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 상하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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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경 인왕반야바라밀경(仁王般若波羅蜜經)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 상권

 

 

 

 

1. 서품(序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8백만억의 큰 비구 대중과 함께 계셨다. 이들은 유학(學)과 무학(無學)으로서 모두 아라한이었으니, 유위공덕(有爲功德)ㆍ무위공덕(無爲功德)ㆍ무학십지(無學十智)ㆍ유학팔지(有學八智)ㆍ유학육지(有學六智)ㆍ3근(根)ㆍ16심행(心行)ㆍ법가허실관(法假虛實觀)ㆍ수가(受假)허실관ㆍ명가(名假) 또 8백만억의 대선연각(大仙緣覺)이 있었으니, 단멸도 아니요[非斷] 항상 하지도 않음[非常]과 4제(諦)와 12연(緣)을 다 성취하였다.
또 9백만억의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이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실지(實智)의 공덕과 방편지(方便智)의 공덕으로 홀로 대승(大乘)을 행하여 4안(眼)ㆍ5통(通)ㆍ3달(達)ㆍ10력(力)ㆍ4무량심(無量心)ㆍ4변(辯)ㆍ4섭(攝)ㆍ금강멸정(金剛滅定) 등의 일체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5계(戒)를 지키는 천만억의 어진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아라한을 행하고, 10지(地)에 회향(廻向)하며, 오분법신(五分法身)을 구족하고 한량없는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5계를 지키는 10천(千)의 청신녀(淸信女)가 있었으니, 이들은 모두 아라한을 행하고, 10지를 다 성취하고, 시생(始生)공덕ㆍ주생(住生)공덕ㆍ종생(終生)공덕의 30생(生)의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10억이나 되는 7현(賢)의 거사가 있었으니, 덕행이 구족하고 22품(品)과 10일체입(一切入)과 8제입(除入)22)과 8해탈(解脫)과 3혜(慧)와 16제(諦)와 4제(諦)와 4품(品)ㆍ3품ㆍ2품ㆍ1품을 관하여 90인(忍)을 얻어서 일체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만만억의 아홉 범천[梵]과 3정천(淨天)ㆍ3광천(光天)ㆍ세 범천[梵]28)과 다섯 희락천(憘樂天)의 하늘 선정의 공덕[天定功德]과 선정의 맛과 신통을 항상 즐김과 18생처(生處)의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억억의 6욕(欲)의 모든 하늘 대중이 있었으니, 10선(善)의 과보와 신통의 공덕을 다 성취하였다.
또 열여섯 대국왕(大國王)이 있었으니, 각각 1만ㆍ2만 내지 10만의 권속이 5계(戒)ㆍ10선(善)ㆍ3귀(歸)의 공덕과 청신행(淸信行)을 구족하였다.
또 5도(道)의 세계에 일체 중생이 있었고, 또 타방의 헤아릴 수 없는 대중이 있었는데, 시방정토에 변화한 백억의 높은 자리가 나타나 백억의 수미산 보배 꽃[須彌寶華]으로 변화하니, 각각 그 꽃 위에 앉았다.
또 한량없이 많은 변화한 부처님[化佛]이 계시고 한량없는 보살과 비구와 8부(部) 대중이 각각 보배 연꽃에 앉았으니, 꽃 위에는 다 한량없는 국토가 있었고, 하나하나의 국토마다 부처님과 대중들이 지금과 같이 다름이 없었다. 하나하나의 국토에는 한 분 한 분의 부처님과 대중들이 각각 반야바라밀을 설하였으며, 타방(他方) 대중과 변화한 대중[化衆]이 삼계 가운데 대중인 12대중(大衆)이 다 모여서 9겁31) 연화좌(蓮華坐)에 앉으니, 그 대회가 바야흐로 너비가 950리였는데 대중이 다 그렇게 앉았다.
그 때 10호(號)를 갖추신 삼명대멸제금강지석가모니불(三明大滅諦金剛智釋迦牟尼佛)께서 초년월(初年月) 8일(日)에 10지(地)에 앉아서 대적실삼매(大寂室三昧)에 들어 인연을 생각하여 대광명을 놓아 삼계를 비추었다. 다시 이마 위에 천 개의 보배 연꽃이 나와서 위로 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에 이르니 빛도 또한 다시 그러하였으며, 나아가 타방 항하(恒河)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국토에까지 이르렀다. 이 때 무색계(無色界)에는 한량없이 많은 변화한 큰 향과 꽃 향이 비처럼 내렸으니, 수레바퀴 같고 수미산왕과 같은 꽃들도 구름처럼 내렸다. 열여덟 범천왕은 백 가지 기이한 색의 꽃을 비처럼 내렸고, 6욕(欲)의 모든 하늘은 한량없는 색의 꽃을 비처럼 내렸는데, 그 부처님 자리 앞에 자연히 9백만억 겁[거란본에는 급(級)으로 되어 있다.]의 꽃이 생겨서 위로 비상비비상천에 이르렀고, 이 때 세계는 그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 때 모든 대중이 다 같이 의심하여 각각 서로 말하였다.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법(不共法)과 오안법신(五眼法身)인 대각(大覺) 세존께서 이미 우리 대중을 위하여 29년 간 마하반야바라밀(摩訶般若波羅蜜)과 금강반야바라밀(金剛般若波羅蜜)과 천왕문(天王問)반야바라밀과 광찬(光讚)반야바라밀을 설하셨는데, 금일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니, 이는 무슨 일을 하려는 걸까?”
이 때 열여섯 대국왕 가운데 사위국(舍衛國)의 임금인 바사닉왕(波斯匿王)은 이름이 월광(月光)이었는데, 10지(地)와 6도(度)와 37품(品)과 4불괴정(不壞淨) 공덕의 행법으로 마하연(摩訶衍:大乘)을 행하여 교화하였다. 그는 차례로 거사(居士)인 보개법정명(寶蓋法淨名) 등의 8백 사람에게 묻고, 또 수보리(須菩提)와 사리불(舍利弗) 등의 5천 사람에게 묻고, 또 미륵(彌勒)과 사자후(師子吼) 등의 10천 사람에게 물었으나 아무도 대답하는 이가 없었다.
그 때 바사닉왕이 곧 신통력으로 8만 가지 음악을 연주하고 18범천(梵天)과 6욕(欲)의 모든 하늘도 또한 8만 가지 음악을 연주하니, 소리가 삼천(三千)세계에서 시방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불토에까지 이르렀다. 인연이 있어 이곳에 나타난 저 타방 불국(佛國) 가운데 남방의 법재(法才)보살은 5백만억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고, 동방의 보주(寶柱)보살은 9백만억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으며, 북방의 허공성(虛空性)보살은 백천만억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고, 서방의 선주(善住)보살은 10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대중과 함께 이 대회에 왔다. 6방(方)에서도 이와 같았으며, 음악을 연주하는 것도 그러하였다. 다시 함께 한량없는 음악을 연주하여 여래를 깨웠다. 부처님께서 때를 아시고 중생의 근기를 아시어 선정에서 일어나셔서 비로소 연화사좌 위에 앉으시니, 마치 금강산왕(金剛山王)과도 같으셨다.
그러자 대중들이 환희하여 각각 한량없는 신통을 나타내어 땅과 허공에서 머물렀다.
 


2. 관공품(觀空品)
 
그 때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열여섯 큰 나라 왕의 뜻이 국토를 보호할 인연을 묻고자 하는 것임을 아노라. 내가 지금 먼저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불과(佛果)를 보호하는 인연과 10지행(地行)의 인연을 설할 것이니, 자세히 들으라. 자세히 듣고 잘 그것을 생각하여 법답게 수행하라.”
이 때 바사닉왕이 말하였다.
“거룩한 큰일의 인연[大事因緣]인 까닭이다.”
그리고는 백억 가지 빛깔의 꽃을 흩으니, 백억의 보배 장막으로 변하여 모든 대중을 덮었다. 그 때 대왕이 다시 일어나 부처님께 예를 드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체 보살은 어떻게 불과(佛果)를 보호하고, 어떻게 10지행의 인연을 보호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4생(生)을 교화하매 색(色)이 이러하며,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이러하며, 중생(衆生)ㆍ나[我]ㆍ남[人]ㆍ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이 이러하며, 지견(知見)ㆍ수자견[壽者]도 이러하며, 보살이 이러하며, 6도(度)ㆍ4섭(攝)의 일체행도 이러하며, 2제(諦)가 이러함을 관(觀)하지 아니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일체법의 성품은 진실로 공(空)하여 오지도 아니하고 가지도 아니하며, 생하는 것도 없고 멸하는 것도 없으며,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法性)과 같으며, 둘도 없고 다른 것도 없어 허공과 같다. 이런 까닭에 음(陰)ㆍ입(入)ㆍ계(界)에는 나도 없고 있는 모양[所有相]도 없나니, 이것을 보살이 십지반야바라밀(十地般若波羅蜜)을 행하여 교화한다고 하느니라.”
대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 모든 법이 그러한 것이라면 보살이 중생을 보호하여 교화함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함입니까?”
“대왕이여, 법성은, 색(色)ㆍ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나 상(常)ㆍ낙(樂)ㆍ아(我)ㆍ정(淨)이나 색에도 머물지 아니하고, 색 아닌 데[非色]도 머물지 아니하고, 색 아님이 아닌 데[非非色]도 머물지 아니하며, 나아가 수ㆍ상ㆍ행ㆍ식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머물지 아니하고, 머물지 아니함도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색과 같지 않고[非色如], 색과 같지 아니함도 아닌 까닭이니, 세속제[世諦]인 까닭이요, 3가(假)인 까닭에 중생을 본다[見]고 이름하고, 일체 법성(法性)이 진실한 까닭에 모든 부처님ㆍ3승(乘)ㆍ7현(賢)ㆍ8성(聖)을 본다[見]고 이름하며, 또한 62견(見)도 역시 본다고 이름한다.
대왕이여, 만약 이름으로써 일체법과 나아가 모든 부처님ㆍ3승(乘)ㆍ4생(生)에 이르기까지 본다고 이름한다면 일체법을 보는 것39)이 아님이 아니니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반야바라밀은 법이어서 법 아님이 없는데 마하연(摩訶衍)이 어떻게 비춥니까?”
“대왕이여, 마하연은 법 아님이 아닌 법[非非法法]을 보나니, 법이 만약 법 아님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것을 법 아님도 아닌 공[非非法空]40)이라고 한다. 법성이 공하기에 색ㆍ수ㆍ상ㆍ행ㆍ식도 공하고, 12입(入)ㆍ18계(界)도 공하고, 6대법(大法)41)도 공하고 4제(諦)ㆍ12연(緣)도 공하다. 이 법은 바로 생(生)했다가 바로 머물고[住] 바로 멸(滅)하나니, 바로 존재했다가[有] 바로 공(空)하느니라. 찰나 찰나도 또한 이와 같아 법이 생기고 법이 머물렀다 법이 멸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90찰나(刹那)가 일념(一念)이 되니, 일념 가운데 1찰나에는 9백 번의 생멸(生滅)이 지나가며, 나아가 색(色)의 일체법에 이르기까지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반야바라밀이 공한 까닭으로 인연을 보지 못하고 진리[諦]를 보지 못하며, 나아가 일체법도 공하고, 안도 공하고[內空] 밖도 공하고[外空] 안과 밖이 다 공하며[內外空], 유위도 공하고[有爲空] 무위도 공하며[無爲空], 시작 없는 것도 공하고[無始空] 성품도 공하며[性空], 제일의도 공하고[第一義空] 반야바라밀도 공하며[般若波羅蜜空], 원인도 공하고[因空] 불과도 공하며[佛果空], 공도 공한[空空] 까닭에 공하다. 다만 법이 모인[法集] 까닭에 존재하고[有], 감수가 모인[受集] 까닭에 존재하며, 이름이 모인[名集] 까닭에 존재하고, 원인이 모인 까닭에 존재하며, 결과가 모인[果集] 까닭에 존재하고, 10행(行)인 까닭에 존재하고, 불과(佛果)인 까닭에 존재하고, 나아가 6도(道)의 일체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어떤 보살이 법과 중생과 나[我]와 남[人]과 지견[知見]을 본다면, 이 사람은 세간에 다니면서 세간과 다름이 없으며, 모든 법에 움직이지도 않고, 이르지도[到]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모양도 없고 모양이 없다는 것도 없으니, 한 모양의 법[一相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모든 불(佛)ㆍ법(法)ㆍ승(僧)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이것이 곧 초지(初地)의 일념심(一念心)으로 8만 4천 반야바라밀을 구족하여 곧 마하연(摩訶衍)이라 이름하고, 곧 멸하는 것을 금강(金剛)이라 하며, 또한 정(定)이라 이름하고, 또 일체행(一切行)이라 이름하나니, 『광찬(光讚)반야바라밀』 가운데서 설한 것과 같다.
대왕이여, 이 경의 명미구(名味句)42)는 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백천만 부처님께서 설하신 명미구이니, 항하의 모래와 같은 삼천대천(三千大千) 국토에 있는 한량없는 7보(寶)로써 삼천대천 국토의 중생에게 베풀어서 다 7현(賢)과 4과(果)를 얻게 할지라도, 이 경 가운데에서 일념의 믿음을 일으키는 것만 같지 못하니, 하물며 한 구절[句]을 아는 사람이겠는가? 구절이란 구절이 아니요 구절이 아님도 아닌 까닭이며, 반야는 구절이 아니요 구절은 반야가 아니며, 반야도 또한 보살이 아니니라.
무슨 까닭인가? 10지(地)ㆍ30생(生)도 공한 까닭이며, 시생(始生)ㆍ주생(住生)ㆍ종생(終生)도 얻지 못하나니, 지지(地地) 가운데 3생(生)이 공한 까닭이며, 또한 살바야(薩婆若)도 아니며 마하연도 아니니, 모두가 공한 까닭이니라.
대왕이여, 만약 보살이 경계를 보고 지혜를 보고 설함을 보고 수(受:감수)를 보면 성견(聖見)이 아니며, 전도된 생각으로 법을 보면 범부이니, 삼계를 본다고 하는 것은 중생 과보의 이름이다. 6식(識)은 한량없는 욕심을 일으켜 끝이 없나니, 이름을 욕계장(欲界藏)의 공(空)이라 하고, 혹은 색(色)이 일으키는 업과(業果)를 이름하여 색계장(色界藏)의 공이라 하며, 혹은 마음이 일으키는 업과를 이름하여 무색계장(無色界藏)의 공이라 한다. 삼계가 공하므로 삼계의 근본인 무명장(無明藏)도 또한 공하고, 3지(地) 9생멸(生滅)의 앞의 삼계 가운데 나머지 무명습(無明習)의 과보도 공하고, 금강(金剛) 보살은 이진삼매(理盡三昧)45)를 얻은 까닭에 과(果)의 생멸도 공하며, 유과(有果)도 공하고, 인(因)도 공한 까닭에 공하다. 살바야(薩婆若)도 또한 공하고, 멸과(滅果)도 공하며, 혹은 앞에 이미 공한 까닭에 부처님께서 얻으신 3무위과(無爲果)47)인 지연멸(智緣滅)과 비지연멸(非智緣滅)49)과 허공(虛空) 그리고 살바야의 과(果)도 공하다.
선남자야, 만약 닦아 익히고 설법을 들어도 들은 것도 없고 설한 것도 없어서 허공과 같고, 법도 법성과 같고 들음도 같고 설함도 같으니, 일체법이 다 같으니라.
대왕이여, 보살이 불과(佛果)를 보호하여 닦는 것을 이와 같이 할 것이요, 반야바라밀을 보호하는 자는 살바야ㆍ10력(力)ㆍ18불공법(不共法)ㆍ5안(眼)ㆍ오분법신(五分法身)ㆍ4무량심의 일체 공덕의 과(果)를 보호하는 것도 이와 같이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실 때 한량없는 사람과 하늘 대중이 법안정(法眼淨)을 얻었고, 성지(性地)51)ㆍ신지(信地)52)의 백천(百千) 인이 다 대공(大空) 보살의 대행(大行)을 얻었다.
 


3. 보살교화품(菩薩敎化品)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10지행(地行)을 수호하는 보살은 어떠한 행을 행하여야 하며, 어떠한 행으로 중생을 교화하며, 어떠한 모습의 중생을 교화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5인(忍)이 이 보살의 법이니, 복인(伏忍)의 상(上)ㆍ중(中)ㆍ하(下)와 신인(信忍)의 상중하와 순인(順忍)의 상중하와 무생인(無生忍)의 상중하와 적멸인(寂滅忍)의 상하를 이름하여 모든 불ㆍ보살이 반야바라밀을 닦는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처음 상신(想信)을 일으키는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중생들은 복인(伏忍)을 수행하고 삼보(三寶) 가운데서 습종성(習種性)의 10심(心)을 내나니, 10심이란 신심(信心)ㆍ정진심(精進心)ㆍ염심(念心)ㆍ혜심(慧心)ㆍ정심(定心)ㆍ시심(施心)ㆍ계심(戒心)ㆍ호심(護心)ㆍ원심(願心)ㆍ회향심(廻向心)이다. 이것이 보살이 능히 적은 부분의 중생을 교화함이니, 이는 2승(乘)을 넘어선 일체 선지(善地)이다. 일체의 모든 불ㆍ보살은 10심을 장양(長養)하여 성태(聖胎)58)가 되느니라.
다음에 간혜(乾慧)의 성종성(性種性)을 일으키는 10심이 있다. 이른바 4의지(意止)인 신(身)ㆍ수(受)ㆍ심(心)ㆍ법(法)이니, 부정(不淨)이며 고(苦)이며 무상(無常)이며 무아(無我)이다. 세 가지 의지(意止)인 3선근(善根)은 자비와 보시와 지혜이다.
세 가지 의지란, 이른바 3세 과거 원인의 인[因忍]ㆍ현재 원인과 결과의 인[因果忍]ㆍ미래 결과의 인[果忍]이다.
이 보살은 또한 일체 중생을 교화하며, 이미 능히 나와 남, 지견(知見)ㆍ중생 등의 생각을 뛰어넘어서 외도들의 전도된 생각으로 능히 허물지 못하느니라.
또 10도종성지(道種性地)가 있으니, 이른바 색(色)ㆍ식(識)ㆍ상(想)ㆍ수(受)ㆍ행(行)을 관하여 계인(戒忍)ㆍ지견인(知見忍)63)ㆍ정인(定忍)ㆍ혜인(慧忍)ㆍ해탈인(解脫忍)을 얻고, 삼계의 인과를 관하여 공인(空忍)ㆍ무원인(無願忍)ㆍ무상인(無想忍)을 얻으며, 2제(諦)의 허실(虛實)과 일체법의 무상(無常)을 관함을 무상인(無常忍)이라 이름하나니, 일체법이 공하면 무생인(無生忍)을 얻는다. 이것이 보살의 10견심(堅心)으로 전륜왕(轉輪王)이 되며, 또한 능히 4천하를 교화하여 일체 중생의 선근을 생하게 하는 것이니라.
또 신인(信忍)70) 보살이란, 이른바 선달명(善達明) 가운데의 행자(行者)로서 삼계(三界)의 색번뇌(色煩惱)의 속박을 끊고 능히 백 부처님ㆍ천 부처님ㆍ만 부처님의 국토에서 교화하여, 신통력으로 백의 몸ㆍ천의 몸ㆍ만의 몸을 나타내느니라. 무량공덕에는 항상 열다섯 가지 마음을 으뜸으로 삼나니, 4섭법(攝法)ㆍ4무량심(無量心)ㆍ4홍원(弘願)ㆍ3해탈문(解脫門)이다. 이 보살은 선지(善地)에서 살바야에 이르는데, 이 열다섯 가지 마음으로 일체행의 근본 종자로 삼느니라.
또 순인(順忍) 보살이란, 이른바 견(見)ㆍ승(勝)ㆍ현(現)의 법이니, 능히 삼계의 마음 등에서 일어나는 번뇌의 결박을 끊는 까닭에 한 몸을 시방의 부처님 국토에 나타내어 한량없고 말할 수 없는 신통으로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또 무생인(無生忍) 보살이란, 이른바 원(遠)ㆍ부동(不動)ㆍ관혜(觀慧)이니, 또한 삼계(三界) 심색(心色) 등의 번뇌습(煩惱習)을 끊은 까닭에 말할 수도 없고 설할 수도 없는 공덕과 신통을 나타내느니라.
또 적멸인(寂滅忍)은 부처님과 보살이 같이 이 인(忍)으로써 금강삼매에 들어가느니라. 하인(下忍) 가운데서 행하는 것을 보살이라 하고, 상인(上忍) 가운데서 행하는 것을 살바야라 하느니라. 같이 제일의제(第一義諦)를 관하여 삼계의 마음의 습기[心習]와 무명(無明)을 끊어 모양이 다하면[盡相] 금강이라 하며, 모양과 모양이 없음[相無相]을 다하면 살바야라 하며, 세제(世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의 밖을 뛰어넘으면 제11지(地)의 살바야라 하느니라.
있지도 않고[非有] 없지도 않음[非無]을 깨달아 고요하고 청정하며 항상 머물러서 변하지 아니하며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과 같으며 무연대비(無緣大悲)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매 살바야의 수레를 타고 오셔서 삼계를 교화하시느니라.
선남자여, 일체 중생의 번뇌는 삼계의 창고[藏]를 벗어나지 아니하고, 일체 중생의 과보인 22근(根)도 삼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며, 모든 부처님의 응신(應身)ㆍ화신(化身)ㆍ법신(法身)도 또한 삼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느니라. 삼계 밖에 중생이 없는데 부처님께서 무엇을 교화하시리오. 이런 까닭에 나는 말하노라. 삼계 밖에 다른 한 중생계의 창고[藏]가 있다고 하는 것은, 외도들이 『대유경(大有經)』에서 설한 것이지 7불(佛)께서 설하신 것은 아니니라.
대왕이여, 나는 항상 설하노라. 일체 중생으로서 삼계의 번뇌의 과보를 끊어 다하는 자를 이름하여 부처님의 자성이 청정해졌다고 하며, 살바야의 성품을 깨달았다고 한다. 중생의 본업(本業)은 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본래 수행하던 바이며 5인(忍) 가운데 14인(忍)을 구족하느니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보살은 본업이 청정하게 중생을 교화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1지(地)에서부터 마지막 1지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행하는 곳과 부처님께서 행하시는 곳의 일체 지견(知見)인 까닭이니라. 본업(本業)이란, 만약 보살이 백 부처님의 나라에 머물면 염부제[閻浮]의 사천왕(四天王)이 되어서 백의 법문(法門)을 닦아 2제(諦)에 평등한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요[初地], 만약 보살이 천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도리천왕(忉利天王)이 되어 천의 법문을 닦아 10선도(善道)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며[二地], 혹은 보살이 10만의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염천왕(炎天王)이 되어서 10만 법문을 닦아 4선정(禪定)으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며[三地], 혹은 보살이 백억의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도솔천왕(兜率天王)이 되어서 백억 법문을 닦아 도품(道品)79)을 행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며[四地], 혹은 보살이 천억의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화락천왕(化樂天王)이 되어서 천억의 법문을 닦아 2제(諦)ㆍ4제(諦)ㆍ8제(諦)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요[五地], 혹은 보살이 10만억의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타화천왕(他化天王)이 되어서 10만억의 법문을 닦아 12인연(因緣)의 지혜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六地].
만약 보살이 백만억의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초선왕(初禪王)이 되어서 백만억의 법문을 닦아 방편의 지혜와 서원의 지혜[願智]로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요[七地], 혹은 보살이 백만 미진수(微塵數)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제2선(禪)의 범왕(梵王)이 되어서 백만 미진수 법문을 닦아 서로 비추어 보는[雙照] 방편신통지혜(方便神通智慧)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며[八地], 혹은 보살이 백만억의 아승기(阿僧祇) 미진수(微塵數)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제3선(禪)의 대범왕(大梵王)이 되어서 백만억 아승기 미진수 법문을 닦아 4무애지(無碍智)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요[九地], 만약 보살이 불가설불가설(不可說不可說)의 부처님 국토에 머물면 제4선(禪)의 대정천왕(大靜天王)인 삼계의 주인이 되어서 불가설불가설의 법문을 닦아 이진삼매(理盡三昧)를 얻어서 부처님이 행한 곳[行處]과 같이 삼계의 근원[三界原]을 다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매 부처님의 경계와 같다. 이런 까닭에 일체 보살은 본업(本業)의 행으로 교화한다. 시방의 모든 여래도 같이 또한 이 업을 닦아 살바야의 과(果)에 올라가서 삼계의 왕이 되어 일체의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佛地].”
그 때 백만억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대중이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꽃을 흩고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향을 살라 석가모니불과 한량없이 많은 큰 보살들에게 합장하고 공양하였다. 바사닉왕이 반야바라밀을 설함을 듣고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세존께서는 도사(導師)이시니, 금강의 본체이시네.
마음의 적멸행으로 법륜 굴리시어
8변(辯) 큰 소리로 중생 위해 설하시니
그 때 백만억 중생이 도(道)를 얻었네.

그 때 여섯 천상과 사람들, 도(道)에 출가하여
비구 대중 되어 보살행을 하고
5인(忍) 공덕의 미묘한 법문 때문에
14정사(正士) 능히 진리 깨달았네.
3현(賢)과 10성(聖)은 인(忍) 중의 행
오직 부처님 한 사람만이 능히 근원 다하시네.
부처님 많은 법 바다, 삼보의 창고[藏]이니
한량없는 공덕 그 가운데 끼어 있네.

10선(善) 보살 큰마음 내어
길이 삼계의 고통 바다 이별하고
중품(中品)ㆍ하품 10선(善)은 속산왕(粟散王) 되시고
상품(上品) 10선(善)은 철륜왕(鐵輪王) 되시며

습종성(習種性)의 동륜(銅輪)은 천하의 왕 되시고
은륜(銀輪)은 3천하의 왕으로 성종성(性種性)이요
도종성(道種性)의 견고한 덕은 전륜왕 되시고
7보의 금빛 4천하의 왕 되시도다.

복인(伏忍)의 성태(聖胎) 30인(人)은
10신(信)ㆍ10지(止)ㆍ10견심(堅心)이니
3세 모든 부처님 그 가운데 행하니
이 복인에서 생기지 않음 없도다.

일체 보살행의 본원이 되니
이런 까닭에 발심하여 믿기 어려우나
만약 신심 얻으면 반드시 물러나지 않고
나아가 무생(無生)의 초지도(初地道)에 들어간다.

중생 교화는 깨쳐가는 가운데 행하니
이것이 보살의 초발심이다.
선각(善覺:初地) 보살은 사천왕 되어
2제(諦)의 평등한 도 같이 비추네.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백 나라에 노닐고
비로소 1승(乘) 무상도(無相道)에 올라
이반야(理般若)에 들어감을 머문다[住] 하고
머물러 덕행 생기면 지(地)라 하네.

초주(初住)에서 일심(一心)으로 덕행(德行)을 갖추고
제일의(第一義)에도 움직이지 않고
이달(離達:二地) 보살 도리왕(忉利王)은
6도(道) 일천 국토에 모양 나투네.

인연 없고 모양 없는 제3제(第三諦:勝義諦)에는
죽음도 없고 삶도 없고 둘 다 비춤도 없으며
명혜(明慧:三地)가 공함을 염천왕(炎天王)은 비추어
형상[形] 만국(萬國)에 응하여 많은 중생 인도하네.

인심(忍心)에 둘이 없는 3제(諦) 가운데
유(有)에서 나와 무(無)에 들어 변화 생기니
선각(善覺)ㆍ이달(離達)ㆍ명혜(明慧) 세 도인
능히 삼계 색번뇌(色煩惱)를 멸하였으나

도리어 삼계의 몸과 입의 색(色)을 관(觀)하여
법성(法性) 제일이 남김없이 비추네.
염혜(炎慧:四地) 묘광(妙光)은 대정진하여
도솔천왕 되어 억의 나라 노니네.
진실의 지혜 인연 적멸한 방편도로써
무생(無生) 통달하여 공(空)과 유(有) 비춰 알고
승혜(勝慧:五地)는 3제(諦)를 스스로 밝게 통달하여
화락천(化樂天) 왕으로 백억 나라 노닐며

공(空)ㆍ공제(空諦) 관(觀)하니 두 모양이 없네.
6도(道)에 변화하여 끊임없이 드나들며
법현(法現:六地) 보살 자재왕은
둘도 없고 비춤도 없고 이공(理空)을 통달하여

3제가 현전(現前)한 대지혜 광명으로
천억 국토 비추어 일체 교화하시고
염혜[焰]ㆍ승혜[勝]ㆍ법현(法現)은 무상(無相)의 선정으로
능히 삼계에 미혹한 마음의 의혹 씻어 주시네.

공한 지혜[空慧] 고요하여 연관(緣觀) 없으나
도리어 마음 공한데 무량한 보(報)를 보도다.
원달(遠達:七地인 遠行地) 무생(無生)의 초선왕(初禪王)은
항상 만억국토의 중생 교화하시네.

아직 보신(報身) 제도[度] 못하나 일생에 있으면서
나아가 등관(等觀)의 법류지(法流地)87)에 들어가고
비로소 무연(無緣)의 금강인(金剛忍)에 들어가면
삼계에 과보의 모습 길이 받지 않으리.

제3의 뜻 관하매 둘 비춤[二照]88) 없으며
21생(生)의 공적한 행이라.
삼계 애습(愛習:無明習)과 도정(道定)에 순종함을
원달(遠達)의 정사(正士)만이 알리라.

등관(等觀:八地) 보살 이선왕(二禪王)은
법신으로 변화한 한량없는 광명으로
백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국토에서 일체를 교화하시며
원만히 3세(世) 항하의 모래와 같이 많은 겁의 일 비추어

즐겁고 허무한 끝없는 근원[原] 반조하매
3제(諦)에 항상 고요할 뿐,
혜광(慧光:九地) 보살 삼선왕(三禪王)은
능히 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국토 일시에 화현하며

항상 무위의 공적한 행에 있으면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부처님의 법장(法藏) 일념에 깨닫네.
관정(灌頂:十地) 보살 사선왕(四禪王)은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국토에서 많은 중생 교화하며

비로소 금강에 들어 일체를 깨달아
29생(生) 영원히 이미 건너고
적멸인(寂滅忍) 가운데 하인(下忍) 관하여
한 번 바뀌어 묘각(妙覺)에 항상 담연하여라.

등관(等觀)ㆍ혜광(慧光)ㆍ관정(灌頂) 3품의 보살

앞의 남은 습기[習] 무명(無明) 인연 없애고
무명 습기의 모습이므로 번뇌인 것을
2제(諦)의 이치로 궁구하여 일체 다하네.

원만한 지혜 모양 없는 삼계의 왕
30생(生) 다하면 대각(大覺)과 같고
큰 적멸 무위는 금강장(金剛藏)이요
일체 과보 다하니 끝없는 자비라네.

제일의제(第一義諦) 항상 안온하여
근원 다하고 성품 다하니 묘지(妙智)가 있네.
3현(賢)과 10성(聖)의 과보에 머무나
오직 부처님 한 분만이 정토에 계시네.

일체 중생 잠시 과보에 머무나
금강의 근원에 오르면 정토에 살리.
여래 3업(業)의 덕 끝이 없어
내 이제 월광(月光) 등과 3보께 예배합니다.

법왕은 위없어 사람 가운데 큰 나무
대중 감싸주는 무량광(無量光)이여,
항상 설법하시매 뜻 없는 것 없고
마음의 지혜 적멸하여 무연(無緣) 중생 비추네.

사람 중의 사자 중생 위해 설하시매
대중들 환희하며 금꽃 흩으니
백억만 국토 여섯 가지로 크게 진동하며
생명 가진 중생 묘한 과보 받도다.
천존(天尊:佛)께서 명쾌하게 열네 왕 설하시니
이런 까닭에 제가 지금 간략히 부처님 찬탄하나이다.


이 때 모든 대중들이, 월광왕이 열네 왕의 한량없는 공덕장(功德藏)을 찬탄함을 듣고 큰 법의 이익을 얻었다. 곧 자리에 있던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천왕(天王)들과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범왕(梵王)과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귀신왕(鬼神王)과 나아가 3취(趣)에 이르기까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8부 아수륜(阿須輪) 왕이 현재에서 귀신의 몸을 바꿔 천상의 도를 받았고, 3생(生)의 8정위(正位)에 있는 자나 혹은 4생(生)ㆍ5생 나아가 10생에 이르기까지 정위(正位)에 들어가서 성인의 성품을 증득하여 일체의 한량없는 보(報)를 얻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도과(道果)의 열매를 얻은 하늘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월광왕은 이미 과거 10천 겁 중에 용광왕(龍光王) 부처님 법 가운데서 4주(住) 보살이었고 나는 8주(住) 보살이었는데, 지금 내 앞에서 큰 사자후가 이와 같고 이와 같으니, 너의 말과 같아 참된 뜻을 얻어서 설함을 생각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으며, 오직 부처님과 부처님만이 이에 이 일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 설한바 14반야바라밀과 3인(忍)91)과 지지(地地)와 상ㆍ중ㆍ하의 30인(忍)은 일체의 행장(行藏)이요, 일체의 불장(佛藏)이며, 불가사의니라.
무슨 까닭인가? 일체 모든 부처님도 이 가운데서 나서 이 가운데서 멸하며 이 가운데서 교화하나, 생도 없고 멸도 없고 교화함도 없고, 나도 없고 남도 없으며, 제일(第一)이요 둘이 없으며, 교화함도 아니요 교화하지 아니함도 아니며, 모양도 아니요 모양이 없음도 아니며, 옴도 없고 감도 없으며 허공과 같은 까닭에 일체 중생은 생김이 없고 멸함도 없으며, 얽매임과 풀려남도 없으며, 인(因)도 아니요 과(果)도 아니요 인과(因果)가 아닌 것도 아니니라. 번뇌로 나와 남, 알고 보고 받아들임[受]이 다 내 것이라 하는 것이요, 일체 고(苦)를 받아들임의 행이 공(空)한 까닭에 일체 법집(法集)의 5음은 환화(幻化)요, 모인 것도 없고 흩어질 것도 없고 법이 법성과 같아 고요하고 공한 까닭에 법의 경계도 공하다. 법의 모양도 없고 바뀌지도 아니하고 전도되지도 아니하고, 환화(幻化)에 순종하지도 아니하며, 3보(寶)도 없고 성인(聖人)도 없고 6도(道)도 없으며, 허공 같은 까닭에 반야(般若)는 아는 것도 없고 보는 것도 없고 행함도 아니요, 연(緣)도 아니요 인(因)도 아니요, 받아들이는 것[受]도 아니요 일체를 비추는 모양[照相]을 얻지 못하나니, 도를 행함과 이 도를 행하는 모양이 허공과 같기 때문이다.
법의 모양이 이와 같은데 어떻게 마음을 얻음과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이 있겠는가? 이러므로 반야의 공덕이 다 중생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며, 5음(陰)의 법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며, 경계[境]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며, 해(解) 가운데 행으로는 할 수 없는 행이므로 반야는 불가사의하며, 일체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그 가운데서 행한다. 그런 까닭에 또한 불가사의하다. 일체 모든 여래는 환화(幻化)의 머무는 것이 없는 법 가운데서 교화하시니, 또한 불가사의하도다.
선남자여, 이 공덕장은 가령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제13 관정위(灌頂位)의 보살이 이 공덕을 설한 것을 백천억으로 나눈 것과 같나니, 왕이 말한 것과 같은 것은 바다의 물 한 방울과 같다. 내가 지금 간략히 공덕의 일부분의 뜻을 말하리니, 일체 중생에게 큰 이익이 있을 것이며, 또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한량없는 모든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나 3현(賢) 10성(聖)을 한량없이 찬탄하였으나 이것은 월광왕의 일부분의 공덕이니라.
선남자여, 이 14법문(法門)은 3세의 일체 중생, 일체 3승(乘), 일체 모든 부처님께서 닦고 익히시는 것이니,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만약 일체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이 이 문을 연유하지 아니하고 살바야(薩婆若)를 얻는다면, 이런 이치는 있을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일체 부처님과 보살은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런 까닭에 일체 모든 선남자야, 만약 어떤 사람으로서 모든 인(忍)의 법문인 신인(信忍)ㆍ지인(止忍)ㆍ견인(堅忍)ㆍ선각인(善覺忍)ㆍ이달인(離達忍)ㆍ명혜인(明慧忍)ㆍ염혜인(焰慧忍)ㆍ승혜인(勝慧忍)ㆍ법현인(法現忍)ㆍ원달인(遠達忍)ㆍ등각인(等覺忍)ㆍ혜광인(慧光忍)ㆍ관정인(灌頂忍)ㆍ원각인(圓覺忍)을 들은 이는 백 겁 천 겁 한량없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세세의 생(生)마다 생기는 고난을 뛰어넘고 이 법문에 들어가서 현재의 몸[現身]에서 과보를 받느니라.
이 때 모든 대중 가운데 10억의 같은 이름의 허공장해(虛空藏海)보살이 법락으로 환희하며 각각 허공 가운데 꽃을 흩으니, 한량없는 꽃단[華臺]으로 변하였고, 그 위에 한량없는 대중들이 있어 14정행(正行)을 설하였느니라. 열여덟 범천과 6욕천(欲天)의 왕도 또 보배 꽃을 흩고 각각 허공의 대(臺) 위에 앉아 14정행을 설하고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그 뜻의 이치를 알며, 한량없는 모든 귀신도 현신(現身)으로 반야바라밀을 수행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먼저 말하기를, ‘어떻게 중생의 모습을 교화합니까?’라고 하였는데, 만약 환화(幻化)의 몸으로 환화를 보는 것이라면 이 보살의 참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니라. 중생 식(識)의 최초 일념의 식은 목석(木石)과는 달라 태어나면서 선을 얻고[生得善] 태어나면서 악을 얻어[生得惡] 악은 한량없는 악식(惡識)의 근본이 되고, 선은 한량없는 선식(善識)의 근본이 되느니라. 처음 일념에서 금강의 마지막 일념까지 그 가운데서 불가설 불가설의 식이 생겨 중생의 색심(色心)을 이루나니, 이것이 중생의 근본이니라.
색(色)은 색개(色蓋)이고, 마음[心]은 식개(識蓋)ㆍ상개(想蓋)ㆍ수개(受蓋)ㆍ행개(行蓋)이니라. 개(蓋)란 덮고 가리는 것으로서 몸[身]을 용(用)으로 삼으니, 이름하여 쌓아 모임[積聚]이라 하느니라.
대왕이여, 이 하나의 색법(色法)은 한량없는 색을 낳느니라. 눈이 얻으면 색(色)이 되고, 귀가 얻으면 소리가 되고, 코가 얻으면 냄새가 되고, 혀가 얻으면 맛이 되고, 몸이 얻으면 촉감이 되느니라. 단단한 것을 땅이라 하고, 물을 윤택하다고 하고, 불을 열이라 하고, 가벼운 것을 바람이라 하고, 5식(識)이 생기는 곳을 근(根)이라 하나니, 이와 같이 한 색[一色], 한마음[一心]의 불가사의란 색심(色心)이 있느니라.
대왕이여, 범부의 6식(識)은 거칠기[麤] 때문에 가명(假名)의 푸르거나 누르며 모나거나 둥근 등의 한량없는 거짓의 색법[假色法]을 얻으며, 성인(聖人)의 6식은 깨끗하므로 실다운 법ㆍ색ㆍ향ㆍ미ㆍ촉과 실다운 색법을 얻느니라.
중생이란 세제(世諦)의 이름이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니, 다만 중생의 생각을 낳는 것을 세제라 한다. 세제는 거짓이요 속임이요 환화(幻化)인 까닭으로 있는 것[有]이요, 나아가 6도(道)도 환화(幻化)요, 중생의 견해[衆生見]도 환화,요 환화의 견해[幻化見]도 환화이며, 바라문(婆羅門)ㆍ찰리(刹利)ㆍ비사(毘舍)ㆍ수다(首陀)ㆍ신(神)ㆍ나[我] 등의 색과 심(心)도 환제(幻諦)라 하느니라. 환제란 법이 없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 명자(名字)도 없고 뜻도 없어 환법(幻法)이라 하느니라. 환화도 명자가 없고, 체와 상[軆相]도 없으며, 삼계(三界)란 명자도 없으며, 선악의 과보와 6도(道)의 명자도 없느니라.
대왕이여, 이런 까닭에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중생을 위하여 삼계와 6도의 이름을 지어서 설하시니, 이것을 한량없는 명자라 하느니라. 공법(空法)ㆍ4대법(大法)ㆍ심법(心法)ㆍ색법(色法) 같은 것이므로 거짓의 법이 상속하니, 하나도 아니요 다르지도 않다. 하나도 또한 상속함이 아니요 다른 것도 또한 상속함이 아니며, 하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닌 까닭에 이름하여 상속제(相續諦)라 하느니라. 상대(相待)의 가법(假法)은 일체를 상대라 하고 또한 부정상대(不定相待)라 이름하나니, 5색(色) 등의 법과 일체의 있다거나 없다고 하는 등의 법 같은 것이니라. 일체의 법은 다 인연으로 이루어지고 거짓의 중생을 이루나니, 같은 때의 인과[俱時因果]와 다른 때의 인과[異時因果]92)와 3세의 선과 악 모두가 환화이니, 이것이 환제(幻諦)의 중생이니라.
대왕이여, 만약 보살이 위에 본 바와 같이 중생도 환화이니, 다 거짓이요 속임이요 허공 중의 꽃과 같기에 10주(住) 보살과 모든 부처님의 5안(眼)은 환제(幻諦)와 같이 보나니, 보살이 중생을 교화함이 이와 같으니라.”
이 법을 설할 때 한량없는 천자(天子)와 모든 대중이 복인(伏忍)을 얻은 이도 있었고, 공한 무생인(無生忍) 내지 1지(地), 10지와 말할 수 없는 덕행을 얻었다.
 


4. 이제품(二諦品)
 
그 때 바사닉왕이 말씀드렸다.
“제일의제(第一世諦) 가운데 세제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만약 없다면 지혜는 마땅히 둘이 아닐 것이요, 만약 있다면 지혜는 마땅히 하나가 아닐 것이니, 하나와 둘의 뜻과 그 일은 어떠한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과거 7불(佛)께 이미 하나의 뜻과 둘의 뜻을 여쭈었느니라. 그대는 지금 들음도 없고 나도 지금 설함도 없나니, 들음도 없고 설함도 없는 것이 곧 하나의 뜻이요 둘의 뜻이니라. 그러므로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그것을 잘 생각하고 법답게 수행하라. 7불의 게송은 이와 같으니라.

 

모양 없는 제일의(第一義)
스스로도 없고 남이 지음도 없으나
인연은 본래 스스로 있어
스스로도 없고 남이 지음도 없네.

법성은 본래 성품이 없고
제일의(第一義)도 공과 같으며
모든 존재[有]는 본래 있는 법[有法]
3가(假)는 거짓이 모여 있는 것이네.

없는 것도 없고 진리[諦]는 실로 없어
적멸한 제일의 공
모든 법은 인연으로 있는 것
있고 없는 뜻 이와 같도다.

있고 없음 본래 스스로 둘
비유하면 소의 두 뿔과 같아
비춰 보아 알면 둘 없음 보나니
2제(諦)는 항상 상즉(相卽)하지 않네.

마음 알면 둘 아님 보나니
둘을 구해도 얻지 못하며
2제(諦)를 하나라 아니하는데
둘 아님을 어찌 얻으리.

알면 항상 스스로 하나
법[諦]은 항상 스스로 둘
이 둘 없음 통달하면
참으로 제일의(第一義)에 들어가리라.

세제(世諦)는 환화에서 일어난 것
비유하면 허공의 꽃과 같고
그림자 같고, 세 손[三手] 가진 이 없듯이
인연인 까닭에 거짓 있는 것.

환화(幻化)로 된 이가 환화를 보고
중생은 환제(幻諦)라 이름하고
환사(幻師) 요술의 법 보는 듯
법[諦]은 실로 곧 없는 것.

이름하여 모든 부처님의 관(觀)이요
보살의 관도 또한 그러하네.

 

대왕이여, 보살마하살이 제일의 가운데서 항상 2제(諦)를 비추어서 중생을 교화하나니, 부처님과 중생은 하나요 둘은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중생이 공하므로 보리의 공함을 얻고, 보리가 공하므로 중생이 공함을 얻으며, 일체법이 공하므로 공함까지도 공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반야는 모양이 없으며, 2제는 허공이요, 반야도 공이라 무명(無明)에서부터 살바야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의 모양이 없고 남이라는 모양도 없는 까닭에 5안(眼)이 이루어질 때 보아도 보이는 것이 없나니, 행(行)도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不受], 행하지 아니함도[不行]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하며, 행하지 아니함과 행하지 아니함이 아닌 것도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나아가 일체법까지도 또한 받아들이지 않느니라.
보살이 아직 성불하지 아니하였을 때는 보리를 가지고 번뇌를 삼고, 성불하였을 때는 번뇌를 가지고 보리로 삼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제일의에는 둘이 아니기 때문이요, 모든 부처님 여래와 나아가 일체법까지도 같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게 시방의 모든 여래와 일체 보살이 문자를 여의지 아니하고 모든 법상(法相)을 행합니까?”
“대왕이여, 법륜(法輪)이란 법의 근본[法本]93)도 같고, 중송(重誦)도 같고, 수기(受記)도 같고, 불송게(不誦偈)도 같고, 무문자설(無問自說)도 같고, 계경(戒經)도 같고, 비유(譬喩)도 같고, 법계(法界)도 같고, 본사(本事)도 같고, 방광(方廣)도 같고, 미증유(未曾有)도 같고, 논의(論議)도 같으며, 이런 이름난 구절의 뜻[名味句]도, 음성의 과(果)인 문자로 기록한 구절[文字記句]도 일체가 같으나 만약 문자를 취하면 공을 행하지 못하느니라.
대왕이여, 여여(如如)한 문자를 닦는 것은 모든 부처님 지혜의 어머니요, 일체 중생 성품의 근본인 지혜의 어머니가 곧 살바야의 체이다. 모든 부처님께서 아직 성불하지 않으셨을 때는 미래 부처님[當佛]을 지혜의 어머니로 하나니, 아직 얻지 못하였을 때를 성품이라 하고, 이미 얻었으면 살바야라 하느니라. 3승의 반야는 불생불멸(不生不滅)하며, 자성(自性)이 항상 머무르니, 일체 중생은 이로써 깨달음의 성품을 삼는 까닭이다.
만약 보살이 받아들임도 없고[無受] 문자도 없고 문자도 여의고, 문자가 아님도 아니요 닦아도 닦는다는 상이 없이 문자를 닦는 자는 반야의 참된 성품인 반야바라밀을 얻은 사람이니라.
대왕이여, 만약 보살이 부처님을 보호하고 중생을 보호하고 교화하며 10지행(地行)을 보호하려면 이와 같이 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 아뢰었다.
“한량없는 유[品]의 중생이 근기도 또한 한량없고 행도 또한 한량없는데, 법문은 하나뿐이옵니까, 둘이옵니까, 아니면 한량이 없습니까?”
“대왕이여, 일체 법을 관하는 문[觀門]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다. 이 한량없는 일체의 법은 또한 모양이 있는 것도 아니요, 모양이 없는 것도 아님이 아니다. 만약 보살이 중생을 보되 하나를 보고 둘을 보면 곧 하나를 보지 못하고 둘을 보지 못하나니, 하나 둘이란 제일의제(第一義諦)이니라.
대왕이여,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것은 세제(世諦)이니라. 3제(諦)를 가지고 일체법을 거두어들이니[攝] 공제(空諦)ㆍ색제(色諦)ㆍ심제(心諦)이다. 내가 일체법을 설하나 3제를 벗어나지 아니하며, 나와 남, 지견(知見)ㆍ5수음(受陰)ㆍ공(空) 나아가 일체법의 공은 중생 근기의 행이 품마다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니라.
대왕이여, 7불(佛)께서 마하반야바라밀을 설하시고, 내가 지금 반야바라밀을 설하니, 둘도 없고 다른 것도 없느니라. 그대들 대중이 마땅히 이 경을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면 공덕은 한량없어 말할 수 없느니라. 말로는 다할 수 없이 많은 모든 부처님 가운데 하나하나의 부처님께서 한량없고 말로는 다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을 하나하나 교화하여 중생들이 다 성불하였느니라. 이 위의 세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경을 설하시매 8만억 게송이 있는데 한 게송을 다시 천분의 일로 나누고, 그렇게 나눈 하나에서 한 구절의 뜻을 설하는 것도 끝이 없는데, 하물며 다시 이 경 가운데 일념의 신심을 일으킴이겠는가? 이모든 중생들은 백 겁 천 겁에 10지(地) 등의 공덕을 뛰어넘느니라. 하물며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는 자의 공덕은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같아 다를 것이 없느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곧 여래이니 부처가 되는 것이 오래지 아니하리라.
이 때 모든 대중들이 이 경을 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10억의 사람이 3공인(空忍)94)을 얻었고, 백만억 사람은 대공인(大空忍)95) 10지(地)의 성품을 얻었느니라.
대왕이여, 이 경의 이름을 『인왕문반야바라밀경(仁王問般若波羅蜜經)』이라 하리니, 그대들은 『반야바라밀경』을 받아 지녀라. 이 경은 또 한량없는 공덕이 있으니, 이름이 국토를 보호하는 공덕이니라. 또 일체국왕법약(一切國王法藥)이라 이름하리니, 복종하여 행하면 크게 쓰이지[大用] 아니할 수 없느니라. 집을 보호하는 공덕과 또한 일체 중생의 몸을 보호하는 것이 이 반야바라밀이다. 이 국토를 보호함이 성의 참호와 토담과 도검(刀劍)과 창과 방패와 같으니라. 그대들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가지매 응하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야 하느니라.”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 하권

 

 5. 호국품(護國品)
 
그 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자세히 들으라. 내가 지금 국토를 바르게 보호하는 법용(法用)을 설하리니, 그대들은 반야바라밀을 받아 가짐이 마땅하리라. 마땅히 국토가 어지러워지고 파괴되고 겁탈되고 불태워지며 도적이 와서 나라를 파괴하려 할 때 백의 불상과 백의 보살상과 백의 나한상을 모시고 백의 비구 대중과 4부 대중[四衆]과 일곱 대중[七衆]1)과 함께 백 명의 법사에게 반야바라밀을 강설하여 주기를 청하여 들으며, 백 사자후(師子吼)의 높은 자리 앞에서 백 개의 등(燈)을 켜고, 백 가지를 섞은 향[百和香]을 태우고, 백 가지 색의 꽃을 가지고 3보에 공양하고, 세 가지 옷[三衣]과 집물(什物)2)을 법사에게 공양하고, 소반(小飯)ㆍ중반(中飯)3)도 또한 때에 맞출 것이다.
대왕이여, 하루 두 번 이 경을 강독하라. 그대의 국토 가운데에 백 부(部)4)의 귀신이 있고, 이 하나하나의 부(部)에 다시 백 부가 있어서 즐겁게 이 경을 들으면 이 모든 귀신은 너의 국토를 보호하리라.
대왕이여, 국토가 어지러울 때 먼저 귀신이 어지럽고, 귀신이 어지러운 까닭에 만민이 어지러우니, 적이 와서 나라를 겁탈하고 백성(百姓)이 죽고 상하며, 임금과 신하ㆍ태자ㆍ왕자ㆍ백관이 같이 시비(是非)를 낳으며, 천지가 괴이하여 28수(宿)의 궤도와 해와 달이 때를 잃고 법을 잃으며 적이 많이 일어나느니라.
대왕이여, 만약 불의 난(難)ㆍ물의 난ㆍ바람의 난과 일체 모든 난에 또한 마땅히 이 경을 강독할 것이니, 법용(法用)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
대왕이여, 다만 나라를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또한 복도 지킬 수 있나니, 부귀와 벼슬과 7보가 뜻과 같이 되기를 구하거나 아들딸을 원하거나 지혜로운 이름이 널리 들리기를 원하거나 육욕천[六天]의 과보와 사람 가운데 9품(品)5)과(果)의 낙(樂)을 구하려면 또한 이 경을 강론하도록 하라. 법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 대왕이여, 다만 복을 지키는 것만이 아니라 또한 온갖 어려움도 보호하나니, 혹은 질병이나 고난, 큰 칼 쓰고 쇠고랑 차고 그 몸이 묶이거나 네 가지 중죄를 짓거나 5역죄[五逆]6)의 인(因)을 짓거나 8난(難)7)의 죄를 짓고 6도(道)의 일을 행하거나 일체의 한량없는 고난에도 또한 이 경을 강론하도록 하라. 법용은 위에서 설한 것과 같으니라.
대왕이여, 옛날에 한 임금이 있었는데 이름이 석제환인(釋提桓因)이었다. 정생왕(頂生王)이 하늘에 올라와서 그 나라를 멸하고자 하였다. 이 때 제석천왕(帝釋天王)이 곧 7불(佛)의 법용과 같이 하여 백고좌(百高座)를 베풀고 백 법사를 청하여 반야바라밀을 강론하니, 정생왕이 곧 물러갔다. 『멸죄경(滅罪經)』 중에 설해져 있느니라.
대왕이여, 옛날 천라국(天羅國) 왕에게 이름이 반족(班足)이라는 한 태자가 있어서 왕위에 오르고자 하였다. 태자가 외도 나타(羅陀)라고 하는 스승이 왕의 머리 천 개를 취하여 가신(家神)에게 제사지내면 저절로 왕위에 오른다고 하는 가르침을 받아 이미 999왕을 잡았으나 한 왕이 부족하였다. 곧 북쪽으로 만 리(里)를 가서 곧 이름이 보명왕(普明王)이라는 한 왕을 만났다. 그 보명왕이 반족에게 말하기를, ‘원컨대 들어주시옵소서. 하루만 사문에게 음식을 공양하고 3보에 예를 드리고자 하옵니다’라고 하니, 반족이 하루를 허락했다. 이 때 보명왕은 곧 과거 7불의 법에 의하여 백 법사를 청하여 백고좌를 베풀어 하루 두 번 반야바라밀 8천억 게송을 강설했는데, 마침내 그 제일 법사가 보명왕을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겁(劫)의 불 태워 끝나면
하늘과 땅 확 트이고
수미산의 큰 바다도
모두 다 재가 되리.

하늘ㆍ용 복이 다하여
그 가운데에서 죽고
2의(儀)도 오히려 사라지는데
나라인들 어찌 항상하리오.

생ㆍ노ㆍ병ㆍ사
돌고 돌아 끝없고
실제[事]와 이상 어긋나서
근심 걱정의 해를 입도다.

욕심 깊어 재앙 무겁고
부스럼과 혹 밖에서 생기지 않네.
삼계는 다 고통이니
나라인들 어디에 맡기겠는가.
있는 것의 근본은 자성이 없고
인연으로 모든 것 이루어졌느니,
성하면 반드시 쇠해지고
진실은 반드시 허무한 것이로다.

중생의 삶
환(幻)과 같은 것
소리와 메아리 모두 공하니,
국토 또한 그와 같도다.

식(識)과 신(神)은 형상 없고
거짓의 네 마리 뱀[蛇:四大] 타고
무명(無明)의 보배 코끼리
쾌락의 수레[樂車]로 삼네.

형상에는 항상 한 주인 없고
정신[神]에도 항상 한 집 없네.
형상과 정신도 오히려 여의는데
어찌 나라가 있으리오.

 

법사가 이 게송을 설하고 나니, 이 때 보명왕의 권속이 법안(法眼)이 공함을 얻었고, 왕은 스스로 허공등정(虛空等定)을 증득하고 법을 듣고 깨달아서 도로 천라국(天羅國) 반족왕 처소의 대중 가운데로 와서 곧 999왕에게 말하였다.
‘명이 다할 때가 되었다. 모두 다 과거 7불의 『인왕문반야바라밀경(仁王問般若波羅蜜經)』 중의 게송을 외웁시다.’
이 때 반족왕이 모든 왕에게 물었다.
‘모두 어떤 법을 외웁니까?’
이 때 보명왕이 곧 위의 게송을 가지고 왕에게 대답하니, 왕이 이 법을 듣고 공삼매(空三昧)를 얻었고, 999왕도 또한 법을 듣고 나서 모두 3공문정(空門定)을 증득하였다.
이 때 반족왕은 한없이 기뻐하면서 모든 왕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외도의 삿된 스승 때문에 잘못되었소. 그대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대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각각 법사를 청하여 반야바라밀의 이름 있는 구절의 뜻[名味句]을 강설하십시오.’
이 때 반족왕은 나라를 동생에게 맡기고 출가하여 도를 닦아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득하였으니, 『십왕경(十王經)』 가운데서 설한 것과 같다. 또 5천의 국왕이 항상 이 경을 강설하여 현세에 과보가 생겼다.
대왕이여, 열여섯의 큰 나라 왕이 나라를 지키는 법을 닦는 법은 마땅히 이와 같으니라. 그대들은 마땅히 받들어 가질 것이며, 천상의 사람이나 6도의 중생이나 다 마땅히 7불의 명미구(名味句)를 받아 가질 것이요, 미래세에 한량없는 작은 나라 왕도 국토를 지키고자 하면 또한 다시 그렇게 할 것이니, 마땅히 법사를 청하여 반야바라밀을 설할 것이니라.”
그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을 설하실 때 대중 가운데 5백억의 사람이 초지(初地)에 들어갔고, 또 6욕의 모든 하늘의 천자(天子) 80만 명이 성공지(性空地:十解)를 얻었고, 또 열여덟 범천왕이 무생인(無生忍)과 무생법락인(無生法樂忍)10)을 얻었으며, 또 먼저 보살을 배운 이가 있어 1지(地)ㆍ2지ㆍ3지 내지 10지를 증득한 자도 있었고, 또 8부 아수륜왕(阿須輪王)이 있어서 10삼매문(三昧門:十一切)을 얻었으며, 세 가지 삼매문을 얻었고, 귀신의 몸이 바뀌어 천상의 정수(正受)를 얻었으며, 이 모임에 있는 이가 다 자성신(自性信)11) 내지 무량공신(無量空信)12)을 얻었다.
“내가 지금 간략히 하늘 등의 공덕을 설하였으나 다할 수 없느니라.”
 
 
6. 산화품(散華品)

 

그 때 열여섯 큰 나라 왕이 10만억 게송의 반야바라밀을 듣고 한량없이 기뻐하며 곧 백만억 꽃송이를 흩었는데, 허공 중에서 변하여 한 자리가 만들어지니,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께서 같이 이 자리에 앉아 반야바라밀을 설하셨고, 한량없는 대중이 같이 한 자리에 앉았으며, 금라화(金羅華)를 가지고 석가모니불의 위에 흩으니, 만 개의 수레바퀴와 같은 꽃이 이루어져서 대중의 위를 덮었다.
또 8만 4천 반야바라밀 꽃을 허공 중에 흩으니, 변하여 흰 구름의 대[白雲臺]가 이루어졌고, 그 대(臺) 가운데 광명왕불(光明王佛)께서 한량없는 대중들과 함께 반야바라밀을 설하셨고, 대(臺) 가운데의 대중들은 뇌후화(雷吼華)를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과 모든 대중들에게 흩었다.
또 묘각화(妙覺華)를 허공 중에 흩으니, 변하여 금강성(金剛城)이 만들어졌고, 성 가운데는 사자후왕(師子吼王) 부처님께서 시방(十方) 부처님과 큰 보살과 같이 제일의제(第一義諦)를 논하였다.
이 때 성안의 보살이 광명화(光明華)를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 위에 흩으니, 하나의 꽃대[華臺]가 이루어졌고, 대 안의 시방 부처님과 모든 하늘이 하늘 꽃을 석가모니부처님 위에 흩으니 허공 중에서 붉은 구름 일산[紫雲蓋]이 이루어져서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덮었고, 일산 속의 하늘 사람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꽃을 흩으니 구름같이 내렸다.
이 때 모든 나라 왕이 꽃을 흩어 공양하고 나서 과거 부처님과 현재 부처님과 미래부처님께서 항상 반야바라밀을 설하시기를 서원하였고, 일체 받아가지는 자인 비구ㆍ비구니ㆍ청신남[信男]ㆍ청신녀[信女] 들은 구하는 바가 뜻과 같이 항상 반야바라밀 행하기를 서원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다, 이와 같다. 왕이 설함과 같이 반야바라밀을 마땅히 설하고 받아 지닐 것이니라. 이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요 모든 보살의 어머니요 신통이 생기는 곳이니라.”
이 때 부처님께서 왕을 위하여 다섯 가지 불가사의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시니, 한 꽃에 한량없는 꽃이 들어가고 한량없는 꽃에 한 꽃이 들어가며, 한 부처님 국토가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에 들어가고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가 한 부처님 국토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부처님 국토가 한 개의 털구멍의 국토에 들어가고, 한 개의 털구멍의 국토가 한량없는 털구멍의 국토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수미산과 한량없는 큰 바다가 겨자씨 가운데 들어가고, 한 부처님의 몸이 한량없는 중생의 몸에 들어가고, 한량없는 중생의 몸이 한 부처님 몸에 들어가며, 6도(道)의 몸에 들어가며, 지ㆍ수ㆍ화ㆍ풍의 몸에 들어가니, 부처님의 몸은 불가사의하고, 중생의 몸도 불가사의하며, 세계도 불가사의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신족통[神足]을 나타내실 때 시방의 모든 하늘 사람이 불화삼매(佛華三昧)를 얻고었, 10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보살이 현재의 몸으로 성불하였고, 3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8부(王)의 왕이 보살도를 이루었으며, 10천(千)의 여인이 현재의 몸으로 신통삼매를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이 반야바라밀은 3세에 이익이 있나니, 과거에도 이미 설하였고, 현재 지금도 설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마땅히 설하리라.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여 설한 것과 같이 수행할 것이니라.”
 

7. 수지품(受持品)
 
그 때 월광보살이 마음으로 생각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석가모니부처님을 뵈면 한량없는 신통력을 나타내시고, 또 천 개의 꽃 대(臺) 위의 보만불(寶滿佛)을 뵈면 이 일체 부처님의 화신(化身)의 주인[主]이로다.”
그리고 다시 천 개의 꽃잎 세계 위에 부처님께서 계시고, 그 가운데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반야바라밀을 설하시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이와 같이 한량없는 반야바라밀은 말로 다할 수 없고 알 수도 없으며 식(識)으로 알 수도 없는데, 어떻게 모든 선남자가 이 경 가운데서 명료하게 깨달아 알아서 법답게 일체 중생을 위하여 공법의 도[空法道]를 엽니까?”
대성자께서 말씀하셨다.
“13관문(觀門)을 수행하는 선남자가 있으면 대법왕이 될 것이니, 습인(習忍)에서 금강정(金剛頂)에 이르기까지 다 법사에 의지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들 대중은 마땅히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과 같이 공양하고 마땅히 백만억의 하늘 꽃과 하늘 향을 가지고 받들 것이니라.
선남자야, 그 법사란 이 습종성(習種性) 보살이니, 만약 재가(在家)의 우바새ㆍ우바이 혹은 출가한 비구ㆍ비구니가 10선(善)을 수행하여 스스로 자기 몸의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ㆍ식(識)의 부분 부분이 부정함을 관하고 다시 14근(根)을 관할 것이니, 이른바 5정(情)ㆍ5수(受)ㆍ남ㆍ여ㆍ뜻[意]ㆍ생명[命] 등은 한량없는 죄가 있는 까닭에 곧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여 항상 삼계 일체는 생각 생각이 다 부정하다고 닦아야 한다. 그래서 부정인(不淨忍)의 관문(觀門)을 얻어 불가(佛家)에 머물러 있으면서 6화경(和敬)을 닦나니, 이른바 3업(業)과 동계(同戒)와 동견(同見)ㆍ동학(同學)으로 8만 4천 바라밀도를 행하느니라.
선남자여, 습인(習忍) 이전에 10선을 행하는 보살은 물러갈 때도 있고 나아갈 때도 있나니, 비유하면 가벼운 털이 바람 따라 동서로 날아다니듯이 모든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 비록 10천 겁(劫)으로 10정도(正道:十善)를 행하여 3보리심을 발하면 이에 마땅히 습인위(習忍位)에 들어가고, 또한 항상 3복인법(伏忍法)을 배우나 명자(名字)를 붙일 수 없으니, 이는 결정된 사람이 아니니라. 이 결정된 사람이라면 생공(生空)의 자리에 들어가나니, 성인의 성품인 까닭이며, 반드시 오역죄[五逆]ㆍ여섯 가지 중죄[六重]ㆍ스물여덟 가지 가벼운 죄[二十八輕]를 일으키지 않느니라.
불법의 경서(經書)에 반역죄를 짓거나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이런 이치는 없나니, 능히 1아승기겁으로 복도(伏道)의 인행(忍行)을 닦아야 비로소 승가타(僧伽陀:習種性)의 위치에 들어가느니라.
또 성종성(性種性)은 열 가지 혜[十慧]를 관(觀)하여 열 가지 전도된 것[十顚倒]을 멸하고 나와 남, 지견(知見)은 모두 다 거짓이요 다만 이름만 있고 다만 받아들임[受]만 있고 다만 법만 있을 뿐 얻지는 못하며, 정한 모양[定相]이 없고 나와 남의 모양[自他相]도 없는 까닭에 공관(空觀)을 닦아 보호하고 또한 관(觀)하고 또한 백만 바라밀을 관(觀)하여 생각 생각마다 마음에서 버리지 아니하고, 2아승기겁으로 10정도법(正道法:十善)을 행하면 바라타위(波羅陀位)에 머무르느니라.
또 도종성(道種性)은 견인(堅忍:十廻向) 가운데 머물러 일체법이 생김도 없고 머묾도 없고 멸함도 없음을 관(觀)하는 것이니, 이른바 5수(受)ㆍ삼계(三界)ㆍ2제(諦)는 나와 남의 모양이 없으며, 진실과 같은 성품[如實性]을 얻을 수 없는 까닭에 항상 제일의제(第一義諦)에 들어가서 마음과 마음이 적멸하다. 그러나 삼계에 태어나나니, 무슨 까닭인가? 업습(業習)의 과보가 아직 허물어져 없어지지 아니한 까닭으로 도(道)에 순종하여 태어나며 다시 3아승기겁에 8만억 바라밀을 닦아 마땅히 평등한 성인의 경지를 얻기에 아비발치(阿毘跋致)21)의 정위(正位)에 머무르느니라.
또 선각(善覺)의 마하살(摩訶薩)은 평등인(平等忍)에 머물러 4섭법[四攝]을 수행하여 생각 생각을 버리지 아니하고 마음이 모양 없는 버림[無相捨]에 들어가서 삼계(三界)의 탐번뇌(貪煩惱)를 멸한다. 제일의제(第一義諦)는 둘이 아니요, 법성은 무위(無爲)이나 이치를 인연하여 일체의 모양을 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를 인연하여 멸하니, 모양이 없어 무위가 되느니라. 초인(初忍)에 머물 때 미래에 한량없는 생사가 지혜를 반연하지 아니하고 멸하는 까닭에 지혜를 인연하지 아니하고 멸한다고 하며, 모양도 없고 모양 없는 것도 없는 까닭에 무량의 방편이 다 앞에 나타나느니라.
실상(實相)의 방편이란 제일의제에 잠기지도 아니하고 벗어나지도 아니하며 옮기지도 아니하고 뒤집히지도 않으니, 방편을 두루 배우는 것은 증득함도 아니요 증득하지 아니함도 아니다. 그러나 일체를 배우느니라.
방편에 회향한다는 것은 과(果)에 머물지 아니하고 과에 머물지 아니함도 아니다. 그러나 살바야를 향하느니라. 마(魔)의 자재 방편이라는 것은 도가 아니면서 불도를 행하여 4마(魔)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요, 1승(乘) 방편이란 둘이 아닌 모습에서 중생의 일체행을 통달하는 것이다. 변화 방편이란 원력으로 자재로이 모든 청정한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선남자여, 이것은 처음 깨달은 지혜[初覺智]로서 있다 없다는 모습에 대해 둘이 아니며, 이것은 진실한 지혜로써 공용(功用)을 비추려 증득하지도 아니하고 잠기지도 아니하고 벗어나지도 아니하고 전도되지도 아니하니, 이것이 방편관(方便觀)이니라. 비유하면 물과 파도는 한 가지가 아니요 다르지도 않으며, 나아가 일체행의 바라밀ㆍ선정(禪定)ㆍ다라니(陀羅尼)에 이르기까지도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기 때문이며, 하나하나 4아승기겁의 행으로써 행하는 까닭에 이 공덕장문(功德藏門)에 들어가서 삼계의 업습(業習)이 생길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옛것이 다하고 새로운 것을 짓지 아니하며, 원력의 까닭으로 변화하여 일체 정토에 태어나서 항상 버리는 관[捨觀]을 닦아 구마라가위(鳩摩羅伽位)24)에 올라 사대보장(四大寶藏:四攝法)을 가지고 항상 사람들에게 주느니라.
또 덕혜(德慧:離丘地) 보살은 4무량심(無量心)으로 3유(有)의 성냄 등의 번뇌를 멸하고 중인(中忍) 가운데 머물러서 일체 공덕을 행하는 까닭에 5아승기겁에 대자관(大慈觀)을 행하여 마음과 마음이 항상 현재 앞에서 무상사타바라(無相闍陀波羅:無畏地)에 들어가 일체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또 명혜(明慧:發光地) 도인은 항상 무상인(無相忍) 가운데서 3명관(明觀)을 행하여 3세(世)의 법은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머무를 곳도 없음을 알고, 마음과 마음이 적멸하여 삼계의 어리석음의 번뇌를 다하여 3명(明)의 일체 공덕관을 얻는 까닭에 항상 6아승기겁에 한량없는 명(明)바라밀을 모아 가라타위(伽羅陀位)에 들어가서 상이 없는 행[無相行]으로 일체법을 받아 가지느니라.
또 이염성각달(爾焰聖覺達:焰慧地) 보살은 순법인(順法忍)을 수행하여 5견(見)의 흐름을 거슬러 무량공덕을 모아 수다원위(須陀洹位)에 머물러 항상 천안(天眼)ㆍ천이(天耳)ㆍ숙명(宿明)ㆍ타심(他心)ㆍ신족[身通]을 통달하여 생각 생각이 삼계의 일체 견(見)을 멸하고, 또한 7아승기겁에 5신통을 행하여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바라밀에 항상 마음을 여의지 아니하느니라.
또 승달(勝達:難勝地) 보살은 순도인(順道忍)29)에서 4무외(無畏)로써 나유타(那由他) 제(諦)와 내도론(內道論)ㆍ외도론(外道論)ㆍ약방(藥方:의학의 방문)ㆍ공교(工巧)ㆍ주술(呪術)을 관하는 까닭에 나는 곧 일체지인(一切智人)이다. 삼계의 의심 등의 번뇌를 멸한 까닭에 아상(我相)이 이미 다하고, 지지(地地)마다 벗어나는 것이 있음을 아는 까닭에 출도(出道)라고 이름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있는 까닭에 장도(障道)라고 하느니라. 삼계의 의혹을 거슬러 무량공덕을 닦고 익히는 까닭에 곧 사다함위(斯陀含位)에 들어가고, 다시 행을 모아서 8아승기겁 중에 모든 다라니문을 행하는 까닭에 항상 무외관(無畏觀)을 행하여 마음에서 버리지 않느니라.
또 상현진실(常現眞實:現前地) 보살은 순인(順忍) 가운데 머물러서 중도관(中道觀)을 지어서 삼계의 모인 인[集因]과 모인 업[集業]의 일체 번뇌를 다하는 까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같은 모양[一相]과 모양이 없음[無相]을 관하여 둘이 아니기 때문에 아나함위(阿那含位)를 증득하고, 다시 9아승기겁을 지어서 중도(中道)를 밝게 비추어 모은 까닭에 낙력(樂力)으로 일체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느니라.
또 현달(玄達) 보살은 10아승기겁 중에 무생인(無生忍)과 법락인(法樂忍)을 닦는 것을 박인(縛忍)이라 하며, 일체도에 순응하여 태어나고 일심인(一心忍) 가운데 삼계의 습인(習因)과 업과(業果)를 멸하고 후신(後身) 가운데 머물러 한량없는 공덕을 다 성취하고 무생지(無生智)와 진지(盡智)를 다하고 오분법신(五分法身)을 다 만족하며 제10지(地) 아라한(阿羅漢)ㆍ범천(梵天)의 지위에 머물러서 항상 3공문관(空門觀)을 행하여 백천만 삼매를 구족하고 법장(法藏)을 널리 펴느니라.
또 등각(等覺) 보살이란 무생인 가운데 머물러서 마음과 마음이 적멸함을 관하여 상 없는 상[無相相]ㆍ몸 없는 몸[無身身]ㆍ앎이 없는 앎[無知知]으로 마음을 써서 온갖 방편의 방편[群方之方]을 타고[乘] 담박(憺怕)하게 머묾이 없는 머묾[無住之住]에 머물러서 유(有)에 있되, 항상 공을 닦고 공에 처하여 항상 만 가지로 교화하여 한꺼번에 일체법을 비추는 까닭에 시처비시처(是處非是處) 내지 일체지의 10력관(力觀)을 안다. 그러므로 마하라가(摩訶羅伽:大臣)의 위치에 올라 모든 국토의 중생을 교화하며 천(千) 아승기겁에 10력법(力法)을 행하며, 마음과 마음이 상응하여 항상 견불삼매(見佛三昧)에 들어가느니라.
또 혜광(慧光)의 신변(神變)이란 최상[上上]의 무생인에 머물러서 마음과 마음의 모양[心心相]을 멸하고, 법안(法眼)은 일체법을 보고, 청정한 삼안(三眼)은 색(色)과 공(空)을 보며, 큰 원력으로 항상 모든 정토에 태어나며, 1만 아승기겁에 한량없는 불광(佛光)삼매를 모아서 능히 백만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부처님께서 신통력을 나타내어 바가범(婆伽梵)의 위치에 머물며, 또한 항상 불화(佛華)삼매에 들어가느니라.
또 관불(觀佛) 보살은 적멸인(寂滅忍)에 머물며, 처음 발심하면서부터 지금 백만 아승기겁을 지나 백만 아승기겁의 공덕을 닦아 일체법을 해탈하는 지위에 올라 금강대(金剛臺)에 머무느니라.
선남자여, 습인(習忍)에서 정삼매(頂三昧)에 이르기까지 모두 일체 번뇌를 조복한다고 이름하여 무상신(無相信)으로 일체 번뇌를 멸하고 해탈지(解脫智)가 생겨서 제일의제를 비추어도 견(見)이라 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견(見)이란 곧 살바야이다. 이런 까닭에 나는 예로부터 항상 오직 부처님만이 보고 깨닫는다고 설하여 정삼매(頂三昧) 이하 습인(習忍)에 이르기까지는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며, 바로 오직 부처님만이 단번에 아시기에 신(信)이라고 이름하지 않는다. 점점 조복한다는 것은 지혜는 일어나고 멸한다 할지라도 능히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으므로 이 마음이 만약 멸하면 곧 쌓인 것도 멸하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생김도 없고 멸함도 없고 이진금강삼매(理盡金剛三昧)에 들어가서 진제(眞際)와 같고 법성과 같으나 아직 무등등(無等等)과 같지 못하니, 비유하면 어떤 이가 크고 높은 대에 올라 아래로 일체를 보매 알지 못하는 것이 없는 것과 같이 이진삼매에 머무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 항상 일체행을 닦아 공덕장(功德藏)이 가득 차면 바가도(婆伽度)40)의 위치에 들어가며, 또한 다시 항상 불혜(佛慧)삼매에 머무른다.
선남자여, 이와 같이 모든 보살은 다 능히 시방의 모든 여래의 국토 가운데 중생을 교화하여 바로 정의(正義)를 설하며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실상을 통달하여 알면 내가 금일과 같이 다름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후 법이 멸하려 할 때 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가지고 크게 불사를 일으키라. 일체 국토를 편안하게 하고 만백성을 쾌락하게 하는 것은 다 이 반야바라밀 때문이니, 이런 까닭에 모든 국왕에게 부촉하고, 비구ㆍ비구니ㆍ청신남ㆍ청신녀에게는 부촉하지 아니하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왕의 힘이 없는 까닭에 부촉하지 아니하나니, 너희들은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그 뜻과 이치를 알아야 함이 마땅하리라.
대왕이여, 내가 지금 교화하는 것은 백억 수미산과 백억의 해와 달이니, 하나하나의 수미산에 4천하가 있고, 그 남쪽 염부제(閻浮提)에 열여섯의 큰 나라가 있고, 5백의 중간 나라가 있고, 10천(千)의 작은 나라가 있느니라. 그 국토 안에 7재난(災難)이 있어 일체 국왕이 이 재난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강독(講讀)하니, 7난이 곧 없어지고 7복(福)이 곧 생겨서 만백성이 안락하여 제왕이 기뻐하였느니라.
무엇을 난(難)이라 하는가?
해와 달이 법도를 잃으니, 이것은 시절[節]의 반역이라 혹은 붉은 해가 뜨고 혹은 검은 해가 뜨며, 둘ㆍ셋ㆍ넷ㆍ다섯 개의 해가 뜨고, 혹은 일식(日蝕)으로 빛이 없어지며, 혹은 해 무리[日輪]가 한 겹, 두 겹ㆍ세 겹ㆍ네 겹ㆍ다섯 겹으로 나타나는 변괴의 때를 당하면 이 경을 읽고 설할 것이니, 이것이 첫 번째의 난(難)이니라.
28수(宿)가 궤도를 잃나니, 금성(金星)ㆍ혜성(彗星)ㆍ윤성(輪星)ㆍ귀성(鬼星)ㆍ화성(火星)ㆍ수성(水星)ㆍ풍성(風星)ㆍ도성(刀星)ㆍ남두(南斗)ㆍ북두(北斗)ㆍ오진(五鎭)의 큰 별과 일체 나라의 주성(主星)ㆍ삼공성(三公星)ㆍ백관성(百官星) 등이다. 이와 같은 모든 별이 각각 변하여 나타나면 또 이 경을 읽고 설할 것이니, 이것이 두 번째의 난이다.
큰 불이 나라를 태우고 만백성을 다 태우며, 혹은 귀신의 불[鬼火]ㆍ용의 불[龍火]ㆍ하늘의 불[天火]ㆍ산신의 불[山神火]ㆍ사람의 불[人火]ㆍ나무의 불[樹木火]ㆍ도적의 불[賊火] 등 이와 같은 변괴에도 또한 이 경을 읽고 설할 것이니, 이것이 세 번째의 난이다.
큰물에 백성이 빠져 떠내려가면 이것은 시절의 반역이요, 겨울 비ㆍ여름 눈과 겨울의 우레와 번개ㆍ안개ㆍ벼락, 유월에 얼고, 서리와 우박이 내리고, 적수(赤水)ㆍ흑수(黑水)ㆍ청수(靑水)가 내리고, 흙산[土山]ㆍ돌산[石山]이 내리고, 모래자갈이 내리고 강물이 역류하며 산이 뜨고 돌이 흘러내려가는 이와 같은 변괴 시에도 또한 이 경을 읽고 설할 것이니, 이것이 네 번째의 난이다.
큰 바람이 불어 만백성을 죽이고, 국토의 산과 물, 나무가 일시에 죽어 없어지며, 때 아닌 큰 바람ㆍ검은 바람ㆍ붉은 바람ㆍ푸른 바람ㆍ하늘 바람ㆍ땅의 바람ㆍ불의 바람 등 이와 같은 변괴 시에도 또한 이 경을 읽을 것이니, 이것이 다섯 번째의 난이다.
하늘ㆍ땅ㆍ국토가 지극히 이글거리는 불로 온갖 풀을 다 태우고, 극심한 가뭄으로 오곡이 익지 못하고, 토지가 타는 것 같고 만백성이 다 없어지면, 이와 같은 변괴 시에 또한 이 경을 읽을 것이니, 이것이 여섯 번째의 난이다.
사방에 적이 와서 나라에 침입하여 안과 밖의 적이 일어나니, 불의 도적ㆍ물의 도적ㆍ바람의 도적ㆍ귀신의 도적으로 백성이 황란(荒亂)하고 도병겁(刀兵劫)41)이 일어나면, 이와 같은 변괴 시에도 또한 이 경을 읽을 것이니, 이것이 일곱 번째의 난이다.
대왕이여, 이 반야바라밀은 이 모든 부처님과 보살과 일체 중생의 마음과 식(識)의 신본(神本)이며, 일체 국왕의 부모이니, 또한 신부(神符)라 이름하고, 또한 귀신을 물리치는 구슬[僻鬼珠]라 이름하며, 또한 여의주라 이름하며, 또한 나라를 보호하는 구슬[護國珠]라 이름하며, 또한 천지의 거울[天地鏡]이라 이름하며, 또한 용보신왕(龍寶神王)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아홉 색깔의 번기[幡]를 길이가 아홉 길[丈]이 되게 하고, 아홉 색깔의 꽃의 높이가 두 길, 천 개의 가지에 매단 등의 높이가 다섯 길이 되게 하되, 아홉 가지 옥으로 만든 상자와 아홉 가지 옥으로 만든 건(巾)을 만들 것이며, 또한 7보의 책상을 만들어서 경(經)을 그 위에 두라.
만약 왕이 행차할 때 항상 넉넉히 1백 보 앞에 있으면 이 경이 항상 천 개의 광명을 놓아 천 리(里) 안에는 7난이 일어나지 아니하고 죄가 생기지 아니하리라.
만약 왕이 머무를 때에는 7보의 장막을 만들어 그 가운데 7보의 높은 자리 위에 경을 놓고 나날이 공양하며, 꽃을 흩고 향을 태우며 부모같이 섬기고, 제석(帝釋)같이 받들 것이다. 대왕이여, 내가 지금 5안(眼)으로 밝게 3세(世)를 보니, 일체 국왕은 다 과거에 5백 부처님을 모심으로 말미암아 제왕(帝王)의 주인이 되었나니, 이런 까닭에 일체 성인 나한은 그 나라에 와서 태어나 큰 이익을 지으리라. 만약 왕이 복이 다할 때 일체 성인이 다 버리고 가리라. 만약 일체 성인이 떠날 때는 7난이 반드시 일어나리라.
대왕이여, 만약 미래세에 모든 국왕이 있어서 3보(寶)를 보호하여 지키는 자가 있다면 내가 다섯의 대력(大力) 보살을 시켜서 그 나라를 보호하리니, 첫째는 금강후(金剛吼)보살로서 손에 천 개의 보상륜(寶相輪)을 가지고 그 나라에 가서 보호할 것이요, 둘째는 용왕후(龍王吼)보살로서 손에 금강등(金剛燈)을 가지고 그 나라에 가서 보호할 것이요, 셋째는 무외십구후(無畏十九吼)보살로서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가지고 가서 그 나라를 보호할 것이며, 넷째는 뇌전후(雷電吼)보살로서 손에 천보라망(千寶羅網)을 가지고 가서 그 나라를 보호할 것이며, 다섯째는 무량력후(無量力吼)보살로서 손에 오천검륜(五千劍輪)을 가지고 그 나라에 가서 보호하리라.
5대사(大士)는 5천 대신(大神)의 왕으로서 그대 나라에서 큰 이익을 지으리니, 마땅히 형상을 세워서 공양할지어다.
대왕이여, 내가 지금 3보를 그대들 일체 모든 왕들에게 부촉하노니, 교살라국(憍薩羅國)ㆍ사위국(舍衛國)ㆍ마갈제국(摩竭提國)ㆍ바라내국(波羅㮏國)ㆍ가이라위국(迦夷羅衛國)ㆍ구시나국(鳩尸那國)ㆍ구섬미국(鳩睒彌國)ㆍ구류국(鳩留國)ㆍ계빈국(罽賓國)ㆍ미제국(彌提國)ㆍ가라건국(伽羅乾國)ㆍ건타위국(乾陁衛國)ㆍ사타국(沙陁國)ㆍ승가타국(僧伽陁國)ㆍ건나굴사국(健挐掘闍國)ㆍ바제국(波提國) 등 이와 같은 모든 국왕들이 다 마땅히 반야바라밀을 받아 가질 것이니라.”
이 때 모든 대중들과 아수륜(阿須輪) 왕이 부처님께서 미래세 일곱 가지 두려움을 설하심을 듣고 몸의 털이 곤두서서 소리쳐 크게 부르짖으며 말하였다.
“그 나라에 태어나지 않기를 원하옵니다.”
그 때 열여섯의 큰 나라 왕이 곧 나라 일을 아우에게 맡기고 출가하여 도를 닦아 4대(大) 4색(色)의 빼어난 모양[勝出相], 4대 4색의 불용식공입행상(不用識空入行相)ㆍ30인(忍)ㆍ초지상(初地相)ㆍ제일의제(第一義諦)ㆍ구지상(九地相)을 관하였느니라.
이런 까닭에 대왕은 범부의 몸을 버리고 6주신(住身)에 들어가고, 7보신(報身)을 버리고 8법신(法身)에 들어가서 일체의 행반야바라밀을 증득하였으며, 열여덟 범천과 아수륜 왕은 3승(乘)의 관(觀)을 얻어 무생의 경계[無生境]와 같았으며, 다시 공화(空華)ㆍ법성화(法性華)ㆍ성인화(聖人華)ㆍ순화(順華)ㆍ무생화(無生華)ㆍ법락화(法樂華)ㆍ금강화(金剛華)ㆍ연관중도화(緣觀中道華)ㆍ삼십칠품화(三十七品華)의 꽃을 공양하여 부처님 위와 9백억 대보살 대중에게 흩으니, 그 나머지 일체 대중은 도적의 과[道迹果]를 깨달았고, 심공화(心空華)ㆍ심수화(心樹華)ㆍ육바라밀화ㆍ묘각화(妙覺華)를 부처님과 일체 대중에게 흩으니, 10천(千) 보살은 오는 세상 중생을 생각하여 곧 묘각삼매(妙覺三昧:理盡三昧)ㆍ원명(圓明)삼매ㆍ금강(金剛)삼매ㆍ세제(世諦)삼매ㆍ진제(眞諦)삼매ㆍ제일의제(第一義諦)삼매를 증득하였으며, 삼제(三諦)삼매는 이 일체 삼매의 왕(王)삼매가 되었다.
또한 무량삼매를 얻었으니, 7재(財)삼매ㆍ25유(有)삼매ㆍ일체행(一切行)삼매다. 다시 10억 보살이 금강정(金剛頂)49)에 올라 현생의 몸으로 정각을 이루었다.
 

8. 촉루품(囑累品)

 

부처님께서 바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대들에게 경계하여 타이르노니, 내가 멸도한 후에 80년, 8백 년, 8천 년 중에 부처님도 없고 법도 없고 승려도 없고 믿는 남자[信男]도 없고 믿는 여자[信女]도 없을 때가 있으리라. 이 경과 3보(寶)를 모든 국왕과 4부(部) 제자에게 부촉하노니,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고 뜻을 해설하여 삼계의 중생을 위하여 공혜의 도[空慧道]를 열어 7현행(賢行)ㆍ10선행(善行)을 닦고 일체 중생을 교화하라. 뒤의 오탁악세[五濁世]에 비구ㆍ비구니ㆍ4부 제자와 천룡팔부(天龍八部)와 일체 신왕(神王)ㆍ국왕(國王)ㆍ대신(大臣)ㆍ태자(太子)ㆍ왕자(王子)는 스스로 고귀함을 믿고 나의 법을 깨뜨려 멸하고 밝게 금하는 법을 만들어 나의 제자 비구와 비구니를 제지하며 출가의 도를 행함을 듣지 아니하고, 또한 다시 부처님의 형상과 부처님 탑의 형상을 만드는 것을 들어주지 아니하고, 통제하는 관리를 세워 대중을 제지하고 명부를 두어[安籍] 승려를 기록하며, 비구는 땅에 서 있게 하고, 속인은 높은 자리에 세우며, 비구를 병사와 노예로 만들고, 악한 비구는 별청의 법[別請法]51)을 받으며, 아는 비구는 함께 한마음이 되어서 친한 비구끼리 재회(齋會)를 열어 복을 구함이 외도의 법과 같으면 모두 나의 법이 아니니, 마땅히 알라. 그 때에 정법(正法)이 장차 멸함이 오래지 않느니라.
대왕이여, 나의 도를 괴란(壞亂)함을 그대들이 할 것이니라. 스스로 위신의 힘을 믿고 나의 4부 제자를 제지하면 백성들이 병이 들며 고난이 없지 아니할 것이니, 이것은 나라를 파멸하는 인연이라, 오탁죄를 설하는 것은 겁이 다하여도 끝낼 수 없느니라.
대왕이여, 법이 말세가 될 때는 모든 비구나 4부 제자에게 국왕과 대신이 잘못된 법을 많이 만들어 행하고, 마음대로 불법과 중승(衆僧)에게 아주 그릇된 법을 만들어 모든 죄를 만들고, 잘못된 법과 잘못된 율(律)로 비구를 얽어매어 죄수의 법과 같이 하면 그것은 법이 멸할 때가 오래지 않은 것이니라.
대왕이여, 내가 멸도한 후에 미래 세상에 4부 제자와 모든 작은 나라 국왕과 태자와 왕자가 이에 머물러[住持] 있으면서 3보를 보호하는 자가 점점 다시 3보를 파멸할 것이니, 마치 사자의 몸속의 벌레가 스스로 사자를 잡아먹는 것과 같으리라. 외도가 파멸하는 것이 아니니라. 나의 불법(佛法)을 많이 허물면 큰 죄를 얻으리라. 바른 가르침이 쇠약하여 백성이 바른 행이 없고 점점 악해지며 그 수명이 날로 감소하여 백 세가 되면 사람이 불교를 허물며, 효자가 없고 육친이 불화하며, 천신(天神)이 돕지 아니하며 질병과 악귀가 나날이 침해하고, 괴이한 재앙이 꼬리를 물고 재앙이 여기저기서 이어지느니라. 죽어서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들어가며, 만약 어쩌다 사람이 되더라도 병사와 노예[兵奴]가 되리니, 과보가 소리를 따르는 메아리 같으며, 사람이 밤에 글을 쓰는데 불이 꺼져도 글자는 남아 있는 것과 같으니라. 삼계의 과보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대왕이여, 미래세에는 일체 국왕과 태자와 왕자와 4부 제자가 마음대로 부처님 제자에게 제지하는 계[制戒]를 문서로 만들어서[書記] 속인의 법과 같이 하며 병사와 노예의 법과 같이 하리니, 만약 나의 제자와 비구ㆍ비구니를 호적을 만들어서 관리가 부리게 하면 모두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이 병노법(兵奴法)으로 통제하는 관리를 세워서 승려의 법을 통섭[攝]하고, 승적(僧籍)을 주장하며, 크고 작은 승통(僧統)을 같이 서로 끼고 얽어매어 옥의 죄수의 법과 병로(病老)의 법과 같이할 것이니, 이 때를 당하면 불법이 오래지 않으리라.
대왕이여, 미래세에 모든 작은 나라 왕과 4부 제자가 스스로 이 죄를 지으면 나라를 파멸하는 인연이라 몸이 스스로 그것을 받을 것이니, 불ㆍ법ㆍ승이 아니니라.
대왕이여, 미래세 중에 이 경을 유통하고 7불의 법 그릇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항상 도를 행하실 것이나, 모든 악한 비구가 명리(名利)를 많이 구하여 국왕ㆍ태자ㆍ왕자 앞에서 스스로 불법을 깨뜨릴 인연과 나라를 깨뜨릴 인연을 말하면 그 왕은 구별하지 아니하고 이 말을 듣고 믿어서 마음대로 제지하는 법을 만든다. 부처님의 계(戒)에 의지하지 아니하면 이것이 부처님을 파괴하고 나라를 파멸하는 인연이 되니, 마땅히 그 때가 되면 정법이 오래지 아니하리라.”
그 때 열여섯의 큰 나라 왕이 부처님의 일곱 가지 경계로써 미래의 세상 일을 말씀하심을 듣고 눈물 흘리며 슬피 우니 소리가 삼천세계를 진동하였고, 해와 달, 5성(星)과 28수(宿)가 빛을 잃고 나타나지 못하였다.
그 때 모든 왕 등은 각각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말씀을 받아 가지고 4부 제자가 출가하여 도를 행함을 제지하지 않고, 마치 부처님의 가르침과 같이 하였다.
그 때 대중 가운데의 열여덟 범천왕과 6욕의 모든 천자(天子)들이 탄식하여 말하였다.
“그 때를 당하면 세간은 공허하니, 이는 부처님이 없는 세상이리라.”
그 때 한량없는 대중 가운데 백억 보살과 미륵(彌勒)ㆍ사자월(師子月) 등과 백억 사리불(舍利弗)ㆍ수보리(須菩提) 등과 5백억의 열여덟 범왕(梵王)과 6욕의 모든 하늘과 삼계 6도(道)와 아수륜(阿須輪) 왕 등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불과(佛果)를 보호하는 인연과 국토를 보호하는 인연을 듣고 한없이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었다.

 

 

 


경전 읽는 하루

매일 20분, 부처님 말씀으로 감로수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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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래빠 십만송 [3부] 00. 전해지는 이야기들 536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4 . 회의주의자의 귀의 file 616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3 . 뙨곰래빠에게 들려주는 행복의 노래 659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2 . 논리학자 로뙨 이야기 file 649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1 . 법의 상속자 감뽀빠 이야기 1237
밀라래빠 십만송 [2부] 40 . 괴로움을 떠나 즐거움을 얻는 노래 file 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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