, 具足同時는 方 之 海滴이요, 一多無礙는 等 虛室之 千燈이요, 隱現俱成은 似 秋空之 片月이요, 重重交暎은 若 帝網之 垂珠요, 念念圓融은 類 夕夢之 經世요 法門重疊은 若 雲起長空이요, 萬行芬披는 比 華開錦上이로다.

若夫 高 不可仰則 積行菩薩도 曝鰓鱗 於龍門이요, 深 不可窺則 上德聲聞도 杜視聽 於嘉會로다.

見聞爲種이라 八難을 超 十地之階요, 解行在躬이라 一生에 圓 曠劫之果로다. 師子奮迅에 衆海가 頓證 於林中이요, 象王廻旋에 六千이 道成於 言下로다. 啓明東廟에 智滿이 不異於 初心이요 寄位南求에 因圓이 不踰於毛孔이로다. 剖 微塵之 經卷則 念念果成이오, 盡 衆生之 願門則 塵塵行滿이로다.

眞可謂, 常恒之 妙說이요 通方之 洪規며 稱性之 極談이며 一乘之 要軌也로다. 尋斯玄旨하고 却覽餘經하니 其猶 杲日麗天에 奪 衆景之 耀요 須彌橫海에 落 群峰之 高로다.

是以로 菩薩이 搜秘 於龍宮하시고 大賢이 闡揚 於東夏이로다. 顧惟 正法之代에도 尙匿淸輝이어늘 幸哉라 像季之時에 偶斯玄化일새 況逢聖主하고 得在靈山하야 竭思幽宗하니 豈無慶躍이리요?

題稱 大方廣佛華嚴經者는 卽 無盡 修多羅之 總名이요, 世主妙嚴品 第一者는 卽 衆篇義類之 別目이니라. 大以 曠兼無際요, 方以 正法自持며, 廣卽 稱體而周요, 佛謂 覺斯玄妙며, 華喩 功德萬行이요, 嚴謂 飾法成人이라. 經乃 注 無竭之涌泉이요 貫 玄凝之妙義하며 攝 無邊之海會하고 作 終古之常規니라.

佛及諸王을 並稱世主요 法門依正을 俱曰妙嚴이니, 分義類以 彰品名하야 冠 群篇而 稱 第一이니라. 斯經 有 三十九品하니 此品 建初일새 故云 大方廣佛華嚴經 世主妙嚴品 第一 라 하시니라.

가고 되돌아옴이 끝없지만 움직임과 고요함은 같은 근원이라.
온갖 신묘함을 머금고도 남음이 있고, 말과 생각을 초월하여 멀리 있는 것, 그것은 오직 법계 뿐이로구나.

현묘하고도 미묘한 것을 찢어 마음과 경계를 비추어 넓게 텅비우며,
이치를 파고들어 자성마저 다하여 과에 통하고 인을 갖추며,
깊고 넓게 녹아들어 광대하게 다 갖춘 것,
그것은 오직 대방광불화엄경뿐이구나.

그러므로 우리 세존께서 십신을 처음 원만히 하여 정각을 비로소 이루시고는,
원력행에 의지하여 두루 제도하시되,
허공에 뒤섞여 체성으로 삼으셨다.
풍성하게 갖추신 수많은 덕행으로 작은 번뇌티끌까지 없애버린 것이다.

맑은 지혜 바다의 물결이 허공처럼 온갖 형상을 머금었고,
밝은 자성공의 보름달은 모든 강물 위에 단박 떨어지구나.
보리수에서 일어나지 않고서도 법계에서 일곱군데 자리를 펴시고,
최초로 성불하신 때에 후제에도 어긋남이 없을 아홉번의 법회를 연창하시는구나.

크고도 텅 빈(확) 그윽한 종지가 다하도록 헤아릴 수없이 많은 바다같은 대중들에게 베풀어 주시는구나.

원음이 [구절구절] 떨어짐에 모두 시방국토에 단박에 두루하고,
법주와 청중은 중중첩첩이 되어 시방에 이르니 다함께 소리내는 구나.

비록 텅비고 텅비어 자취가 끊어졌으면서도 정의로운 하늘에 별빛이 찬연하고,
맑고 깊어 말이 없으나 가르침의 바다에서 이는 파란 넓고 크구나.

온갖 문으로 스며드는지라. 뭇 경전들과 더불어 넓은 근원이 되고,
만덕이 서로 되돌아가는지라. 여러 경전들을 섭수하여 권속을 삼는다.

그렇게 지취됨이여. 진여법성의 체가 천변만화하는 지경으로
거듭 현묘한 문에서 덕상이 드러남에
작용은 번다하게 일어나도 항상 여여하고 지혜로써 두루 비추면서도 항상 고요하다.

진여자성과 망념이 서로 통하니 범부 마음으로도 부처님 마음을 보고,
‘이’와 ‘사’를 함께 닦으니 근본지에 의지하여 부처님 지혜를 구한다.

(자성의) 이치는 (현상의 갖가지) 일들을 따라 변하니 하나가 여럿으로 연기됨이 끝도 없고,
(현상의 갖가지) 일들은 (자성의) 이치를 얻어 원융하니 천차만별로 통섭하여 들어가되 걸림이 없다.

그렇기에 십신은 역력하면서도 서로를 이루어주는 것이고,
육위가 어지럽지 않게 다시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광대한 것이 빈틈 없는 곳에 즉입하고, 티끌 터럭으로 (허공까지 꽉채운) 큰것을 감싼다.

반짝이며 가지런하게 드러난 것이 개병 같고,
동시구족함이 바다로 흘러드는 물방울 같다.
하나와 여럿이 걸림없음은 빈방에 켜진 천 개 등불 같고,
숨었다 드러냄을 함께 갖춤은 가을 하늘의 조각달 같다.
거듭거듭 서로를 비춤은 제석천 그물에 드리워진 구슬같고
생각생각 원융함이 저녁나절 꿈속에서 흘러간 세월같다.
법문이 중첩됨이 너른 하늘에 일어난 구름같고,
온갖 덕행이 향기롭게 펼쳐짐은 비단 위에 피어난 꽃같다.

드높은지라 우러를 수조차 없기에
만행을 쌓아온 보살도 용문에서 햇볕에 비늘을 쬐이고,
아득히 깊은지라 엿볼 수조차 없기에
덕이 높은 성문들도 훌륭한 회상에서 보고 들어도 꽉 막히는 구나.

보고 들은 것이 종자가 되어 팔난에서 십지의 계위를 뛰어넘으며,
해행이 몸에 있어서 한 생만에 광겁의 과위를 원만히 한다.

사자처럼 떨쳐서 일어서니 서다림에서 바다같은 대중들 단박에 증득하고,
코끼리왕처럼 몸을 돌리니 육천 비구들이 언하에 도를 이루었도다.

동묘에서부터 밝아오듯이 채워지는 지혜는 초심과 다르지 않고,
계위에 따라 남쪽으로 구하는 원만한 인연은 조금도 어긋남 없구나.

항하사미진 수의 온갖 경전 해부하여 생각생각마다 과를 이루고,
중생들이 원하는 방법문을 다하여 티끌번뇌마다 수행을 채우는구나.
참으로 항상 변하지 않는 미묘한 말씀이며, 시방에 통하는 드넓은 법규이며,
진여자성을 드러내는 지극한 말씀이며, 일불승의 요긴한 궤범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현묘한 맛을 살피고서 다시 여타의 경전을 보니,
그것은 마치 아침 태양이 하늘을 단장함에 별무리의 빛을 앗아가는 듯하고,
수미산이 바다에 가로놓임에 뭇 산봉우리 고고함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구나.

이 때문에 용수보살께서 용궁에서 비전을 찾아내셨고,
대 성현들께서 우리나라, 동하에까지 드날려 주신 것이다.

돌아보건대 정법시대에는 오히려 (이와같은) 청휘를 감추어 두셨거늘,
다행인지라 상법의 말세시대에 이러한 현화를 만나는구나.
하물며 성스러운 법주를 만나뵈어 영산회상에 머물며 그윽한 종지를 다하게 되니,
어찌 환희용약하지 않겠는가?

제목을 <대방광불화엄경>이라 칭한 것은 바로 끝없이 많은 수다라 경전들을 총괄하는 이름이며,
‘세주묘엄품제일’이라는 것은 의미에 따라 분류한 여러편의 별도 항목이다.

‘대’는 드넓고도 끝이 없음이요,
‘방’은 반듯하여 스스로 법을 갖추었음이요,
‘광’은 자성의 체에 칭합하면서도 두루함이다.
‘불’은 그 현묘한 깨달음을 이른 것이요,
‘화’는 온갖 덕행의 공덕을 비유한 것이요,
‘엄’은 제법을 다스리고 사람을 이룸을 말한 것이다.
‘경’이란 마르지 않고 솟아나는 샘물이다.
현묘한듯 엉켜있는 미묘한 뜻을 관통하고,
끝없이 바다같은 법회대중을 섭수하고,
종국에는 만고에도 항상하는 규범이 된다.

부처님과 여러 제왕들을 함께 ‘세주’라 칭하였고,
법문의 의보와 정보를 아울러 ‘묘엄’이라 한 것이다.
의미에 따라 나눈 각 품을 드러냄에 여러 편들의 맨앞에 두어서 제일, 첫 번째라 하였다.

이 화엄경에 있는 삼십구품에서 이 세주묘엄품을 처음으로 세웠기 때문에,
<대방광불화엄경 세주묘엄품 제일>이라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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